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놓치다

[가을에]

지루한 멜로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예상은 빗나갔다.
결혼한 이후로 티격태격하는 골치아픈 연애담은 더 이상 골치아프다는 핑계로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날씨가 스산해지고 청명하기만 한 가을 냄새에 잠시 분위기를 탔었나 보다.

금요일 저녁, 집에 오는 길에 DVD를 빌려 오라는 신랑의 전화를 받고 늦게까지 그림 그리고 놀다 시간에 쫒겨 허겁지겁 달려 들어간 비디오 가게에서 손에 잡힌 DVD가 바로 이 영화였다.

바보같은 두 사람들,,어설픈 사랑에 가슴아파 하는데 난 왜 두 사람은 인연이 아니라고 결코 맺어지지 않기를 바랬던 것일까? 스포일러가 될 지도 모르지만 난 두 사람이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랬다.

일상을 옮겨다 놓은 듯한 설경규의 몸짓들,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져 흐를 것은 투명한 송윤아의 눈빛에 녹아들어 갔던 시간들이었다. 바보같은 남자와 바보같은 여자, 나쁜 놈이라고 낙인 찍고 싶었던 바로 내 남편같은 어설픈 남자라서 더 화가 났던 건 아닐까 싶다..
이 가을,,같이 보면 좋은, 내 곁에 누가 있어줘서 고마운 그런 영화였다.

[저는]

DVD를 구입해서 봤어요 터미널에서 둘이 헤어지고 울던 장면이 제일기억나요 영화제목도 좋구요.... 사랑을 놓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류의 영화 좋아져요. 다음주엔 레이크 하우스 보러갈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