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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발 그러지 좀 마세요.!!

조회수 : 2,180
작성일 : 2007-07-11 13:31:45
제가 82자게에 친정엄마에 대한 글을 많이 올렸었습니다.
지도에서도 잘 찾기 힘든 산골에서 태어나  지지리도 가난한 집
장남에게 시집가서  시부모와 시동생들 4을 모시고 키우면서
엄청난 시집살이를 했던 친정엄마...
내년이면 아흔이 되시는 할머니를   혼자모시고 혼자 농사까지 지으며
사시는 친정엄마.
멀쩡하게 잘 사는 자식 있어도 할머니 모셔가겠다는 자식은 없고
젊은날 별별 고생 별별 시집살이 다 시킨 맏며느리가 아직도 모시고 있는...


아마도 제가 썼던 친정엄마 얘기 기억하신 분들 많으실거에요.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거의 십년이 다 되어 가는 세월.
그때나 지금이나 할머니 모시고 혼자 농사 지으시는 친정엄마는
항상 그렇듯이 힘들고 고되도  언제나 늘 밝고 맑은 표정이시지요.
주변사람들이 엄마를 참 좋아하고
자식들의 친구들도 엄마를 참 좋아합니다.
항상 편하게 대해주시고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니
시골집 친정엄마 집으로 놀러가는 자식과 그 친구들도 많았지요.


이번 여름에도 제 형제 중 한 사람이 친구들과 함께 시골가서 하루정도
놀다가 온다고 합니다.

그런 친정엄마시지만 제가 정말 못마땅한게 하나 있어요.
여자 혼자 몸으로 온갖 농사 다 지으시면서  몸 한군데 성한 곳 없을만큼
힘들고 지치시면서도 자식들이 그리 말리는 농사 접지 못하시고
미련 두시면서 아직도 농사 지으시는데


문제는 그렇게 애써 지으신 농사 수확철 될때마다 정말 다 나눠주려고 한다는 겁니다.
자식들이야 자식이니까 나눠주고..  또 자식인 저희 입장에서야 감사하고 고맙고
그래서 용돈도 드릴 수 있지만
정말 아무 관련 없는 사람들까지 챙기고 드셔서 미치겠습니다.


마늘캐면 마늘 캤다고  올케 언니네 친정 언니한테까지 부쳐줄까  생각하시고..
그 마음이야 얼마나 감사하겠냐만은  친정엄마 너무 고생하셔서 그렇게 애써 지으신
농산물 너무 퍼주시는 것도 안쓰럽거든요.  
사람마음이...서로 예의있고  서로 좀 신경쓸 줄 아는 그런 사람들에게 작은거라도
나눠주신다면야 그 상대방도 고마워 할 줄 알고 표현이라도 하겠지만
....기억하실지 모르겠으나  예전에 글 올렸지요.   에어콘이라곤 만져보지도 않은 친정엄마가
오빠가 사드린 에어컨 아까워서 켜지도 못하고 놔두셨다가 형제들 휴가철 시골집에 갔더니
자식들 더울까봐 그때 처음으로 켜시곤   송풍기(?)는 비에 젖으면 안돼는 줄 알고 비닐로
덮어놨다는 말씀 하셨더니 올케언니와 그 친정언니가 엄청나게 웃어대면서 생각없는
소릴 하더라는...   그때 그 올케언니의 친정언니네도   엄마가 종종 챙겨주신다는 겁니다.


마늘캐면 마늘 캤다고  누구네도 줄까. 누구네도 줄까.. 막 주시고.
감자 캐면 감자 캤다고 한박스 포장해서 택배로 보내줄까..하시고.. 이번에 다른 오빠네가
시골집 갔다가 엄마가 포장해 놓으신 감자 보고 물었더니  다른 올케 언니네 친정언니 좀
줄까 하고 보내려고 한다고 하니 다른 형제도 속상해서 그런곳까지 뭐하러 챙기시냐고
뭐라 하고는 그냥 가져와 버렸대요.
솔직히 저도 친정엄마께 뭐라고 잔소리좀 했답니다.
그리 힘들게 고생하시면서 애써 지은 농사 별별 사람들에게 다 나눠주면 뭐 하냐고..
제발 그러시지 말라고...


하지만 대답만 알았어~~ 하고 웃어버리시는 친정엄마 결국 또 나눠주고 나눠주고 할 거란걸
압니다.
이번에도 휴가철 다른 형제가 친구들 데리고 잠깐 다니러 가면 그 친구들 한테도
감자도 주고 마늘도 주고 아마 이것저것 챙겨주기 바쁘실걸요..


