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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먹고 온 남편

그냥... 조회수 : 1,499
작성일 : 2005-12-27 22:57:33
남편이 일 하는 곳을 옮겼어요..
자영업을 하고 있어서 위치를 옮기게 되었는데
시댁과 가까워졌답니다.
집은 35분정도 걸리고 시댁은 10분정도 거리지요.
일을 마치면 8시정도...
저녁은 보통 집에 와서 먹지요.
동지날  시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셨더군요.
아범편에 팥죽을 보내신다면서...고맙습니다.했지요.
집에 팥죽을 들고 온 남편..저녁상을 다 차리고 생선까지 다 구워서 차려놓자
팥죽을 이미 먹고 와서 배가 불러 못 먹겠다는 겁니다.
약간 기분이 상했지만
잊었죠...

오늘 저녁을 막 하려는데 전화가 왔어요.
어머님 댁에 가서 저녁을 먹고 집에 온다는 겁니다.
알았다고 하고 끊었는데
무슨 특별한 날도 아니고...갑자기...
물론 어머님댁에 가서 먹을 수도 있고
또 저녁먹고 오면 저는 사실 편합니다.
근데 왜 이리 마음이 불편한지요...
몸은 편한데 마음은 한구석이 허전하고 이상합니다.

사실 평소에 음식하는 것에 그다지 자신이 없는데
어머님께서는 음식을 아주 잘 하시거든요.
좀 주눅이 들어있는 상태지요...ㅠㅠ
그냥 좀 속상합니다..
내색은 안 했지만 ...그냥 그런 마음이네요..찜찜하니...

이런 일이 계속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고
사실 따져 보면 별 것도 아닌데
마음이 그저 그래요..
IP : 222.108.xxx.74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5.12.27 11:21 PM (211.210.xxx.57)

    저희는 남편 퇴근길에 시어머니 댁이 있습니다.
    6시에 퇴근이지만 집에 오면 7시가 넘어요.
    일에 바빠 점심 거르는 일이 잦아 그렇게 한번씩 시어머니댁에 들러 저녁을 먹고 오면
    내가 차린 밥상이 무색하지만 밥 차려주시는 시어머님이 너무 고맙습니다.
    저희도 70넘으신 시어머님의 음식솜씨가 40넘은 저보다 훨씬 좋습니다.
    시아버님 직업상 거창하거나 맛있어야 할 음식을 해야 할 일이 많으셨대요.
    故 박 대통령도 저희 어머님 음식 많이 드셨습니다.
    그러니 제음식은 어머님 음식에 쨉도 안되죠. ^^
    남자들은 여자와 달라 주전부리도 잘안하죠.
    점심 한 술 뜨고 지나 8시까지 굶었을거 생각해보세요.
    그렇게라도 어머님댁이 가까와 한 술 뜨고 올수 있는걸 기쁘게 생각하세요.
    제가 결혼이란걸 하고 20년 넘게 살아보니 남편은 나만의 존재가 아니고
    시어머니의 아들이고, 내 아이의 아버지인 共有의 개념이 더 짙어지네요.
    한번씩은 어머니께도 아들에게 밥상 차려줄 수 있는 즐거운 기회를 넘겨드리세요.
    귀찮다 귀찮다 하시면서도 어머님은 아주 행복하실거에요. ^^

  • 2. ..님
    '05.12.27 11:53 PM (220.88.xxx.211)

    '시부모님의 아들, 나의 남편, 내 아이의 아버지인 공유의 개념'
    요 근래에 가장 현명한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을 만났네요.
    (요사이 젊은 부부들에게 꼭 들려 주고 싶은 말이였거던요)
    가슴 가득 평안함 안고 갑니다.
    ..님도 평안하세요~
    (가까이 계신다면 따뜻한 커피 한잔 나누고 싶군요*^^*)

  • 3. 인절미
    '05.12.28 12:45 AM (211.201.xxx.122)

    윗분들 이쁜맘으로 사시는군요. 저도 닮고싶네요.
    원글님! 살짝 섭섭도 하시겠지요. 하지만 밥 챙기기 귀찮다고 오지 말래는 부모님도 계시답니다. 흐흑!
    동지죽 까지 보내시는 시어머님께 잘 해드리세요.
    나같은 사람은 부럽기만 하군요. 시댁을 적이 아닌 나의 가장 가까운 아군으로 생각하심 편할겁니다.
    사실이 정말 그렇고요~ 맘 편히 행복하세요~ ^^

  • 4. 멋지세요
    '05.12.28 12:58 AM (220.120.xxx.24)

    맨위에 쩜쩜님~
    굉장히 멋지십니다.
    본받고 싶네요.

  • 5. ..
    '05.12.28 3:05 AM (200.63.xxx.58)

    같은일을 두고도 어디에 촛점을 두느냐에 따라 많이 다르게 생각이 되거든요.
    나 음식도 못하고..귀찮기도 한데...먹고오면 고맙다 이리 생각하시구요

    대신 남편분께 식사를 하고 오실예정이시면 미리미리 전화를 달라고 하세요.아예 저녁준비를 안하는거하구 저녁준비 실컷 해놨는데 먹고 왔다고 하는것은 엄청난 차이지요..

