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운동화

창문 조회수 : 385
작성일 : 2007-09-22 11:03:59
운동화

날씨가 화창한 봄날 아침, 소년은 일찍 눈을 떴지만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소년이 새침해진 건 운동화 때문이었다. 일주일 전 체육시간에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다 그만 운동화가 찢어져 버렸다. 운동화는 너무나 낡았기 때문에 수선할 수도 없었다.
그 날 저녁 일터에서 돌아온 아버지에게 소년은 운동화 이야기를 꺼냈지만, 아버지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 주가 지나고 체육시간이 낀 날이 돌아온 것이다. 소년은 찢어진 운동화를 신고 갈 수 없었다. 아이들에게 또 놀림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절룩거리며 급히 집을 나서던 아버지는 아들에게 당부했다.
“학교 갈 때 꼭 아침 먹고 도시락 챙겨 가거라.”
소년은 서글펐다.
‘엄마가 살아계셨더라면 틀림없이 새 운동화를 사주셨을 텐데.’
소년의 어머니는 오랫동안 병치레를 하다가 작년 이맘때쯤 세상을 뜨고 말았다. 소년이 아버지에게 떼를 쓰지 못한 것도 장애인인 아버지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은 울음을 삼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아버지가 차려준 밥상과 도시락은 외면했다.
그런데 소년이 학교에 가기 위해 가방을 메고 찢어진 신발을 찾으러 문턱에 앉았다가 소년은 깜짝 놀랐다.
신발장 위에 하얀 바탕에 그림까지 그려져 있는 운동화가 놓여 있었던 것이다. 새것은 아니었지만 새것보다도 멋진 신발이었다.
‘몸도 불편한 아빠는 저 신발을 닦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하얀 운동화를 집어드는 소년의 눈에 조그만 쪽지가 보였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신발을 신을 수는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발걸음으로 살거라.’
그 날 학교를 향하는 소년의 손엔 따스한 도시락이 들려 있었다.

* 가난은 우리를 구차하게 만들곤 한다. 아마도 가난한 생활을 영위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질적인 가난은 노력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적인 가난은 그 수십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신이 가난한 자는 빈곤을 소유하고 있는 게 아니라 속박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먼저 헐벗은 자신을 희망의 세계로 해방시켜야 한다.
IP : 58.78.xxx.22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햇살
    '07.9.22 11:23 AM (75.19.xxx.34)

    항상 좋은글!! 감사드리며 읽고 있읍니다.

  • 2. 감동
    '07.9.22 1:59 PM (125.132.xxx.34)

    적인 글이네요....
    요즘은 ,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많이 잊어버리고 사는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4992 밥솥에서 누룽지 어떻게 띠어내요?? 3 누룽지 2007/09/22 445
144991 빈병처럼 패트병 팔수 있는곳이 없나해서요~~~ 1 해해~~ 2007/09/22 557
144990 자리양보 2 나이 2007/09/22 412
144989 명절때 젤 얄미운 사람이 누구일까요?(갑자기 궁금해서요) 24 그냥 재미로.. 2007/09/22 1,875
144988 아기낳은 동서. 언제쯤 보러 가면 좋을까요? 8 윗동서 2007/09/22 721
144987 남대문 시장 오늘 할까요? 1 초코케.. 2007/09/22 355
144986 능이버섯 아세요? 14 능이 2007/09/22 803
144985 씽크대 새로 하면서 써비스로 뭘 받을까요? 씽크대 2007/09/22 221
144984 영어 해석 질문이요 ㅠㅠㅠ 4 영어 2007/09/22 272
144983 퍼온글)딸의 치료비 잃어버린 돈 찾아준 미담^^ 미담 2007/09/22 363
144982 초대 하까 마까... 12 밥통 2007/09/22 1,526
144981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배려...를 읽고 10 유모차 미는.. 2007/09/22 1,535
144980 영문 해석 좀 부탁드립니다. 컴텨앞에 있음. 5 급해요 2007/09/22 267
144979 양재동 전세요 1 전세살이 2007/09/22 548
144978 송파장지동에서 양재로버스 3 이사고민 2007/09/22 222
144977 [임신준비] 숙제 후 어찌하는게... 11 참 섭섭해요.. 2007/09/22 1,630
144976 이럴경우.. 저도 연락하지 말아야하나요?? 14 쓰린마음.... 2007/09/22 16,074
144975 메뉴 8 식당 2007/09/22 453
144974 4살어린이 돌보기가 가장 어렵나요?? 5 4tk 2007/09/22 699
144973 종로 탑클라우드 어떤가요? 4 횡설 2007/09/22 488
144972 무릎이 아파요~ 3 약골 2007/09/22 386
144971 홍삼을 약탕기나 슬로우쿠커에 다려보신분 계세요? 5 홍삼 2007/09/22 733
144970 나를 진심으로 아끼고 인정해준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으세요? 16 지쳐가네요... 2007/09/22 2,024
144969 상담원일 홈쇼핑 은행 증권회사 통신사. 2 asdf 2007/09/22 471
144968 이혼하기로 했습니다...원글이입니다. 11 희망.. 2007/09/22 4,064
144967 아기 분유먹이니 뱉어내요.... 1 걱정이 2007/09/22 345
144966 양평점 코스트코에 크리스마스 용품 들어왔나요? 3 코스트코에 2007/09/22 481
144965 배를 상온보관하면 며칠이나 괜찮을까요? 3 ㅡ.ㅡ 2007/09/22 2,726
144964 육아휴직 2년 주는 곳 8 .. 2007/09/22 894
144963 식당 된장국에는 프림이.... 9 2007/09/22 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