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날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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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잡고 나니까 할 일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네요.
남편일 잘 되서 큰 집 사게 되는  줄 알고 좋아서 들썩거렸는데 잘못되었어요.
사람을 너무 믿어도 탈이더라구요.
당장 먹고 살 일이 막막하게 되니 남편이 맘 바꿔 이력서 수없이 써서 취업하게 되었구요.
멀리 출퇴근하느니 시간도 비용도 아낄 겸, 기분전환도 될 것 같아 이사를 하기로 맘 먹고,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집 둘러보고 온 날 울 집 내놓았더니 바로 빠지고 이틀 뒤 우리가 갈 집도 계약했어요.
우리 딸도 여기서 낳았고 좋은 일도 분명 있었는데 워낙 사연많은 집이라 미련은 없네요.
평촌 17평 전세 빼서 인천 22평 계약하고도 천만원이 남아요. 그걸로 빚 갚기로 했습니다.
넓혀 가는 건데도 허전하네요. 워낙 작은 평수들이라 그닥 차이도 없어 뵈고... 남의집살이 어떨 지 모르겠고...
24평 넓직하고 좋아보여 정말 가고 싶었는데, 어이없게 날려버린 돈 이천만 있었더라도 충분히 갈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에 너무 허탈하고 많이 서운했습니다.
삼 년동안 나름대로 아끼고 살았는데 이게 뭔가 싶고,  당분간 돈쓰지말고 모으자는 남편 말에 그동안 내가 뭐 쓴 거나 있냐며 억울해하고 그랬습니다.
많이 미안해하는 거 알면서도 맘다스리기가 쉽지가 않네요.
그냥 펑펑 쓰고 살 배짱이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럴 위인이 못되니 또 절약하며 살다보면 좋은 날도 있겠지요...

[그래도]

제가 가장 부러운 사람이 이사가는 사람입니다.
저희 빌라가 안팔려서요 윽!
새곳에 가서는 좋은일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