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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명절땐 고민만 하다가~

.... 조회수 : 1,308
작성일 : 2007-09-18 12:23:05
전 홀시어머니 외아들과 결혼한 외며느리에요.

결혼과 동시에 멋모르고 들어가 살다가 집안 한번 들썩이며 분가를 했죠. 지금 5년째인데 잘 살고있습니다...

그 일로 시어머님 가슴 멍들게 하고 분란 일으킨것은 두고두고 죄송하게 생각하면서요.

제가 명절때마다 고민만 하는것은 다름이 아니라, <아침에 차례지낸후 친정에 갈것인가? 말것인가? >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주부님들 '당연 가야지~' 하시겠지만 제 상황을 한번 들어보세요...

일단 시어머님은 인생의 화두가 '명절' '제사' 인 분입니다.  음식 장만할때부터 사람이 달라지십니다.

제사는 무조건 정성이라며 좀 웃기게 표현해서 제사음식 대하기를 대통령 대하듯(?) 하십니다.

전에 생선 쪄놓고 식도록 보관하시는데 그 위로 팔을 뻗었다고 하루종일 욕먹은적 있습니다...

그리고 명절에 식구들(시누 셋) 다 모여서 보내는 것이 인생의 최종 낙이십니다. ( 워낙 홀로되신지 30년 오래되어  자식들 모이고 놀러가고 하시는것밖에 바라는 것이 없으세요... 우리도 매 주말 꼬박 갑니다)

거기다가 우리가 친정과 같은 동네입니다. 평소에 자주 그러세요. '나같은 시에미가 어디있냐' '니처럼 친정 자주가는 며느리가 어디있냐' '그런거 봐주고 놔두는 시에미가 잘 있는줄 아냐' '니는 진짜 복받은거다'

저런말씀 들을때면 속도 좀 상합니다. 홀로 자식들 키워내셔서 결혼때 아무것도 못해주는거 당연하다 하셨어요.

전 예단비만 드리고 시어머님께는 정말 실반지도 하나 못받았습니다. 살림은 제가 해갔구요...

친정 가까이 살면서 (처음 집얻을때부터 돈도 친정에서 주시고) 도움 많이 받았지, 제가 친정에만 가서 퍼질러 있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거든요. 항상 시어머님은 그렇게 친정 다니는거 봐준다고 엄청 생색내시고...

암튼 그래서 명절때마다 차례지내면 '너네도 가거라' 하시면서 인상 팍 쓰시고 찌푸리시고 물건 탕탕 놓으시고

그러니 제가 어찌 가겠습니까?

시누 셋 가족 오면 며느리가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고 신랑한테는 '누나들 자형들 일년에 몇번본다고

하룻밤 지내면서 술도 한잔 안할거냐' 하시면 전 죄인의 몸(?)인지라 주저앉고 맙니다...

저는 남동생 하나있는데, 멀리서 직장생활해서 명절때 얼굴만 비추는 정도이구요, 친정엄마 돌아가셨습니다.

아빠는 별로 명절이나 제사에 유교적 관념을 안갖고 계셔서 별달리 외롭거나 서운하게는 생각안하세요.

하지만 할아버지들이 그렇듯 손수 뭘 해드시는 일이 잘 없으신지라 늘상 친구분들과 외식하시는데, 명절기간은

외로이 집에서 어설프게 밥이랑 김, 달걀 정도로만 드시거나 라면 드시고 있는거 보면...ㅠㅜ

제 시어머님이 그닥 독하거나 심술궂으신 분은 아니세요. 명절 다음날 친정갈땐 아버지 드리라고 차례음식도 싸

주시곤 합니다... 그렇지만 제 맘이 너무 아픈건 어쩔수가 없어요. 명절당일 저녁에 왁자지껄한 시댁에서 정신없

이 설겆이니 뒤치닥거리 하다가 아빠께 전화한통 하면 '괜찮다, 시누들한테 잘해라' 하시고 그 적막...

