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40에 직딩 17년차...
진짜 결혼하고 지금껏 쉬지도 못하고 헥헥대며 살았습니다.
구구절절 사연을 말하자면 너무 길고, 여튼 엄청난 빚에 깔려서
타의에 의해 직장다니면서 이제 겨우 집 한칸 대출 만땅으로 사서 살고 있습니다.
전문직도 아니고 그냥 사무직인 아줌마.(비서입니다.ㅋ)
돈이 필요해서 다니더라도, 최선을 다하자인데 갈수록 벅찹니다...
기혼 비서를 뽑아준 것만으로 고맙게 여기고자 하는데, 사람맘이 간사한지라,
욱 하고 힘들 때가 자꾸 생기네요.
부서 직원들의 농담같은 얘기, '20대 풋풋하고 이쁜 비서랑 일하고 싶다','40이라 불혹이다,'
'아줌마니까 그렇지..' 다 상처가 되고, 알게 모르게 소외시키는 분위기..
참 사람 쪼짠해지는거 같고 그렇습니다.
어제도 왈칵해서 점심을 굶고 사무실에서 일하려니 어찌나 서럽던지...
그래서 남편에게 문자넣었죠, 술 한잔 하자고..
아이는 학원가고 남편이랑 술 마시면서 속 마음을 얘기했습니다.
이래저래해서 회사일로 상처받고 우울하다...아줌마비서, 이거 버티기 힘든거 같다.
(외국인 회사는 안그렇죠, 외국인 회사에서 국내 회사로 옮긴지 4년차.
이 회사는 아줌마 비서뽑은 건 제가 처음...)
그랬더니, 그리고, 회사 그만 다니고 싶다라고 얘기했더니,
남편이 그러랍니다.. 헉.. 그래서 대출금 이자랑 원금은 어째야 하냐고,
그랬더니 아파트팔고 더 싼 아파트 가면 된다고,, 맘 편히 다니라고, 그러다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라고..ㅠㅠ
맘이 왈칵 했습니다.
사실 경제적인 문제와 다른 이유로 남편이랑 이혼도장찍기 직전까지 갔었었고,
피눈물나는 고민끝에 다시 살아보자 맘먹은지 이제 겨우 3년즘 되었습니다.
이젠 남편의 무능? 에 대한 원망도 많이 사라지고 측은지심도 생기고,
좋은 점도 보이고, 같이 함께 하는 동지 겸 친구처럼 느껴지고..
사실 지금 상황도 많이 나쁜 것 투성이이고, 예전같으면 저, 폭발해서 어찌 되었을터인데
무던히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남편의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되네요..
너 회사 계속 다니라고, 그래야 우리 경제가 겨우 숨쉰다고 얘기한 적도 있었던 남편인데,
가만히 얘기 들어주더니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라니...제가 불쌍해 보였던 건지,,,
남편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맘이 가라앉아서 다시 심기일전했습니다.
어쨌든 올해 한해는 버텨보고, 그리고 홀가분하게 생각하기로요..
다시 또 똑같은 일들이 기다리는 회사이고, 또 다시 우울해지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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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남편에게 고마웠습니다.
남편 고마워. 조회수 : 1,022
작성일 : 2007-02-08 09:48:29
IP : 59.6.xxx.8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저랑
'07.2.8 10:23 AM (59.10.xxx.76)너무 비슷하시네요..
저도 결혼 12년차 맞벌입니다.
솔직히 이나이까지 일할줄 몰랐죠..;;
저도 전에 S대기업 다니다가 님처럼 왈칵해서..사표냈어요..전엔 다른직장 옮기느라 사표낸거였는데
그땐 정말 일하는것 자체가 싫고 지겨워져서..
그때 우리신랑 님 남편처럼 편하게 그만두라 하더군요..너 편한데로 하라고..
물론 1달도 못쉬고 제 성격에 답답해서 다시 취업했죠..
그랬더니 나중에 술한잔 할때 이런이야길 하더라구요..
"그때,,니가 힘들다고 그래서 그만두라고 했는데,,솔직히 나 그 뒤로 담배늘엇어,,"
저도 맘이 짠하더라구요..고맙기도하고..
어짜피 가정은 혼자 이끌어가는건 아니잖아요..
지금 좀 힘들고 지치더라도..가족있어서..행복하기두 하고요..
화이팅하세요~!!2. ^*^
'07.2.8 10:23 AM (210.205.xxx.195)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직장에서 힘들고 속상해서 100% 내편이 있다는것은 아주 든든한 빽이죠.
그 빽믿고 오늘도 홧띵!!3. 격려한판
'07.2.8 10:51 AM (163.152.xxx.45)정말 살아봐야 인생이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이혼 직전까지 간 상태였다면 회복도 쉽지않으셨을 텐데...
같은 직장맘 처지로 격려드려요.
님, 전 게다가 비정규직이어요. -_- 그래도 힘내서 일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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