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안오면 안오는대로...

키씽유 조회수 : 467
작성일 : 2007-07-04 10:30:35
비가 무지 많이 오네요.

이런저런 잡생각 사이에  케케묵은 옛날 일들도 생각이 나고...

항상 ‘엄마의 부재’라는 죄책감을 내게서 떨치지 못하게 하는

두 아들내미들 유치원은 잘갔나 걱정도 되고

늘상 그렇듯이 이 어설픈 딸이 세상최고인 우리 어무이 아부지도 보고 싶네요.




학교다닐적에 이렇게 비가 엄청나게 오면

신발이며 양말이며 바지 밑단까지 홈빡 젖었더랬는데.

그 축축하고 후덥텁한 느낌이 너무 싫었었는데.

우리 태현이랑 건후도 여분 양말 챙겨보낼걸 그랬나...





엄마랑 둘이서 푹신하고 커다란 베게 옆구리에 끼고 둥글둥글 누워서

새로 나온 로맨스소설 예닐곱권씩 쌓아놓고 읽다가

귀찮다는 엄마 졸라서 바싹 구운 부침개 젓가락으로 쪽쪽 찢어먹으면

세상에 부러울게 없었는데...





엄마...이젠 낯선 돋보기 껴고 쑤시고 닳은 무릎 안고...

지금 혼자 책 보고 계시우?




몹쓸 놈의 당뇨....

예전 여름철엔 냉장고 가득하게 비비빅 채워놓으시고 그렇게 좋아하시더니..

그 좋아하는 아이스케키도 못 자시고 뭐 하고 계시우?





이렇게 커서 공부하러 서울가버리고

시집가서 지 살기 바빠 얼굴보기도 힘들 딸...

뭐한다고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셨수.

그 힘들고 모진 시절에 뭐한다고 그리 애써가매 추운 바람한번 안쐬우고 날 키우셨수.





그냥 나도 좀 시키지. 그랬으면 엄마무릎 조금 나중에 아팠을거 아니야.

딸하고도 속썩는거 좀 나누지. 그랬으면 우리 엄마 조금 천천히 늙었을거 아니야...





엄마...이렇게 보고싶구로.

비오면 비와서 보고 싶고

날 좋으면 하늘 좋으면 또 그래서 보고싶구로...

뭐하러 그랬어.



어무이 보고싶소....



IP : 210.183.xxx.18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가...
    '07.7.4 10:49 AM (210.221.xxx.16)

    비 오면 쓸쓸할 엄마를 생각해 주렴.

    비 속에 나 혼자 출근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엄마를 가끔은 기억해 주렴.

    바짓 가랭이 적시지 않고 비 오는 날 머리 감고 나가지 않아도 되니까

    방학이어서 참 다행이구나.

    하고 혼자 앞이 보이지 않는 올림픽도로를 운전하던 엄마를

    그래도 가끔은 기억해 주렴.


    퇴근 무렵

    "아직 회사? 몇시에?"

    하고 살짝 건드려 주는 네가 반가운 것을

    아가 . 넌 알고 있니.....

    말 할 수 없이 헛헛한 가슴일 때는

    그래도 그 기억으로 살아 갈 것을 너도 알게 되겠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0011 조선일보(보건과목)-펌 : 성교육이 활성화되나봅니다 5 비단 2007/07/04 556
130010 개줄 안하고 다니는거 너무 화나요. 22 개줄 2007/07/04 1,232
130009 은성 밀대 걸레요~ 1 걸레 2007/07/04 620
130008 서울 양재동 사시는 분께 질문 드립니다. 퓨전참치집 2007/07/04 255
130007 비가 오면 오는대로 안오면 안오는대로... 1 키씽유 2007/07/04 467
130006 신랑의거짓말.싸움 9 ... 2007/07/04 1,424
130005 산부인과 가서 검사를 했는데, 3 임신에 관련.. 2007/07/04 823
130004 여행시 아기 분유관련 문의.... 3 새댁 2007/07/04 247
130003 안과방면의 권위자 알려주세요 3 안과 2007/07/04 557
130002 문화, 예술 공부? 4 ;ㅁ; 2007/07/04 449
130001 결혼하면 좋은 점......? 28 미혼녀 2007/07/04 2,357
130000 어제 전설의 고향 보는데요 6 전설의고향 2007/07/04 832
129999 지각하는 나쁜 버릇 좀 고쳐 주세요. 7 지각쟁이 2007/07/04 758
129998 양평동 코스트코 3 코스트코 2007/07/04 976
129997 50대 주부 팔찌 좀 사려는데요. 7 궁금 2007/07/04 824
129996 보통 체르니 들어가기 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나요.. 6 피아노 2007/07/04 886
129995 현관 방충망 7 자두 2007/07/04 1,389
129994 이런 선생님도 있네요... 10 초 1맘.... 2007/07/04 1,999
129993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라는데요... 5 비오는날 2007/07/04 1,096
129992 서초,잠원) 초등학생 다닐만한 좋은 영어학원이 뭐가 있나요? 2 영어 2007/07/04 1,216
129991 컴이 소리가 니지 않아요 3 컴맹 2007/07/04 210
129990 초1인데요 -- 프랭클린 전자영어사전 어떤가요? 1 프랭클린 2007/07/04 402
129989 김치 2 배고픔 2007/07/04 445
129988 아이키우기 정말 힘드네요. 2 아이상담 2007/07/04 583
129987 식기세척기 조언부탁드려요...클림어떤지.. 9 질러질러 2007/07/04 516
129986 아파트 복도에서 담배피우는거 7 담배냄새 너.. 2007/07/04 946
129985 자동차안에 둘 전자시계 추천좀 해주세요(야광돼는거,온라인으로,,, 1 시계 2007/07/04 289
129984 태동이 좀 이상해요.. 3 예비엄마 2007/07/04 804
129983 비오는날 퍼머하면 잘 안나오나요? 9 .. 2007/07/04 1,382
129982 (19 금)포경수술 안하면 조루 가능성이 높은가요? 6 궁금 2007/07/04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