시누들도 몇번은 '올케도 친정가야지?' 하더니 몇년 반복되니 이제 말을 안해주네요...항상 있는 사람인냥.
남동생 결혼도 안하고 친정갈 명분도 없으니 그냥 저는 며느리 도리나 하게 주저앉고...

남편도 평소에 굉장히 제 생각 많이해주는데, 시어머님의 명절과 제사집착을 아는지라  '그날만 포기하자, 다른

날은 매일 장인어른한테 가라'...그럽니다.

친정 먼 분들 제 얘기 다 읽으시면 짜증나실 수도 있겠지요? 평일날 얼마든지 볼수 있으면서 명절 하루갖고~

하지만 시어머님이 홀로 30년 자식들 키운만큼 울 아빠도 20년 혼자 우리 키우셨거든요...

명절당일날 저녁되면 꼭 홀로계신 모습이 떠올라서 눈물이 맺히고 마네요.

제 욕심이 너무 과한거겠죠?

IP : 123.248.xxx.132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9.18 12:34 PM (124.50.xxx.185)

    욕심이 과하시긴요. 너무 착하신 분 같아요.
    심정적으로 이해가 갑니다. 평일에 자주 간다고 해도 명절에 쓸쓸해 하실걸
    생각하면 정말 맘아프시겠어요.
    그래서 홀시어머니에 외아들은 어려운 자리라는 건가 봐요.

    시어머니가 뭐라 싫은 내색하셔도 아버지 뵈러 명절에 가셔요.
    얼마나 쓸쓸하실까요? 어머니도 안계신데...
    힘내세요.

  • 2. 망고
    '07.9.18 12:45 PM (59.10.xxx.36)

    처음 한번하기가 힘들어요, 당당히 말 하세요..
    엄마도 안계신데 가봐야겟다고,,
    무슨 죄 졋나요?? 말 안하고 결혼생활 17 년 해봤는데요,, 후회막심!!!
    왜 말못하고 전전긍긍하세요.. 시어머니도 본인이 욕심과하다는걸 알게해야죠.
    속엣말 다~아 하고 사세요.. 현실을 알려드려야죠..안그럼 아들이 힘들다는 것도...

  • 3. 마리나
    '07.9.18 12:45 PM (210.91.xxx.151)

    보통날하고 명절날 가는거 하고는 차원이 틀리죠....
    남들집은 시끌벅적한데 본인집만 적막하다 해보세요... 저 같음 서럽겠네요...
    시누가 세명이나 온다는데 같은동네이니 잠은 다시 시댁에 와서 자더라도 ... 점심과 저녁까지는 친정아버지와 시간을 보내드리는게 맞다 봅니다...

  • 4. .
    '07.9.18 12:54 PM (222.111.xxx.76)

    뭐든 처음 하는게 조금 어려워서 그렇지..
    아침 드시고 친정가시는거 한번 해보면 앞으로도 그렇게 하는걸로 시댁서도 차츰 인정하시게 될거에요
    시어머니.. 원글님 간다고 하면 탁탁 내치고 그러셔도,, 눈 질끈 감고 가세요..
    신랑분 자형들 오랜만에 뵌다고 있어야 할 자리라고 하면..
    친정 아버지 김밥에 라면 드실지도 모른다고 가서 점심 같이 해야 한다고 혼자서라도 갔다 오겠다고 해보세요..
    신랑분 자형이 더 중요한지.. 친정 아버지가 더 중요한지.. 생각해보라구 하세요..

  • 5. 저녁만이라도
    '07.9.18 1:13 PM (124.111.xxx.73)

    아버지와 함께드시고 늦게 시댁으로 가셔서 하룻밤지내면서 자형들과 회포풀라하세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드시고 다시 친정으로 가시면 아쉬운대로 무리없지 않을까요?

  • 6. ........
    '07.9.18 1:16 PM (220.90.xxx.188)

    정말 제가 다 속상하네요....
    시누이들은 명절 당일날 친정에 오면서....
    왜 며느리는 다른집 딸인걸 자꾸 까먹는지...
    친정가세요...

