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저녁 사소한 언쟁으로 삐져서 각자 잠든 우리 부부
어리둥절한 어린다섯살 아이가 눈치보며 엄마 아빠 싸워서 속상하다고 말하더군요
근데 어제 아침 또 어찌 그 화제를 올리다 핏대를 올리며 주일 아침부터
큰소리가 오가게 되었습니다
결국 화가나서 저는 옷을 주섬주섬 입고 쫒겨 나가게 되었습니다
나가려고 하는데 나가라고 하니까 좀더 화가 나더군요... 자기 집이라고...
에이 드러워서...
추운데 겉옷도 못입고 나섰습니다
제가 쫒겨 나는 모습을 보는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는걸 뒤로하고 문을 꽝 닫고
갈곳없어 직장 사무실에 문을 따고 들어갔습니다
점심 사묵고... 난방도 안되어서 다행이 가디간 하나 걸어 놓은거 겹쳐 입고... 차한잔 마시고...
참 이럴땐 친정도 가기싫고 친구도 못만나겠고 겨우 하는짓이 사무실가서 인터넷 조금 하고
때마침 이슈인 한-일 야구 보다가...7회초부터 하던데 또 거기서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하튼간 무지하게 찝찝했습니다
일도 손에 안잡히고 인터넷도 평소에 좋아하는 요리랑 살림도 눈에 안들어오고...
무기력한 가운데 타 놓은 커피도 잊고 자꾸 식혀버리고 안마시고...
7시까지 사무실서 버티다 근처 찜질방에가서 목욕도 하고(오래 하는게 지루해서 잘 안합니다)
그럭저럭 9시께 집에 들어갔습니다
남편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외면하고 방에 들어갔는데
식기세척기 돌아가는 소리랑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랑 집안이 깨끗해 진게 보입니다
종일 애보며 살림했나봅니다...
울 남편은 제게 잘못했다 싶으면 사과는 못하고 갑자기 열심히 청소와 빨래 설겆이등을 하고
저의 선처를 기다리는 버릇이 있습니다
쨰려보자(눈길 한번 주면 풀어지기 떄문에 외면해주곤 했는데) 웃는 눈으로 사과 합니다
나 청소했는데~ 빨래도 했는데~ 청소 다 끝나면 데리러 가려구 했는데...
미안해 내가 심했어...
이남자가 성질 많이 죽었구나... 속으로 생각하면서
허어 알긴 아냐?? 하고 유세를 떨었습니다
무기력하던 하루 서글프고 실패한 결혼생활 같던 하루가 남편의 한마디로 해피해지는거 보면
전 아직은 남편을 사랑하나 봐요
아이를 안고 뽀뽀하고 엄마 안보고 싶었어? 하고 말합니다
내일 아니죠 오늘 월요일이지만 어두운 월요일이 아닌거 같아서 행복해요
남편은 스팀 청소기 질을 아직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82에서 배우고 지른 가전이 집에 가득하네요... 히히
근데 제 살림 솜씨는 꽝이거든요... 화장실청소에 극세사 스폰지 들고 스위치 주위 닦고
스팀 으로 닦고 우리 남편 발동걸렸습니다
으헤헤 저 이렇게 계속 자랑좀 해도 되죠? 어제까지는 여기다 흉보고 싶은걸 꾹~ 참았거든요...
저도 50점 될까 말까 한 마누라면서 남편만 닦아세운게 미안해요...
어찌 해야 남편 힘이 나게 해줄까요...평소에 격무에 시달린 남편 몰아세운거 미안해 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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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니 어제죠..넘 무기력했는데...
좋은하루 조회수 : 467
작성일 : 2006-03-20 02:51:41
IP : 203.229.xxx.19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6.3.20 4:17 AM (211.178.xxx.137)내일 맛난 거 해 드리세요. 아니면 엎어놓고 어깨 등 엉덩이를 뒤꿈치로 꽉꽉 밟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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