  • 6. 글쎄요
    '05.12.28 3:16 AM (24.83.xxx.10)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차렸는데 남편이 그러면 좀 섭섭하겠지만
    다른 관점에서....
    저 같으면 요리에 자신없어 어머니 손맛을 따라갈 수 없다면
    어머니께 찰싹 달라붙어 전수받으려고 할 것 같은데요
    우리 살면서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건가요?
    아이들이 커가면 더 하답니다
    '엄마 오늘 저녁은 뭐야?' 저녁 먹고나서 내일 아침 메뉴까지 물어봅니다
    (제 아들 사춘기라 크느라고 뱃속에 거지 수십명...)

    님이 어머니 요리솜씨 배우겠다고하면 흐뭇해하실것 같은데요
    요리는 하면 할수록 느는거랍니다

  • 7. 산외리
    '05.12.28 10:40 AM (218.234.xxx.85)

    댓글들에게 만점을 주고싶습니다.

    특히 맨 위에 ..님께 고맙다는 말씀까지 하고 싶네요


    아들 둘 만 키웠는데...
    요사이 글 읽다보면 아들 장가 보내면 의절하고 살아야겠더라구요..
    딸들은 친정엄마와 수시로 전화하고 쇼핑도 하고 재미있게 지냈것 같은데...

    아들만 있는 엄마는 장가보내면 아들과 전화를 해도 눈치고 ...
    어쩌다 며느리 없이 만나도 더욱 눈치를 바야하는 것이 아닌가하고요....

    그러다 보니...
    아들 장가 보내서 맛있는것.. 예쁜 것 주고싶어도 며느님이 혹여 '그까이거 주고 생생낸다 할까봐...
    혹여... 숫제 안받고 나 만 편하게 살고 싶다고 우리아들 들들 볶을까 염려되어....

    그냥 장가보내면 서로 모르는적 하는 것이 울 아들 편하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까지도 생각이 든답니다...

    그래도 작은 것에 고마워하시는 며느님들이 계셔서 ...
    제발 비느니 그맘.. 예쁜 맘 가진 이쁜 처자와 맺어지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래봅니다...

  • 8.
    '05.12.28 11:38 AM (61.102.xxx.159)

    산외리님
    그렇죠
    저도 꼭같은 걱정아닌 걱정을 하는아들가진 엄마입니다
    저런 지혜로운 맘을가진 처자를 며늘로 맞이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누이일로.시부모일로.글올리는 분들 저말을 꼭 기억한다면
    82사이트는 정말 훈훈한정이 넘칠텐데요
    따뜻한 가정만들기 본부에서 아마 상이라도 줄것같은데요^^

  • 9. ....
    '05.12.28 1:00 PM (125.246.xxx.69)

    ㅎㅎㅎㅎㅎ
    마음 먹기 달렸어요.
    얼마나 좋아요...
    편히 생각하세요...
    그리고 맛있으면 맛있다고 해주십사해서 가져다 드시기도 하고
    또 어머님 하실때 자꾸 같이 거들어 배워보세요.ㅎㅎㅎㅎ

    저도 아들만 키우는지라~~
    이따금 처가에 잘하고, 처가에서 예뻐하는 아들때문에 속상하다는 사람들 본답니다.
    저는 꼭 그런 사돈 만났으면 좋겠다고,,,,해요.
    얼마나 좋아요??
    울아들을 그리 예뻐해주고 또 거둬 먹이고 하면~~

    그렇게 편히 생각하시고 마음 털어버리세요...

  • 10. ㅎㅎㅎ
    '05.12.28 2:08 PM (211.219.xxx.100)

    리플달려고 로그인 했어요
    전 점두개님 리플보면서 에고 혹시 이곳에서 저분 또 공격당하시는거 아닌가 했는데
    공감하시는분들 계셔서 참 다행입니다 ^^;;
    이곳에서 글 올리고 리플 달리는것들 보면 물론 텍스트상으로의 느낌은 달라지기 마련이기는 해도
    참 무섭다라는 생각 했었거든요

    제 남동생 한명 있는데
    이곳의 글들 읽어보면서 쟤 결혼하면 남남되는거 아닌가 했었거든요
    저희는 새언니랑 같이 스키장도 가고 해외여행도 가고 그러는데
    새언니가 원래 싫어하는데 억지로 하는건가 싶기도 했구요

    그런데 윗분들 보니 뭐..안그런 사람도 많구나 이런 생각 드네요
    윗분들 걱정 안하셔도 될거에요

    제 주위 친구들도 그렇고...다들 물론 시댁 완전 마음에 들어하지는 않지만 ^^;;
    나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더라구요

    행복은 자기 하기 나름인것 같아요
    마음먹기 나름이기도 하구요

  • 11. ^^
    '05.12.29 2:07 AM (219.240.xxx.45)

    맨 윗분이 너무 지혜로운 말씀을...
    인생의 깊이가 묻어나오는 말씀이군요.

    모두가 '독점욕' 때문에 스스로 괴로워하고 남을 괴롭히는 것 같아요.
    내 아들을 독점하고 싶어서 며느리를 경계하기도 하고
    시어머니에게서 남편을 더 많이 뺏고 싶어 마음 고생도 하고...
    물론 한쪽만 이해하고 물러서면 안되겠지만
    너그럽게 마음 먹는 순간부터 평화가 차오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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