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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갖기의 씁슬함

말짱황 조회수 : 1,384
작성일 : 2006-01-25 10:45:20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횡단보호 건너기에 대한 짤막한 실험 얘기가 있었습니다.
어느 차가 다니지 않는 특정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있는데,  실험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기 중일 때, 실험 동조자가 옆에서 같이 대기 하고 있으면
거의 모든 사람이 신호를 정상적으로 기다립니다.
그런데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합심해서 신호를 무시하고 건너게 되면
피실험자도 동조해서 신호를 무시할 확률이 90%가 넘게 되나 그렇다고 합니다.
본 지 오래된 내용이라 가물가물하고 사실인지도 모르겠으나 뭐 그러려니
하고 수긍이 가는 실험내용입니다.

처벌 확률이 거의 없는 사소한 규범의 경우에 사람들이 그걸 지키게 되는 것은
환경적인 사회의 암묵적 동의가 아닌가 싶습니다.

버스를 기다릴 때 줄이 정상적으로 서 있으면 새치기 하는 이상한 사람은
극히 드물죠.  그런데 첨부터 줄이 없는 경우는 우르르 몰려가게 됩니다.

뭐 따지고 보면 사소한 규범 뿐 아니라, 커다란 범죄도 모든 사람이 같이
저지르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상황이면 별 다른 꺼리김없이 동참하게 됩니다.
주말에 MBC2580에서 음료산업의 세금포탈 내용이 나오던데,  음료제조업자,
도매상, 유흥산업... 이 3가지 주체가 서로 윈윈(?)전략을 쓰면서 공공연하게
탈세를 하더군요.   뭐 조세제도 자체의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소위
유리지갑이라는 근로소득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신고소득자는
남들이 하는 만큼 맞춰서 탈세의 수준에 동참하려고 노력합니다.

MP3, DivX 등 사실상 저작권을 위반하는 자료들이지만, 인터넷 자유정신에
입각(?)해서 누구나 자유롭게 나눠 갖고 있기 때문에 아무런 꺼리김없이
동참합니다.  

82에서 그런 음지의 일을 봤다고 해서 비난하고자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다만 우리 모두에게 설정된 불법이 선의 너무 낮은가 하는 불안감이 있어서입니다.

미국처럼 MPAA같은 데서 눈에 불을 켜고 불법 영화 단속을 해서 무지막지한
벌금을 때리는 곳은 여전히 불법자료가 판을 치기는 하지만 사람도 아무래도
줄고 지하로 숨어들어가 있는 상태가 되죠.  
또는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 아니라 파일 다운받는데 하세월이 걸리는
환경이었다면 덤프 파일들이 이렇게 손쉽게 날라다니지도 않았겠죠.

모두가 그렇게 친절한 공유정신으로 가지고 있으므로
손만 뻗치면, 아니 몇번의 클릭만으로 손쉽게 선을 넘을 수 있게 됩니다.

뭐 저작권이 어떻고, 그런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항상 이런 글에 나오는 '너는 어떻게 사냐?' 라는 글에서 자유로운 사람도
아닙니다.  지금에야 살짝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문화콘텐츠(?) 구입에
돈을 아낄 이유가 없어 DVD,CD,책,프로그램 등은 맘 놓고 사는 편이지만, 저 역시
드라마 다시 보기 같은 것은 방송국 유료보기는 귀찮아서 안 쓰고
이왕 볼 거 화질 좋은 거 DivX 금방 찾아서 봅니다.  
국내에서 시판 안되는 미국 드라마는 동호회 찾아다니면서 열심히 다운받습니다.
돈 없는 학생 시절에는 당연히 모든 것은 불법자료로만 배를 채웠죠.

저도 DVD모으면서 사실 돈 낭비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남들이 DivX 찾는 거 크게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거나 소심하게 선을 안 넘으려 노력하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풍토에는 저항을 하고 싶습니다.

좋았던 사이트에도 이상한 악플들이 하나 둘 쌓이면 점점 수준이 내려가서
다들 비슷하게 되는 경우가 있죠.  

사소하지만 불법을 나눠서 행하는 일은 고마운 일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냥 그런 불안함이 있어서 씁슬한 글을 남깁니다.
IP : 203.130.xxx.158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예전에..
    '06.1.25 10:58 AM (125.245.xxx.130)

    어느 사이트에서 공유하자고 부추기는 분이 계셔서 (그것도 그 사이트의 주인이 쓴 책의 파일을 그 사이트 게시판에서...-_-;;) 그럴 수는 없다고 글 남겼더니 나누자는 것이 뭐가 그렇게 큰 잘못이냐..너는 불법씨디 없냐..라고들 하시는 통에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무슨 일인가 싶어 장터에 가 봤는데...정말 순수한 마음에서 나눌 수도 있고, 궁금한 분들은 부탁하실 수도 있지만 이렇게 되다보면 82는 또 그런쪽으로 흘러갑니다...인간의 마음을 흔드는 일이기에...그런 걱정이 남네요...

  • 2. 쩌비..
    '06.1.25 11:04 AM (221.151.xxx.88)

    저도 그분 살짝 걱정되더군요.
    그렇지만 학생이시라고 하던데 옆에서들 듣는소리 많으니 알아서 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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