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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효도하는 개

창문 조회수 : 224
작성일 : 2007-09-18 23:26:41
효도하는 개

남도의 어느 마을에 노인 부부가 쓸쓸하게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백내장으로 눈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날품팔이를 하면서 간신히 연명하고 있었다.
그들에게는 누렁이가 한 마리 있었다. 3년 동안 동거동락했기 때문에 노부부에게는 자식이나 다름없었다.
그 해 여름 할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집에는 할머니와 누렁이만 남았다. 장례도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치렀다.
그런데 장례를 치른 다음날부터 마을에는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누렁이가 밥그릇을 물고 마을의 이집 저집을 돌아다니며 밥을 구걸하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밥 챙겨줄 사람이 없어서 저러는구나 하며 불쌍한 개에게 아낌없이 밥을 주었다. 누렁이는 이상하게 밥을 먹지 않고 밥그릇을 통째로 물고 돌아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낙이 장에 갔다 오는 길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맹인 할머니집 돌담을 넘겨다보았다. 그 아낙은 그만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누렁이가 마루에 걸터앉아 있는 할머니의 소맷자락을 물고 둥근 용기 쪽으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아침에 아낙이 직접 누렁이에게 준 밥그릇이었다. 누렁이는 앞이 보이지 않는 할머니에게 밥을 먹으라는 시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누렁이의 뜻을 알아차린 할머니가 그 밥의 절반을 먹고서 남은 밥을 미뤄줬을 때서야 누렁이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이 소문은 마을을 넘어 세상 멀리 퍼져나갔다.
다음날도 누렁이는 밥을 얻으러 다녔고, 마을 사람들은 변함 없이 새 그릇에 밥과 반찬을 가득 담아 누렁이에게 전해 주었다.

* 타인에게 베푼 자비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 동식물도 마찬가지다. 주인의 보살핌에 따라 주인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짐승들은 사람과 언어소통은 자유롭게 할 수 없지만 때론 주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는 누렁이보다 못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 자신에게도 꼭 한 번은 누군가의 손에 의지할 때가 온다.
IP : 58.78.xxx.22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햇살
    '07.9.19 2:36 AM (75.19.xxx.34)

    아침에 올려주신 글을 읽는데 눈물이...
    요즈음 우리는 많은 것을 찾으러 다니다 진짜 소중한 것을 잊고 있지나 않은지...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 2. 창문
    '07.9.22 11:33 AM (58.78.xxx.226)

    맞아요. 우리 둘레에는 감사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우리는 늘 불평만 하고 살지요. 저도 이 내용을 읽고 마음이 뭉클했답니다. 그래서 조금 다듬어서 올린 거랍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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