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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말씀 해주세요
나름대로 직장 경력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 낳고 나서 한번도 만족스럽게 직장 생활을 한적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위킹맘들이 그러시겠지만요.
결혼하기 전부터 저의 소망은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좋은 엄마가 되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결혼을 하지 말자는 주의였다가 유학 시절,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경험을 하고서 어찌어찌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엄마의 기준은 한가지가 아니겠지만, 어려서부터 일하는 엄마를 두었던 저의 어린 시절 부터 쌓인 생각이 아닌가 싶어요. 늘 엄마 정에 굶주려 지냈던.
결혼을 늦게 하여 아이도 늦게 낳아, 제 나이 지금 마흔 하나, 아이는 이제 여섯살입니다. 직장이란데가 아이 엄마라고 일을 덜 주는 것도 아니고,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이 직장에서 하는 일들이란, 정말 자나 깨나 집중해야할 성격의 일들이 많습니다. 자연 아이에게 신경쓰기가 힘들어요. 아이도 직장 일도, 모두 제대로 (100% 잘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구색맞추는 정도) 못한다는 데서 오는 자기 불만이 저는 무엇보다도 제일 힘들었답니다.
나중에 제가 눈을 감을때,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과 애정을 주지 못한 것과, 아이 때문에 내가 일을 포기해야 했던 일, 두 가지중 어느것이 더 후회가 될까 생각해보면, 전자입니다.
저를 유학까지 시키며 공부시킨 제 친정 부모님, 집에서 아이를 열심히 키우겠다고 하면, 펄펄 뛰십니다. 당연히 그러시겠지요.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 세달 정도 되었는데, 다음주에 어떤 연구소 면접을 앞두고 정말 내키지 않는 마음에서 글 올렸습니다.
제 입장이 되셨던 분들, 그리고 객관적인 의견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의 말씀을 듣고 싶어요.
1. 저의 경우
'06.9.20 4:19 PM (61.66.xxx.98)원글님의 생각이 제일 중요하고,
다음이 남편분의 생각이겠죠.
저도 박사까지는 아니지만,sky출신에 취직 잘되는 과 나와서
전업주부로 있어요.
가끔 왜 집에 있냐?란 말을 듣기도 하고
혹은 잘나가는 친구들과 비교당하기도 하지만 그냥 흘려들어요.
세상에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은 롯또 당첨같은 확률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런 소리는 제가 전업주부를 선택한 조그만 댓가정도로 생각해요.
남편도 결혼전에 자기는 아내가 일을 하지 않고 집에 있기를 원한다고 했어요.
제 생각하고 딱 맞아서 다행이었죠.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벌어오는 건 아녜요.
어찌어찌 절약해서 한달 한달 간신히 살고 있는정도죠.
애들 둘 제가 직접 가르치니 이것만으로도 얼마나 돈이 굳는거냐?하고 생각하고
대체로 만족해요.2. ㅠ.ㅠ
'06.9.20 4:23 PM (210.95.xxx.231)헉...............................
제가 쓴 글인 줄 알았습니다.
물론 저는 님과 비교도 안 되는 석사학위만 있고 나이도 많이 어린 사람입니다.
저도 남들이 보면 요즘에 너무 우스운 가치라고 할지 몰라도 '현모양처'가 되는게 꿈입니다.
아이 유치원/학교 다니는거 다 하나하나 챙겨 주고
더 나이가 들어갈 신랑을 위해서도 좋은 음식 하나라도 더 정성껏 하고 싶습니다.
지금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보수도 많고, 보람 있는 일이지만
여기서 평생 꿈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제가 꿈을 펼칠 때 엄마의 뒷바라지 없이 커 갈 아이를 생각하면, 언제라도 일을 접고 싶습니다.
적어도 제 가치관에서는 아이를 낳았으면 정성껏 키우는게 더 큰 의미 있는 일이니까요.
양가 부모님(시댁 돈 넉넉합니다. 돈 때문에 제가 일하기 바라지 않는 분들입니다)과 신랑도
제가 배운 것이 안 아깝냐면서 계속 직장을 다니라고 합니다.
