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과 거울
가난한 남자가 오랜만에 스승을 찾아갔다.
“스승님, 부탁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스승님의 지혜와 덕으로 제 어려움을 해결해 주십시오. 제게는 오랫동안 사귀어 온 절친한 친구가 한 사람 있습니다. 같은 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함께 먹고, 함께 산도 오르며 무엇이든 함께 동고동락했습니다. 그런데 장사로 돈을 번 뒤 그 친구는 어느 날 변해 버렸습니다. 이제는 길에서 서로 만나도 아는 척도 하지 않습니다. 아니 인사는커녕 저를 전혀 모른다는 듯 그냥 지나쳐 버린답니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스승은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있더니 나즈막하게 말을 꺼냈다.
“이쪽으로 와서 창을 내다보게나, 무엇이 보이는가?”
“산이 보입니다. 집들도 보이구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가난한 남자가 대답했다.
“그런가, 그럼 이번에는 이리로 와서 거울을 보게나, 무엇이 보이는가?”
“저밖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대답이 끝나자 스승은 웃으며 말했다.
“그런 걸세. 인간은 돈을 갖고 있지 않을 때에는 자네가 창문에서 본 것처럼 무엇이든 볼 수 있지. 그러나 재물이 조금 생기면 유리 뒤에 종이를 발라 놓은 것처럼 자기 자신밖에는 아무 것도 보지 못하게 되고 만다네.”
거울은 잘 닦으면 자신을 꿰뚫어보는 훌륭한 창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의 창을 닫아버리면 언제나 자신만의 세계를 바라보며 살게 된다.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인생에서 최고의 즐거움은 사람을 알아가는 데 있는 것인데 스스로 그 즐거움을 외면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내가 가진 재화라는 것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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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창문과 거울
창문 조회수 : 137
작성일 : 2007-09-18 10:06:35
IP : 58.78.xxx.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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