  • 7. 저도 점하나님 처럼
    '07.9.18 1:16 PM (147.46.xxx.211)

    혼자 가는 방안을 남편과 논의해볼 것 같습니다.
    혼자 먼저 친정으로 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겠지만, 지금 님의 상황이라면 그것이 윈윈 전략일 듯 해요.
    연휴 아침엔 문여는 식당도 없는걸요.
    제사땐 충성을 다 하시고 명절 땐 조금 여유를 부리시는 것이 어떨런지요.
    에궁.. 진짜 답답하시겠어요.

  • 8. ..
    '07.9.18 1:22 PM (61.33.xxx.130)

    너무 속상하시겠어요.
    저도 시댁의 큰댁, 외갓집까지 데리고 다니시면서
    친정가는 거에 대해 아무 얘기 안하시는 시부모님이 원망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저도 윗분들처럼 제사 모시고 친정 다녀오시는 쪽으로 조정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분가하셨을 때 처럼 마음 단단히 하시고 시도해보세요.
    처음이 어렵지 한두번 하다 보면 다들 그게 맞는거라고 생각하실거구요. 힘내세요.

  • 9. 친정에
    '07.9.18 1:29 PM (222.111.xxx.10)

    친정에 꼭 가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첫 테이프를 잘 끊어야 하는거 같더라구요..
    첨부터 못가면 당연히 안가는걸루 생각하나봐요..
    친정 어머니 안계시니.. 더더욱 가보셔야 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 10. 시누들이랑은
    '07.9.18 1:30 PM (211.207.xxx.159)

    말이 좀 통하시나요?
    차라리 말 통하는 시누한테 솔직하게 얘기하고 협조를 구하는 건 어떨까요?
    시누도 딸인데, 게다가 혼자 되신 부모에 대한 느낌이 같을 수 있지 않겠어요?

  • 11. .
    '07.9.18 1:38 PM (211.190.xxx.100)

    저두 멋모르고 들어가서 2 년간 시댁에서 살다가, 홀어머니와 함께요,
    지금 저두 분가서 산지 1년가까이 되었어요,
    근데, 정말 시누들오면, 세상에, 그 뒷치닥거리며, 다 하시나요?
    글구 말두 잘 ,,, 안통하구
    우리시어머니는 친정 가라고 말씀하세요

    정말 스트레스 받지마시고, 친정도 다녀오시면 좋겠네요 ,
    전 뭐 몇일전부터 시댁 가있지만, 명절 스트레스는 없는거 같아요,
    또 빨리 가보고 싶기두 하구요,

    저두 님처럼 명절당일날까지 있어야 한다란 생각한다면, 정말 스트레스 만땅일거 같아요 ㅠ

  • 12. 아뇨...
    '07.9.18 1:55 PM (222.236.xxx.98)

    전혀 욕심이 과하지 않으세요...
    친정어머니도 안계신데.. 너무 속상하시겠어요...
    아무리 시어머니가 눈앞에서 쾅쾅해도
    큰맘먹고 꼭 친정가세요..

  • 13. 꼭친정가세요
    '07.9.18 2:15 PM (211.110.xxx.141)

    글읽다보니 맘이 아프네요. 저도 점하나님 의견에 동감입니다.시누들도 사정다 알건데 너무들하네요. 혼자라도 꼬~옥 가세요
    원글님 친정아버님 천년만년 사시는거 아닙니다.

  • 14. 꼭 가세요 2
    '07.9.18 3:34 PM (220.75.xxx.138)

    시어머니는 명절때 달려오는 시누이들이 있잖아요.
    남동생이 장가가서 아버지께 며느리가 있다면야 얘기가 다르지만 홀로 명절을 보내신다니 안타깝네요.
    매일 옆에서 본다해도 명절은 또 다르잖아요.
    윗분들 말대로 명절 저녁때 원글님이라도 혼자 다녀오세요.
    시누들 많으면 일할사람도 많은데 굳이 뒷치닥거리하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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