그 대학, 그 대학원 나와서 전업주부 한다는 게 아깝지도 않냐구요...
시부모님도 제가 계속 직장 다니고 공부도 해서 박사학위로 따기를 원하십니다.
님, 저도 어떻게 하는게 가장 좋은 길일까요.
어짜피 어떻게 되든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후회가 남겠죠.
하지만 어떤 길이 더 적은 후회가 남는 길일까요?
제가 이런 고민을 하는 걸 알았던 신랑이 얼마전 까지는 심드렁 하더니 어제 밤 그러더군요.
"아이 키우면서 양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일 그만 둬
조금 더 아끼고, 조금 더 열심히 살면 되지"
정말 그 말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었습니다.
님은 박사학위까지 갖고 계시니 저와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이시겠지만 저 역시 가장 큰 고민이랍니다.3. 저도 박사과정
'06.9.20 4:53 PM (147.46.xxx.153)저는 미혼인 박사과정입니다.
음...제가 아직 미혼이라 원글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없겠지만,
전업으로 남기에 그동안 공부한거 아깝지 않으세요?
저는 지금 학위과정 중이지만, 단 한번도 돈이나 명예...뭐 이런거 때문에 공부한 적 없습니다.
그저 제가 좋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고요.
학위를 가지고 뭘 해보겠다 하는 생각 별로 안 해봤지만,
좋은 남자 만나 좋은 가정을 꾸리기 위해 그냥 전업으로 남는다는 생각도 안 해봤습니다.
힘들게 공부한거 학교든 직장이든 한번 풀어보고 싶거든요.
그게 아니면 저는 그야말로 공부를 위한 공부만 한게 되니까요.
또한 지금까지 공부하는 과정에서 저희 부모님의 뒷바라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제 나이 올해 서른인데, 유치원 다니던 5살때부터 지금까지 아침 등교길 배웅하십니다.
한번도 공부 열심히 해라 잔소리한 적 없지만,
부모님의 한결같은 뒷바라지와 기대...모른척 할 수 없었어요.
학위가 종이 한장에 불과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자신이 학위과정에 있어보지 않은 사람일거예요.
님이 학위를 받으실때까지 들인 시간이랑 돈, 그리고 엄청난 노력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4. 전,,,
'06.9.20 4:55 PM (203.229.xxx.2)가시면 고맙고, 시어머니와 남편 가신다면 님이 꼭 가야 할 자리는 아니지요..
옷 새로 준비 할 만큼의 자리는 아니지요..5. 원하는 것을
'06.9.20 5:20 PM (222.234.xxx.107)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일에 전력하세요.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는 사람마다 다른 거잖아요.
박사 따기 위해 공부한 것, 저는 그것 자체만으로도 보람있는 일이라고 봐요.
꼭 무엇을 위해서가 아니라.
집에 있는 엄마에 대한 추억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분명이 다를 겁니다.
좋은 엄마 되세요. ^^6. 제경우
'06.9.20 6:42 PM (222.232.xxx.224)저도 비슷합니다.
박사학위 눈물로 따고.. 그후에는 일이 잘풀려 교수되고... 그러나 초등학생인 아이들 지들끼리 아침 등교하고 하교하고 숙제하고.. 먹는거 엉망에 집도 엉망.. 이게 뭐하는 일인가 싶어.. 지금 잠시 자체 휴직중입니다.
그동안 아이한테 못해준거 해주며.. 사는게 이런건데.. 내가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이리 사나 싶기도 합니다. 솔직히 저 하나 집에 있어도.. 제가 속한 학계에 구멍이 나는 것도 아닌데.. 차라리 더 잘하는 이에게 길이라도 터줘야하나 싶습니다.
단하나.. 이십대를 바친 나의 열정과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워.. 차라리 세상과 그리 단절되지 않은 학문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아니 때때론 차라리 하지 말았어야 하는건 아닌가 합니다.
늦었더라도 최선의 선택을 하길 바라지만.. 어쨌든.. 너무난 힘든 결론입니다...