밭에서 일하시다 너무너무 허리가 아파서  평소엔 가지도 않는 병원을 다녀오셨다고 하시더군요.
친정엄마가 직접 가실 정도였음 너무 아프셨을 경우인데
검사해보니 허리쪽에 골다공증이 심하다고..ㅠ.ㅠ
그전부터 골다공증 안좋아서  일좀 줄이시라고 병원도 자주 가시고 약도 드시라고 늘 말했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어른들 다 그렇잖아요..ㅠ.ㅠ


마음이 아프네요.  제가 가까이라도 살면 지겨울만큼 쫓아다니면서 챙겨드리기라도 할텐데
결혼하고 먹고사는 일 현실에서 만만치 않아 아이까지 미루며 일 하다보니
시골에 자주 내려가는 게 힘이 들거든요.


휴..이번 휴가땐 ..뭐 휴가때마다 거의 친정에 갔지만  결혼후 두번째 휴가인 이번 휴가때도
친정에 가서 일손도 돕고  친정엄마 허리도 주물러 드리고  잔소리 좀 더 해야겠어요.
물론.. 저 입막으시려고 웃으시면서 알았어~ 알았어..하시고 마실테지만...ㅠ.ㅠ


속상한 마음에 글이 길어졌네요..죄송해요..ㅠ.ㅠ
IP : 61.79.xxx.23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죄송하긴요
    '07.7.11 1:43 PM (211.114.xxx.156)

    이런데 아니면 어디다 푸시겠어요...^^
    전에 에어콘글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읽으면서 올케언니 친정언니가 별로라고 생각했었지요.
    근데요, 원글님 어머님 아마 돌아가실때까지 그러실거에요.
    그렇게 살아오셨기도 하고 천성이 온순하고 너그러우신것 같아요..
    딸 마음에서야 맘이 안좋으시겠지요. (그치만 따님도 욕하면서 배우시진 않을까요? ^^)
    종교는 없지만,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친정 어머니덕에 후대에 복 많이 받으실거에요.
    이번 휴가때 가셔서 어머님이랑 즐거운 시간 많이 보내세요.. 좋은 약 많이 챙겨드리시고요..^^

  • 2. 맞아요
    '07.7.11 1:46 PM (211.187.xxx.247)

    그런분 계세요. 더구나 친정어머님이라면 좀 속상하겠어요. 퍼주는거 좋아하시는분... 정말 받는거
    바라지 않고 내가 해줄수 있는건 이거밖에 없다 생각하시고 마냥 주시는거 유일한 낙으로 사시는분이요
    천성이 너무 착하신분이네요. 그러지 말라하셔도 그러실꺼예요
    반대로 주는거 넙죽넙죽 당연히 받는분도 있지요. 어머니 필요하신거 사다드리세요
    그러신분 돈으로 당신필요하신거 선듯 못사십니다. 휴가때 가서 잔뜩 효도하시고 오세요
    역시 딸밖에 없네요.

  • 3. 골다공증
    '07.7.11 2:03 PM (124.111.xxx.26)

    골다공증으로 본인이 아프셔서 병원가실 정도라면 치료하셔야해요.
    예전엔 골다공증 치료법이 없었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치료할 수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 용법에 맞게 약 드시는데 한번에 약 6개월 걸린대요.

    골다공증 그러려니 놔두시면 안돼요. 주물러서 낫는거 아니구요.
    원글님이 시간내서 병원에 모시고가서 의사랑 상담해 보세요.
    놔두면 계속 아플뿐 아니라 넘어지면 뼈가 바스라져 못일어나실 수도 있어요.
    그렇게 나중에 거동도 못하고 누워계시다가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아요.

    어머님한테 단단히 겁을 줘서 약 꼬박꼬박 드시게 하세요.
    하루라도 빨리 모시고 가세요.
    약값도 의료보험 되니까 그리 비싸지 않아요.

  • 4. 이해합니다
    '07.7.11 2:30 PM (123.98.xxx.183)

    저희 어머니도 그러십니다
    제가 화를 내고 하도 그러니까 절 미워하십니다
    이제는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다
    제가 화병이 날려고 합니다'
    저도 혼자 죽어라 하다가 이제는 그게 엄마 몫이라도 생각하고 마음 접으려합니다
    불쌍하시긴 하지만 당신이 스스로 판 무덤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많은 돈 다 모아서 아들 주시고 왜 그 고생을 하시는지????

  • 5. 골다공증
    '07.7.11 2:47 PM (61.102.xxx.19)

    나중에 허리 구부러져서 바로걷지못합니다
    꼭병원모시고 가세요

  • 6. 저희도..
    '07.7.11 2:51 PM (203.121.xxx.26)

    그랬었습니다..저희 친정엄마도....
    전 넘 싫어서 치를 떨 정도로 난리를 쳤었지만 그러다 돌아가시고 제가 나이가 드니 어느새 엄마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어서 또한번 놀랍니다...쓸데없는데까지 신경쓰고 있는 제모습..넘 싫어요..

