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년, 저희 남편 종종 저를 살림꾼이라고 부릅니다.
사실은 진정한 살림꾼이 되라는 격려의 차원으로 하는 말이지요...-.-
저는 그 말에 괜히 으쓱해서 더욱 전의를 불태웁니다. 단순하기 짝이 없습죠...
지난주부터 쭉 자질구레한, 정말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일들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선 생강차를 만들었습니다. 생강 1.5kg을 사다가 까서 갈아서...
설탕 시럽 잘못 끓여서 부엌 주변을 온통 화산폭발 후 용암 흐른 것처럼 만들어놓고...흑.
두번째로는 산수유 술을 담갔습니다. 저는 산수유가 뭔지도 몰랐는데, 등산 갔던 남편,
전화 걸어서 '자기야, 산수유가 너무 이쁘다. 이거 따 가까?? *^^*'
저는 인터넷 찾으면 뭔가 이용 방법이 있을 거다 믿고 무조건 많이 따오라고 했지요.
그것이 고난의 시작일 줄은...T.T 산수유 한 바가지 씨 빼서 말리느라 정말 토할 뻔했습니다.
아무튼 산수유 술이 건강에 좋다니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어제, 유자차를 만들었습니다. 5kg만 샀는데도 엄청 많더군요.(40개쯤)
채썰기에 서툰 저,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
어제 낮 12시부터 시작해서 오늘 아침에 병에 담았으니 정말 징글징글한 작업이었지요.
제법 큰 병으로 4개, 작은 병 1개... 보기는 좋지만 저게 다 제 땀과 피(?)의 결과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요. 앞으로 유자차 마실 때마다 울 것 같습니다. 엉엉.
그런데 어제 저희 남편, 어디서 또 달덩이 만한 늙은호박을 집어왔습니다.
호박죽이 자시고 싶었던 게지요... 으이구.
게다가 그저께는 밖에서 콩나물해장국을 사먹었는데, 묵은지가 나오더군요.
남편 왈, '어, 이거 마시따. 자기도 이거 만들 수 있쥐???' @.@
신김치는 젓가락도 안 대서 2주에 한번은 겉절이 대령하게 만들면서...
(시키지는 않습니다. 먹고싶다고 하지... 저 마음 약한 걸 교묘히 이용하는 거지요.)
묵은지가 어디 하루이틀에 나오는 거냐고요~~
다정도 병인 양하다는 말이 맞습니다. 사랑이 웬수지, 정말 남 같으면 한대 콱 쥐어박고
니가 만들어 먹어라 할 텐데... 정말 남편 제대로 거둬 먹이려다 허리가 휠 것 같습니다.
며칠 동안 책 한 줄 못 보고 이게 웬일인지...T.T
82cook에 많이 계신 살림꾼 선배님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유자차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놓고 쓴 커피 마시면서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봤네요...
몸과 마음 모두 편안한 하루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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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멀고도 험한 살림꾼의 길이여~~~
살림 조회수 : 997
작성일 : 2006-11-24 11:18:28
IP : 211.226.xxx.23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ㅋㅋ
'06.11.24 11:23 AM (152.99.xxx.60)전 어제 처음으로 덩어리 소고기로 무우국을 끓였답니다..
한시간동안 푹 끓이면서 혼자 얼마나 흡족했던지요...^^
남편이 늦게 왔는데..고기 건져서 척척 썰어서 시댁에서 가져온 겉절이랑 같이 먹으라고 줬더니 넘 좋아하네요...돼지고기 수육은 없지만 이거라도 같이 먹어..이러면서 아는 척하고...^^2. ^^
'06.11.24 12:28 PM (125.182.xxx.132)힘들게 만들어두 신랑 맛있게 먹는거 보면 기분은 좋더군요
정말 다른 사람 같으면 니가 만들어 먹어라 했을꺼예요
너무 알뜰하게 챙겨주셔서 신랑분이 믿고 더 그러시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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