참고로 제 주변인들은 다 저를 이해해줍니다. 제 건강이 너무 안좋은 상태인데다가.. (축적된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 경제적으로도 기반이 잡혔다는 이유겠지요.. 제 건강이 안좋아 쉬고 있지만.. 저희 가족 특히 남편과 아이들도 건강한 상태는 아니였던 거 같습니다.7. ㅎㅎㅎ
'06.9.20 7:08 PM (211.192.xxx.192)내가 포기한 것을 아이를 통해서 보상받으려고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전업도 좋겠지요. 그러나... 저 과열 극성 엄마들의 극성 원인이 바로 포기한 내 인생을 보상받으려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더군요. 악덕 시어머니(^^)들이 본전 뽑으려는 것도 바로 그 희생(?)한 내 인생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8. 박사전업주부
'06.9.20 8:02 PM (222.239.xxx.71)답글 주신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저의 경우'님, 혹시 전공이 언제라도 재취업이 가능한 분야 쪽이신지요. 제 친구도 아이들 어린 동안은 집에서 아이 돌보는데 전념하나다가 얼마전에 파트로 다시 일 시작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제일 이상적이지요. 그런데 저는 그런 전공도 아니라서...
'ㅠ ㅠ'님, 박사 학위한 것, 저도 후회는 안합니다. 박사 학위 그 자체보다, 하는 동안 겪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 또 목표한 바를 이루어내겠다는 의지로 보낸 시간들, 나중에 뭘 하든지 도움이 된답니다.
'^ ^'님, 저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겠지요. 결국엔 그것들이 안 아까울 지경에 이른것이지요 지금 ^ ^
그것을 아까와하다가 나중에 더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요.
'저도 박사과정'님, 저도 결혼 전 학위 과정 중에 그랬답니다. 남자들과 달리 박사과정하는 여자들은 그 동기가 더 이상적이고 순수하지요, 학문을 한다는 그 자체에 대한 사랑이랄까. 하지만,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갖게 되어 부닥치는 문제는 피해갈수가 없네요.저도 부모님으로부터의 지원, 막대했습니다. 그것이 힘들때 버티게 해준 힘이 되기도 했고요. 지금 제가 바로 그 '부모'의 자리에 섰습니다...
'전'님, 저도 지금까지 남편이 그리 안정되었다고 볼수 없는 직업이었어요 그래서 계속 일을 할수 밖에 없었답니다.
'원하는 것을'님, 감사합니다. 이해해주셔서...
'제경우'님께서는 그래도 학교로 가셨군요. 건강이 안 좋으신 상태라니 다른 것 생각할 여지가 없으시겠어요. 우선 건강을 회복하셔야겠네요. 도움 말씀 감사드려요.
'ㅎㅎㅎ'님, 과열 극성 엄마는, 일을 하든 안 하든 있는 것 같아요. 전 다만 아이가 엄마의 손길과 정을 제일 필요로 할때 옆에 있어주고 싶은 맘 뿐이어요. 전업주부 되기로 하는 것이 '인생포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 아니시겠지만요. 도움 말씀 감사드려요.9. ..
'06.9.20 9:58 PM (58.121.xxx.30)제 아는 선배님, 사자 붙은 전문직이신데요 두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교육을 위해 그만두시는 걸 보고 많은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만두시기 전에 오랜동안 많은 고민을 하셨는데 남편께서도 아이가 더 중요하다 결정하셔서 그만두셨습니다...후회하지 않으시냐 여쭤봤더니, 그동안 도우미 아주머니, 아이들 교육비 쓰는 거 절감되어 경제적인 것도 별로 큰 타격 없다하시고..아이들 곁에서 아이들이 엄마가 있음으로 인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만족하신다며..절대 후회없으시다 하시더군요.
현명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10. 저도
'06.9.21 11:21 AM (221.141.xxx.146)읽다가 로그인 안할수 없어서요...
전 과정 수료하고 논문만 남기고 있습니다. 말이 논문만이지 앞으로가 시작이지요.
시간강사하면서 임신 8개월 인데요..
솔직히 논문 시작할 엄두 나지않고 나고 싶지 않습니다.
그동안 공부한것, 교수님 밑에서 고생한것.. 아깝지 않느냐는 사람 많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만하면 전혀~요... 원글님, 충분히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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