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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

.. 조회수 : 717
작성일 : 2007-01-10 11:22:23
내 아버지는 사람좋고, 남에게 퍼주는거 좋아하고 어디 가든 환영받는 사람이다.

엄마에게도 자식들에게도 끔찍이도 잘하는..다만, 술을 너무 좋아하시고 세월이 지날 수록 술로 인한

사고들도 무수히 쌓여갔다. 가족들만이 알수 있는...

나이가 들수록,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싫었고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다행히 좋은 남편만나 내 소망은 쉽게 이루어졌다.

남들은 결혼하면 시댁보다 친정이 더 편하다는데..그리고 그게 정상일진데..

난..시댁이 더 편하다. 술을 드셔도 뒷모습이 깔끔한 시아버지가 좋고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적당한

애정을 표현하는 시댁 분위기가 편하다.

내 아버지는 여전히 내게 그 애정을 표현하시지만 난 그 애정들이 그닥 반갑지만은 않다.

넘치는 애정과 술로 인한 상처들..그런게 다 이젠 싫다.

그냥 적당히 거리를 두고 살고 싶다.
IP : 122.34.xxx.17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7.1.10 11:35 AM (125.176.xxx.249)

    그냥 제 얘기예요.
    술만 드시고 일은 평생 안하시고, 자식인 내게 끔찍히도 엄하셨죠. 학비한번 제대로 낸적없고, 대학도 포기하고 월세집 벗어나기에 바빴어요.
    결혼...
    술을 좋아하는 남자랑 했지만 한번도 아버지처럼 내게 화를 내거나 소리치거나 한적 없고, 흐트러진 모습 보인적 없어요.
    시댁..
    늘 친정부모님께 잘해라하시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시어머니가 오셔서 애들 다 돌봐주시고, 지금도 친정차례 지내고 명절당일에 시댁에 가지만 누구나 당연하다고 여겨주는 시댁.
    울아버지 내 결혼후에도 한번씩 길에서 쓰러져 업어와야 하고 마지막에은 병원에서 6개월 병간호 해야했구요, 저도 없는 형편에 병원비까지 내느라 사실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어요.
    말중 반이 욕이였던 울아버지.
    돌아가시고 3년.
    세월이 참 무섭습니다.
    이제 아무리 보고싶어도, 볼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원망하고 싶어도 원망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돌아가시고 나면 오히려 편할줄 알았는데, 속이 시원할줄 알았는데 가끔 아버지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네요.
    울아버지. 술만 드시고 자식이 미워하던 울아버지. 나름대로는 혼자 얼마나 외로왔을까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납니다.
    어른들 말씀에 효도하려면 부모가 없다고... 세월은 그렇게 미움도 희석시키면서 흘러갔네요

  • 2. 동감!!
    '07.1.10 12:25 PM (218.148.xxx.174)

    저두 아버지를 죽이고 싶을만큼 미워했었네요 -,.-
    겨우 들어간 직장 몇개월 다니고 때려치고를 20년...그나마 몇개월 받았던 월급은
    본인 취미생활(낚시)로 다 써버리다 못해...엄마에게 돈 빌려오게끔 했었죠....
    안 빌려오면 빌려올때까지 집안이 난리가 났었죠....흑

    출근할때 남들 타는 버스가 힘들어서 1년 365일을 한결(?) 같이 택시를 타고 다니셨던....쩝
    한달 몇만원을 더 버시겠다 다니시던 공장을 그만두고 새벽 파출부 일을 다니셨던 엄마,

    국민학교 졸업후 중학교 보낼돈 없다고 공장 취직하라 성화셨던 아빠,,,

    결혼식준비때 본인은 돈 없어서 신랑 양복하나 못해준다고 딱 잘라 말했던 아빠가
    결혼식날 아침엔 나에게 매달 20만원씩 보내야 생활한다고 꼬옥 보내라고 아무렇지 않게 당연하게
    요구하던 그 얼굴...

    결혼후 신혼집까지 찾아와 왜 20만원 안보내냐구 ,..신랑 앞에서 이년 저년 하던 무식한 양반
    저년이 얼마나 기세 센지 아냐구...자네 분명 이혼 하게 될꺼라 악담 퍼 붇던 ...
    피붙이 만도 못한 양반...

    죽일수 있다면 누가 죽여준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아버릴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를 갈던 내 20대....

    돌아가시기 몇달전에 며느리에게 까지 버림받았던 고약한 성품....

    병원에서 돌아가셨을때, 장례식장에서 눈물 한 방울 나지 않았던..
    너무 홀가분해서 날아갈것같았던 마음..

    근데 우습죠...
    일년 지나고 이년 지나고 ...맛있거 먹을때
    아빠가 좋아라 하셨던 거 ....낚시, 음식들...
    본인이 입이 고급이라 돌아가시는 날까지 뭐 사달라 뭐 맛있다 하더라 데려가라
    너무 성화셔서 무지 싫었는데
    지금은 그때 못사드릴걸 후회하고
    문뜩문뜩 눈물 나네요

  • 3. 저랑
    '07.1.10 12:28 PM (218.148.xxx.174)

    너무 비슷한 경우라....제 넋두리만 하고 가네요....지송^^;;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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