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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바랄 나위도 없건만....

김흥임 조회수 : 1,447
작성일 : 2005-03-30 10:26:44
중환중이시라 밥을 못드시는 아부지 위해 뭘좀 드실수 있으려나
뭐 한점이라도 드시게 할까
고민이 소리 없는 내 요즘 일과다.

어제도 손질된 멍개하고 과일챙겨들고 가
잠드신 아부지 발을 가만이 주무르며
아부지 딸 왔어,하니 반가이 일어 나시긴 하는데
아부지 엄마 두 노인네사이에 묘한 기운이 감돌고
큰올케 언니 눈짓으로 웃으며 두 노인네 싸우셨다고 일러준다.

입언저리 훔친 휴지 한장도 할멈이든 딸이든 손 안거치고
기어이 당신 손으로 처리 하시는 정갈한 노인네가
목에 욕창은 눈에 안보이니 당신손으로 어찌 못하시고
엄마나 자식들손을 하루 몇번씩 빌리셔야 하는 날들인데

아부지 병구완하다가 엄마도 낙상을 하셔 다친 다리가
터질듯이 부어 올라 몇날이나 지난 뒤에서야
째고 꿰메고...

고생이 이만 저만이신 날들인지라 아마 찡그려진 얼굴을
아부지한테 들키신 모양이다.

정갈하신 자존심에 오해를 하셔 맘에 없는 말로
엄마맘에 상처를  주신 모양이다.

당신앞에 놓아 드린 드실것을 자꾸 자꾸 엄마 앞으로 밀며
먹어봐
먹어봐,하신다.
화해의 몸짓이신게다.

아부지 엄마랑 싸웠어?
물으니 엄마가 아부지한테 물어 보라 신다
아부지 손을 보듬어 잡고 쓰다듬으며 "아부지 누가 이겻어?
물으니"말도 안되는 말했으니 내가 졌지,하신다

엄마가 아부지 상처 손봐주기싫어 상 찌그릴 노인네 아니란건
아부지가 더 잘 알잖어?하니
"알지,하시는데
얼굴로는 웃으며 중재중이지만 가슴이 아프다.

아부지가 당신몸 원체 힘드시니 맘에 없는말 하신거
엄마도 가슴에 담아 두지말라시니
잘알지만 서운함은 생기신단다.

화 내실
짜증 부리실 기력이라도
현상태 유지만 하시면 좋겠다는 아들 며느리들에
밤이나 낮이나 손이 되고 발이 되어 주는 할멈에

복은
복은
다 누린 양반인데 우째 가시는길은 저리 힘겨운길로
허락 받으셨을고


IP : 221.138.xxx.14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5.3.30 10:42 AM (218.51.xxx.99)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저희 엄마 아버지는 이따금 싸우시는 것 같아요...꼭 저한테 들키시죠....우리 엄마 아버지도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ㅠㅠ

  • 2. .....
    '05.3.30 11:00 AM (211.216.xxx.15)

    요즈음 저희 부모님들은 안 싸우신지 6개월정도 되신거 같으네요.
    넘넘 좋습니다.
    솔직히 지금은 건강하시지만 , 70 넘으신후부터는 두렵습니다.
    하지만 , 제게 닥치는 고통을 비껴가고 싶은 생각없습니다.
    그 고통비껴 더 큰 시련만날수도 있음을 알아서 일까요.
    화이팅입니다요.....

  • 3. 양파부인
    '05.3.30 11:15 AM (222.101.xxx.243)

    그래두 그런 표현도 쓰시고, 싸우시기도 하시니 행복하시네요..
    저희 시아버님은 50년 넘게 같이 산 우리 어머님께 '마누라 어디갔어?' 라며 물어 보시고, 자식도 몰라보시고, 배가 고프신지도 모르시고, 14년 전에 돌아가신 엄마(시할머님)만 찾으세요.
    우리 어머님 불쌍해서 너무 속상할때 많답니다. 평생 시누에 시동생에 시모에 고생하시다가 좀 편해지실만 하니까 남편때문에 집에 메여서 답답하게 사세요.
    같은 며느리 입장이라서 그런지 그런 시아버지는 답답해보이기만 하고, 시어머님은 너무 안타까워요.

  • 4. 커피와케익
    '05.3.30 12:25 PM (203.229.xxx.139)

    ㅠㅠ..저도 요즘 나이가 들었나봅니다..

    김흥임님 글을 읽고 생각나는 것이..
    에고가 무척 강하셔서 자식들을 참 많이도 상처주셨던 엄마아부지..
    구구절절히 말하자면 길고...하지만

    요즘은 전처럼 원망스럽지도, 야속하지도 않더라구요.
    그냥 아프시지만 마셨으면..뭐라고 하셔도 좋으니 그냥 요즘처럼만 건강하셨으면..
    하는 생각이 매일매일 든답니다..에구...

    저도 나중에 늙으면 남편에게 김흥임님 어머님처럼 해줄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남편은 능히 그럴 사람이지만..에휴..수양을 좀더 해야 하나봅니다...

  • 5. 미네르바
    '05.3.30 5:40 PM (218.146.xxx.163)

    ^0^

    늘 님의 글을 접할 때면 다시 한번 저를 되돌아 본답니다.
    나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저는 훌륭한 사람을 만나면 따라 하고 싶고
    훌륭치 못한 사람을 보면 갋아주고 싶은 성향을 가진지라 ...
    (너무 훌륭한 분들을 봤는데 손해를 많이 보고 사시더군요)
    님의 글은 다시 나의 행동을 바르게 잡아줍니다.

    효도에 대한 생각은 항상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지만 나는 실천하고 있는지
    자주 찾아뵙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게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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