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가시고기 같은 엄마

좋은생각 조회수 : 840
작성일 : 2007-01-18 12:37:17

우리 아기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다.
그 병은 간질까지 동반해서 나는 밤새 아이가 간질을 앓을까 걱정하며 피로가 엄청나게 쌓였다.
그래서 엄마는 우리 집으로 출퇴근을 하며 집안일을 해 주고, 아기도 돌봐 주신다.
누구는 엄마가 그렇게 안 해 줘도 용돈도 준다는데
나는 그렇게 엄마를 부려먹고도 형편이 어렵다는 핑계로 용돈 한 번 드린 적이 없는
아주 나쁘고도 뻔뻔한 딸이다.


가시고기 같은 우리 엄마도 너무 힘들었는지
자꾸 아이에게 너 아니면 이 집에 발걸음도 하기 싫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네 살배기에게...
늘 미안해서 마음 아픈 나에게 그 소리가 자격지심이 들게 했는지
애한테 별소리를 다한다고 엄마를 나무랐다.
엄마도 그런 소리 할 수도 있지 뭘 그러냐며 큰소리가 오갔다.
결국 엄마는 목 놓아 우셨다.


“니 때문에 난 정말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얼마나 더 잘해야 되는데... 나도 정말 요즘은 죽을 지경이다.
온몸이 안 아픈 데가 없는데 엄마한테 그게 무슨 태도냐?”


엄마는 싫으면 매정하게 되돌아서는 분이다.
그런 엄마를 잘 알기에 속으로 저러다 가 버리면 어떡하지 괜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실컷 화를 낸 엄마는 아이에게 옷을 입히고는 아기 물리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향하셨다.
순간 목이 메어 어쩔 줄을 몰랐다.
엄마 성격에 그냥 휑하니 가셔야 맞는데... 그러지 못하고 아이를 데리고 나가시는 모습….
그냥 나가 버리면 딸 혼자서 두 아이를 보는 게 걱정돼 못 가셨던 것이다.
요즘 너무나 힘들다 보니 내가 우리 큰아이 엄마라는 생각만 했는데,
생각해 보니 나도 엄마한텐 자식이었다.


“나 역시 엄마에게 공기이고 물인 것을 잠깐 잊고 있었어요.
엄마 고생시켜서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해요.”


-좋은 생각의 좋은님 꽃씨 中에서...-
IP : 61.83.xxx.126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눈물
    '07.1.18 1:27 PM (220.119.xxx.154)

    갑자기 눈물이 날려네요.. 울엄마생각이...

  • 2. ..
    '07.1.18 4:10 PM (211.176.xxx.53)

    딸들은 이렇게 엄마 미안해요. 하면 끝이지요....
    저도 그런 딸인데.. 목이 메여와요..

  • 3. ...
    '07.1.18 5:01 PM (121.133.xxx.132)

    무심코 읽다가 눈물이 맺히네요.
    휑하니 가셔야 하는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0435 칠순잔치 비용이 얼마나 드나요? 10 ㅠ.ㅠ 2007/01/18 1,960
100434 만성 질염.... 도와 주세요.. 18 정말 난감;.. 2007/01/18 1,713
100433 호주산 소 수입금지 방침이래요 10 먹거리 2007/01/18 1,501
100432 나는 왜... 3 자학 2007/01/18 741
100431 불쌍한 김교수.. 11 .... 2007/01/18 1,996
100430 어떻게 하면 하루 하루 즐겁고 알차게 보낼까요... 2 휴우...... 2007/01/18 628
100429 인간 두뇌 정말 신기해요~ 16 bluene.. 2007/01/18 1,531
100428 YMCA 가사 도우미.. 7 궁금... 2007/01/18 2,623
100427 신혼여행지(클럽**) 골라주세요.. 9 신혼 2007/01/18 583
100426 직장생활에서의 인간관계.. 너무나 싫은 사람.. 3 ... 2007/01/18 956
100425 털 많은 신랑과 함께 사시는 분~ 7 .. 2007/01/18 1,212
100424 에어콘 2 벽걸이 2007/01/18 321
100423 30~40대 기초제품 4 한말씀 부탁.. 2007/01/18 971
100422 임산부예요.. 철분제 복용후.. 5 임산부.. 2007/01/18 475
100421 핸디형 청소기 3 글라라 2007/01/18 384
100420 다큐멘터리 여자...조은일씨.. 4 whgdkd.. 2007/01/18 1,669
100419 도미노피자 .... 9 피자 2007/01/18 1,420
100418 방문수업을 받았는데...사랑부터? 창의부터? 5 오르다 2007/01/18 418
100417 결혼한지 두달이예요 12 시어머니 2007/01/18 2,279
100416 복직... 해야겠지요? 6 복직? 2007/01/18 955
100415 가시고기 같은 엄마 3 좋은생각 2007/01/18 840
100414 유산수술후, 10일째에....관계....괜찮을까요..ㅠ.ㅠ 10 유산 2007/01/18 1,871
100413 이번주 코스트코 세일품목 오양골드명란젓 ... 7 가격 2007/01/18 1,092
100412 기다리던 둘째를 ..... kingey.. 2007/01/18 402
100411 산후조리용 내복 문의 2 내복 2007/01/18 358
100410 지폐넣는 지퍼가 고장났어요 가오리장지갑.. 2007/01/18 154
100409 선지순대 & 피순대 파는 곳 아세요? 1 알려주세요 2007/01/18 375
100408 아이, 남편을 두고 여행을 갑니다... 25 속상 2007/01/18 2,319
100407 이상하게 짜증내는 남편.. 11 ㅠ.ㅠ 2007/01/18 2,099
100406 가볼만한 천문대 추천을.. 4 부탁드려요 2007/01/18 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