  • 7. 원글녀
    '07.7.11 3:14 PM (61.79.xxx.233)

    그전에도 병원에 한번 같이 갔었는데 의사샘이 일단은 힘든 일 하지 말고 무리하지 말고 약도
    꾸준히 드시라고 하더라구요. 수술할 정도는 아니라고..ㅠ.ㅠ
    그리고 이번에도 다녀오신뒤 약 꼬박꼬박 잘 드시고 있다고는 하는데 제 눈으로 직접
    볼 수가 없으니 답답합니다. 속터지겠어요..ㅠ.ㅠ
    40분거리에 사는 올케언니한테는 돈 빌려 달래서 친정엄마 없는돈에 돈 빌려주셨다 하시고..
    뭐 필요할때만 꼬박꼬박 전화해서 해달라고 하는 올케 언니는 가까이 살고...
    오빠도 사실 남자라서 그런지 딸하고는 틀린거 같아요. 오빠도 많이 챙기긴 하지만
    구석구석 챙기지는 못하는.. 그래도 제일 가까이서 챙기니까 고맙기는 한데..
    제가 답답하네요. 정말..
    그리고 정말 닮는건지 친정엄마한테 그러시지 말라고 하면서 저도 가끔 그런 모습 보이긴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저 힘들면 자제할 생각이라도 있다지만 도대체 나이드신
    어른들 평생 살아오신 습관 버리시는 거 쉽지가 않네요.
    휴가때도 가면 아마 얼굴보기 힘들 정도로 여기저기 다니실거에요. 가만히 앉아 있는 걸
    못하시네요. 늘 일해야 하고 뭐라도 하셔야하고...슬퍼요.

  • 8. -.-
    '07.7.11 6:06 PM (222.234.xxx.150)

    그런 분은... 일하지 말라면 오히려 병 납니다.
    주지 말라고 하면 더 병납니다.

    남에게 줌으로써 자기 존재를 확인 받고 사랑을 확인받는 행위에요.
    줄 때 당당하고 베풀 때 당당한 거죠.
    그러니 그건 말리지 마시고요,
    병원만 잘 다니게 하세요.

  • 9. 둥굴레
    '07.7.11 6:44 PM (220.83.xxx.126)

    제 친정 엄마가 딱 님의 어머님입니다 ㅠㅠ
    아주 지켜 보기 눈물나고 속상하고 울화병날지경입니다

    저희 엄마 이제 53
    화장도 하나도 안하시고 모자도 안쓰시고 이더운 여름에
    반팔 반바지에 땡볓에서 일하십니다...

    결혼전에 흰피부에 서구적 얼굴인데 지금은 어디 촌노의 얼굴 ㅠㅠ

    결혼전 안쓰러 죽어라저도 쫓아 다니며 도와 드렸는데
    지금 결혼 8개월 뱃속에 아가도 있어서 저번주에가서도
    일은 못도와드릴망정 죽어라 집치우고 밥해드리고
    승질나 죽는줄 알았읍니다

    그고생한거 어디줄때 고민하세요
    사돈에 팔촌까지 ... 저희 시댁에 감자보내드리라는거 안보낸다 했더니
    다른데 줄데 궁리하시기에 ... 시댁 보내드리면서 속이 무지 상하더군요

    패경기가 오실려는지 링거 맞구도 일하러 나가세요
    그러지 말라 말려도 안돼고....
    울아빠는 이제 먹고 살만하니까 그만하라고 해도 말도 안들어요
    아프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갔을때 지금 컨디션이면 우리딸 산후 조리 못해주겠다
    그러시면서 땡볓에 나가서 풀매고 ㅠㅠ

    진짜 친정에 전화함 눈물만 나서 속이 문드러질 지경 안당해보면 몰라요
    가까이나 살아야 자주 찿아뵙고 어디 퍼주는거 말릴텐데...
    그나마 제앞에서는 못퍼주그던요
    너무 멀어서 한달에 한번가도 그먼데서 넘자주온다 그러니....

  • 10. 치료
    '07.7.12 1:50 AM (222.98.xxx.198)

    시어머니 골다공증이 심해서 척추가 다 내려 앉았습니다. 그냥 거동만 살살 하시지요.
    그나마 누워서 못 움직이는게 아니라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젊어서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셔서 그러시답니다. 지금도 약은 계속 드시고 계시지만 전에 심하셨을땐 몇년동안 누워서 꼼짝을 못하셨더랍니다. (그러다가 기적적으로 일어나신거지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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