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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의 명절에 대한 꿈..

맏며늘 조회수 : 944
작성일 : 2007-02-20 22:06:11
울 시아버지만 그런건지..
아님 우리나라 모든 시아버지가 그런건지...

이번.. 아니 늘상 그랬었죠...

시아버지가 꿈꾸는 명절 분위기는..

빨간 날 이전부터 일찌감치 모두 다 모여야 하고,
와서는 큰 절로 왔음을 고하고...

며느리들은 지들끼리 부엌에 들어가 열심히 음식 만들고..

아이들은 어른 안 괴롭히고 지들끼리 조용히 잘 놀아주고..
그러다가 간혹 할아버지가 부르면 쪼르륵 달려가서 심부름 하고 이쁜 짓도 좀 해야 하고...

시아버지 당신은 아들 자식 데리고 앉아서 술 한잔 하면서 있는 것 이다....

먹지 않아도 명절이면, 예전 당신이 어렸을적 드셨던 그 음식들 다 만들어야 하고..
차례는 큰 집에서 지내니까 우리는 안 지내도 그 비슷하게라도 차렸으면하고...
나름 세우신 규칙이 있다..

그게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얼마나 삐치시는지....

오고가는 교통 체증이라던가, 회사 휴무관계, 아이 학교 같은 거 전혀 고려 안하신다..
아이는 어른이 아닌데.... 할아버지 맘대로 움직이지 않는데 대해 불쾌해 하신다..
왜 할아버지 말씀 안듣고 딴청피는지...
왜 소리내며 뛰어다녀 아래집에서 인터폰 오게 만드는지..
지금 가족 모두 산책 나갔으면 하는데, 아이는 왜 자는지...

시아버지를... 시어머니를... 섬긴다기 보다는..
삐치지 말라고 눈치보는게 맞는 것같다..
나이들면 다시 어린이가 되간다고 하더니만....

명절 전날 시집에 갔다가 빠진 것들 사러 나가는 중에 라디오에서
나이 오십이면 지천명이라고 해서 하늘의 명을 알고..
나이 육십이면 이순이라 하여 뭐든 들으면 바로 이해가 되고
나이 칠십에는 뜻대로 행하여도 어긋나지 않는다  라고 하는 논어의 귀절을 소개하였다..

울 시어버지 일흔이 넘으신 연세...
그렇다면 아버님 뜻대로 해도 도에 어긋나지 않다는 것인데...
내가 부족한건지... 아님 시아버님이 문제가 있으신건지...

암튼 이번 명절을 그나마 큰소리 없이 지나가는데...
마지막으로 다음에 올 명절에 대한 강한 한마디 소원을 날리신다..  

"전에 너희랑 식구 모두 갔었던 콘도 여행이 좋았구나...
너희는 아이들 챙기고, 이 두 늙은이가 설거지며 청소하면서 산에 갈 준비했던거 말이다...
그때가 너무 그립구나.... 언제 또 한번 가야지.."

어찌 그 여행에 대한 기억이 이렇게도 다른지...
내 기억에 그 여행은...
콘도에서 식사준비 하느라 난리친거...
차 뒷바퀴가 내려앉을만큼 음식 가득 준비해서 실었던 것...
참치캔 뜯었다가 이것도 반찬이냐며 타박당했던 거.
라면 가져갔다가 "우리 식구는 이런 거 안먹는다고 ..." 한마디 들었던 거...
마지막날 전망대 올라가서 나 화장실 간 사이에 세살 난 조카까지 음료수 하나씩 다 시켜서
아홉명 차값이 밑에서 먹은 밥값보다 2배정도 나온거...
밥먹고 설거지가 한시간이 더 걸리는데 빨리 준비안한다고.. 빨리 밖에 구경가자고 짜증내던 시아버지..
아이들이 밤에 놀자고, 문 두드리고 우는데도....두분이 먼저 방에 들어가 문 잠그고 모른 척 주무신거...

어찌 이런지....
IP : 59.186.xxx.8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07.2.20 11:04 PM (222.101.xxx.241)

    삼자대면하세욧
    울집도도 항상 삼자대면에 대질신문하고시퍼요
    우리 늙어서는 절대로절대로 조심하자구요!

  • 2. ^^
    '07.2.21 10:16 AM (121.146.xxx.60)

    시아버님의 못마땅한 행동을 재미있게 비틀어 놓으셨군요^^........그 꿈에 부응 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논어의 구절대로 따르려니 며느리들 등골이 휘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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