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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늙었나 봅니다.

분당 아줌마 조회수 : 1,578
작성일 : 2005-03-29 13:48:24
늙으면 인생이 재미 없는줄 알았어요.
내 젊은 청춘이 마음은 그대로인데 밀려서 밀려서 떠나가는게 아쉽기만 했죠.
그런데 40이 훌쩍 넘어가면서 보니 나이 드는 것이 좋은 점도 있네요.

우선 아이한테 덜 메인다는 거죠. 아이 학교 갔다 오고 학원 가고 하니 제가 좋아하는 CSI를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좋고 밤에 싸우나 갈 수 있어서 좋아요. 또 바쁜 동생(아이가 샛이고 막내가 16개월) 조금만 도와 주어도 고맙다고 밥도 얻어 먹고

또 남에 대한 배려가 생기네요. 저도 젊어서는 시어머니, 남편과 맘고생 많이 했죠. 직장 다니며 아이를 키웠으니. 요즈음은 웬만해서는 남편과 싸울 일이 없어요. 시어머니한테도 할 소리하고 개기지요. 전에는 지기 싫어서 꼿꼿했는데.

경제적인 것도 그래요. 그 전에는 내가 아끼고 안 쓰면 큰 돈이 모일줄 알았죠. 그런데 살아 보니 내 그릇대로 사는 걸 알았고 전처럼 아둥 바둥 살지도 않아요. 마파도의 김수미 말처럼 '인생은 고무신에 붙은 껌이다'라고 생각하고 살죠. 잘 사는 친구 만나 밥도 얻어 먹고 (남편이 일년에 10억 이상 버는 집) 외판하는 친구 불러서 김치찜도 해 먹고. 예 전에는 내가 제일 잘 나야 하는 줄 알았는데....

참!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안 했네. 우리 싸이트에서도 봉사 좀 하죠. 아이들 봉사 하는데 가 보면 막상 아이들 보다 여자 어른에게 어울리는 일이 더 많던데. 전에 혼자 해 보니 벌쭘해서 다시는 안 하게 되네요. 저야 할 줄 아는게 몸으로 때우는거 밖에 없지만 여러분 중에 재주 좋은 분 많잖아요? 제가 아는 건 밥 먹이고 빨래 개고 기저귀 빠는 거 밖에 몰라요. 좋은 의견 좀 주세요.

봄이네요. TV에서 '입맛 없는 봄철에 좋은 음식'을 방영하는데 제 입맛은 어찌나 좋은지. 생선 구이 집에 가서 남편이랑 밥 한 그릇 다 먹었네요.
IP : 221.153.xxx.13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양파부인
    '05.3.29 2:15 PM (222.101.xxx.243)

    너무 부럽습니다. 아이구, 저두(마흔 중반) 이 직장 그만두고 님처럼 살고 싶어요. 근데, 돈 이란게 한번 벌기 시작하니 멈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제밤에는 너무 피곤해서 '생전 먹지 않던 보약을 먹어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이 체격에 보약하면 남들이 웃습니다.)
    내년쯤엔 정말 그만두고 봉사활동 하고 싶은데, 그땐 같이 해요..
    생뚱맞죠? ^^

  • 2. CSI
    '05.3.29 3:01 PM (220.127.xxx.114)

    CSI 좋아하시나 봐요. 반가워요.

    길( 길 그리썸) 반장님 명대사 어제 배운거 있어요.
    What we are never change
    but who we are..... never stop changing.
    육체적인것은 변하지 않아도
    정신은 계속 변한다.

    호( 호라시오) 반장님 어록
    The best self defense is honesty life.
    최선의 방어책은 정직하게 사는것이다.

    돈 많은 범인이 최선의 방어책은 '돈'이다 라고 하니까
    호반장님이 하신 말씀 입니다.

    '길'반장 '호'반장 두분 다 너무 멋져요.

  • 3. 보들이
    '05.3.29 3:11 PM (221.155.xxx.57)

    넉넉함과 푸근함이 느껴집니다 ^^*

  • 4. 김민지
    '05.3.29 3:17 PM (203.249.xxx.13)

    저도 얼릉 나이 더 먹어서
    분당 아줌마님 처럼 살고 싶어요 *^^*

  • 5. 어중간한와이푸
    '05.3.29 4:09 PM (218.53.xxx.57)

    역쉬 연배가 비슷하면 생각도 같아지는듯...공감 가는 부분이 많으네요 ^^
    저두 CSI 엄청 좋아하는디...호라시오는 우째 목소리가 멋지죠???

  • 6. 꿈의 공장
    '05.3.29 5:48 PM (218.51.xxx.47)

    분당아줌마님.저랑 연배가 비슷하신듯...
    거기다가 저도 분당에 살지요...
    예전부터 저도 맘맞는 82식구들이랑 봉사다니면 어떨까하고 생각했는데,
    분당아줌마님도 저랑 똑같은 생각을 하셨군요...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할머님들만 계시는 곳에 다니고 있는데,어디든지 같이 다니면 정말 좋겠어요..
    이참에 분당사는 분들끼리 모여서 번개한번 하고 봉사단을 결성하심 어떨런지요..
    아,그리고 저는 그리썸반장님이 넘넘 좋아요..~~ㅎㅎ

  • 7. 현수
    '05.3.29 6:28 PM (211.179.xxx.202)

    다들 계...하실래요?^^

  • 8. alice
    '05.3.30 12:21 AM (211.189.xxx.219)

    봉사하시고 싶으신분 같이해요. 제가 다니는곳 있거든요. 아이들과 같이놀아주구 밥도먹이고 목욕도 시키구 아니면 주방에서 간단한 주방보조 하셔도 되요. 저도 전부터 82식구들과 봉사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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