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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만하세요.

며늘 조회수 : 1,193
작성일 : 2007-07-17 01:14:04
아버지...

내 남편의 아버지...

왜 그러세요...

저희들이 미우시죠...

당신 말처럼 대책없이 애낳아 기른다는게 답답하시죠...

그런데... 그런데요...

아버지는 저희한테 그러시면 안돼요.

차라리 남편의 아버지가 아니라면... 새아버지라면 차라리 이해가

쉽겠어요. 도대체 왜 그러세요...

물론 저희 못났습니다.

물론 못났지만 그래도 바른 자세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단지 아버지 뜻에 맞지않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래서 피가 물이돼고 부모자식간이 남이 된답니까...

그렇게 업수이 여기고 무시하는 태도가 지금 제 남편을

이렇게 만들었다는것을 왜 모르시는지...

당신은 뭐든 잘한다 생각하시죠...

한치의 실수도 없으시고 하늘을 우러러 항시 떳떳하다고 생각하시죠...

그렇다면 자신에게 기만당하고 있는겁니다.

왜 곁에 친구 한분이 없는지... 왜 곁에 사기꾼만 득실거리는지...

생각해보세요.

저는 아버지가 무척 미워요. 그리고 불쌍해요.

그런데 그 불쌍함엔 전혀 연민은 없습니다.

도대체 나중에 어쩌시려고 그러세요.

절대로 제 앞에 돌아가시면 안될거예요.

저 하나도 안잊고 있거든요. 안잊을거예요.

그리고 제 아이들, 당신의 손자...

절대 아빠처럼 절망속에서 크게 하진 않을겁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키울때처럼 풍족한 생활을 해 주진 못할거예요.

그러나 두 아이의 마음속에 두 부모가 충분한 사랑을 주었음을

느낄수 있도록....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서 고맙다는것을

느낄수 있도록 기를겁니다.

저도 아직 자신은 없습니다. 자꾸 엇나가는 제가 보이니까요.

그러나 그때마다 아버지를 떠올리며 저를 바로잡을겁니다.

아세요?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본보기가 돼지 못하고 부정적인 본보기로 남는다는게 얼마나 불행한 삶인지...

아버지는 평생 자신이 최고인채로 사셨지만

그게 남들에게는 저래서는 안된다는 교훈밖에 아무것도 아니라면...

그 상황에 대한 심각성을 아시긴 하세요?



돈은 없어도 저는 제 아버지를 존경합니다.

뭐 술이 좀 과하시고 그래서 실수도 하시긴 하지만...

그 상황에서 저희 형제를 이렇게 키워내신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냥 계셔주시는것만으로도 고맙고 행복합니다.

그것이 사랑이고 그것이 존경입니다.

저희가 아버지를 향해 하는 원망,,, 우리를 위해 무엇을 주셨느냐고...

그런 물음 자체를 안갖게 만드시는 지혜... 그것이 아버지는 없으시고 제 아버지는 있는겁니다.




사람이 돈 뜯어먹으며 삽니까?

사람이 감투 핥아먹으며 삽니까?

사람은 사랑을 먹으며 살아요.

사람은 정을 먹으며 살거든요.

아버지 그렇게 움켜쥐시고 아무도 몰래 혼자 미소지으시는 그것....

절대 먹을 수 없고 먹어도 살 안됩니다.



아버지는

남편으로서도 아버지로서도 시아버지로서도

낙제이십니다. 그것도 턱걸이도 아닌 바닥입니다.

할아버지로서도 낙제가 되가실듯...



아버지...

저는 아버지로 인해 너무 많이 울었고 슬펐고 아팠습니다.

물론 저 할 도리는 다 하겠지만

그러나 딱 거기까지입니다.

제게 온기를 기대하진 마십시오.


IP : 211.177.xxx.20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gg
    '07.7.17 6:09 AM (59.23.xxx.238)

    저도 제 아버지 미워요.
    부모가 어쩌면 저럴까?라는 생각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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