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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싫다..

우울모드 조회수 : 1,399
작성일 : 2006-09-11 11:13:57
2주만에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2주 전 4번째 계류유산하고 나니 엄마는 제게 창피하다 하시더군요.
남들 보기 창피하다..
저 그 말 듣고는 다시는 전화 안해야지 했습니다. 그토록 사랑하고 제 목숨다해 지켜주야 겠다고 생각한 엄마인데, 엄마상처마저 안고 같이 가야지 했던 엄마인데 엄마는 저에게 저만 안다 합니다.
어젯밤, 걱정이 되었습니다. 밤에 잠이 안오더군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심란했지만 전화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러다 오늘 아침엔 아무일 없다는 듯 전화를 해봤습니다. 이것저것 이야기하다 엄마는 매달 부치던 생활비도 못부치게 하고 어떻게 사는지 내가 시시콜콜 보고해야 하냐고 냉정하게 말합니다.

끊고 나니 2주 전 겪었던 공황상태가 밀려옵니다. 난 열심히 일을 해서 생활비도 부치고, 그 중에서 한푼씩 모아서 목돈 만들어 냉장고 바꿔 줄 생각에 기뻤고, 주방도 새로 할 생각에 신랑이랑 씽크대 알아보러 다니고 노후 걱정에 우린 차곡차곡 돈 불려 같이 먹고 살 대책 마련하느라 열심히 살았는데 이러십니다.
아버지처럼 엄마도 결국 우리를 이렇게 내모실거면서 왜 자꾸 자식은 가지라고 하는지, 난 벌써 자식을 네번이나 잃었는데 가져도 가질 수 없는 그 심정을 이해는 하는지요. 이리저리로 잘한다는 한의원 데리고 다녀서 서울서 제일 유명한 병원에서도 아무 이상없다는 나를 병신만들고, 돈아까워서 약도 한재 안지어 먹는다고 화를 내십니다. 그동안 약을 얼마나 먹어댔는지 지겨워 죽겠습니다.
신랑은 스트레스때문이라고 그냥 모른척 하고 지내랍니다. 다른 것 다 생각말고, 자기만을 위해서 살아달라는 신랑때문에 위로받고 삽니다.

나도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철 되면 백화점도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부모로서 행복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할 망정 가슴에 못은 안박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군 자식때문에 가슴앓이 한다지만 전 차라리 엄마가 없어도 잘 살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추석엔 내려가고 싶지 않습니다. 시댁가면 잘 지내시는 어른들 때문에 부럽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세상에서 최고였던 엄마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젠 자식 낳아 맘고생 하기도 싫고 부모도 싫고 오직 우리 둘만을 위해서 잘 살아갈 겁니다.
우울한 한주의 시작이네요..
IP : 210.126.xxx.76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끔은요...
    '06.9.11 11:21 AM (124.5.xxx.122)

    아주 가끔은 전생의 원수가 부부사이라고 하잖아요....그게 어쩜 부모 자식간이 아닐까 생각들때가 있어요....물론 저두 자식의 입장에서요....
    이렇게 가까운 사이에 서로 상처를 주고 살면 안되는데...
    님, 아기의 아픔 깊은 위로 드립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미워하시는 마음....제가 조금은 안다고 하시면 쫌 맘이 나아지실까요....
    곧 좋은 소식, 좋은 일만 있을꺼예요. 님처럼 착한분께는요...

  • 2. 모든부모님이
    '06.9.11 11:28 AM (61.106.xxx.170)

    다 드라마속 부모님 같지는 않은가봐요. 철없는 부모님도 있고.
    얼마전 엠비씨드라마에 금보라가 그렇잖아요.
    아는분도 친정엄마가 초등학교때 이혼하시고 계속 사업하신다고 사고 치고 계신가봐요
    좋은일 많이 하는 부부인데 엄마 빛 갚아주느라 허덕허덕대더라구요
    더이상 사고나 치치 말았으면 좋겠다고.
    참 지난번 어느 여교사 성폭행사건때도 부모님도 홀대했다는
    그런얘기들으면 정말 슬프지요
    원글님 우리 82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힘이 되어 드릴께요.
    힘 내세요. 그리고 아기 꼭 나으셔서 좋은 부모 되세요.

  • 3. 님,
    '06.9.11 11:29 AM (220.76.xxx.155)

    님의 마응이 지금 우울해서 그래요. 엄마 너무 미워마세요. 자식 가슴아픈거만큼 부모님 마음도 같이 아프실거예요. 엄마도 속상하다 보니 말실수를 하신거 같으네요.

  • 4. ....
    '06.9.11 11:49 AM (218.49.xxx.34)

    엄마도 그냥 사람일뿐 신은아니잖아요?
    그릇이 그만큼이시면 그만큼으로 인정은 하되 미워 하진 말자구요 .누군갈르 미워 하려면
    그 몇곱절 내가 망가져야 하니까 .

  • 5. 저도..
    '06.9.12 5:49 PM (125.137.xxx.48)

    저와 넘 비슷해 그냥 맘이 우울하네요.
    엄마에게 넘 실망하니까 원글님 같은 맘 저도 들더라구요.
    그냥 그 맘 저는 알고있어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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