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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 가시고나서.......
애들 보고싶어서......
친정아버진 올해 일흔셋이세요.
원래 너무나 무섭고 엄하고 또 대한민국 경상도 남자의 표상이였죠.
어릴적부터 지금껏 아버지를 아빠라고 불러본적이 없어요.
그만큼 강하신 아버지.........
감히 그 앞에서 불평불만을 할수가 없었죠.
지금 남편이랑 결혼하겠다는 얘기를 아버지에게 첨 하던날......
넘 무서워서 울면서 얘기를 했었어요.
천하의 무서울것이 없는 저이지만 아버지앞에선 고양이앞의 생쥐처럼 바들바들 떨었답니다.
근데 울 집이 오빠둘에 내가 막내딸이거든요.
아이가 둘 된 지금에 생각하면 정말 아들둘을 얻고서 마지막에 얻은 딸은 너무나 이뿌고 귀여운 존재잖아요.
그래선지 아버진 출장을 가셔선 항상 내 옷이나 인형들을 사다주셨어요.
초등학교 1학년때 피아노를 배우겠다니 바로 피아노를 사주셨고.
기름보일러 기름 하루에 몇센티나 쓰는지 재는 무지무지 알뜰하신 아버지로썬 정말 대단한 인심이셨죠.
그걸 몰랐어요.
....................
결혼하고서야 또 아이들 낳고서야 조금씩 알게되었어요.
그걸 알고서는 아버지가 한번씩 다녀가시면 아버지의 뒷모습을 도저히 쳐다볼수가 없더군요.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때문에..........
첫아이를 가졌을때 축하보단 야윈몸에 출산을 걱정하셨고(제가 좀 말랐거든요) 항상 어떻게보면 아이들보다 내걱정이 많으신듯해요.
칠순이 넘은 연세에 손주라곤 우리 딸둘뿐이랍니다.
그러니 손주사랑이 얼마나 크신지.........
그 마음을 아는지 울 큰딸(7살)이 할아버지 오신날부터 언제가시는지 먼저 물어보곤 걱정이었어요.
금요일날 오셨는데 월요일 가신대도 금욜저녁부터 월욜 빨리 안왔으면 좋겠다고 난리도 아니었죠.
그러다가 결국 월요일이 왔답니다.
나도 모르는 새에 칠판에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두신 아버지........(집에 큰 칠판이 있거든요)
새벽같이 대만에 출장을 가는 남편을 데려다 주고 또 큰딸을 유치원에 보내고는 들어오니 바로 가시겠다는 겁니다.
아마도 피곤한 내가 아버지때문에 쉬지 못할까봐 그러시는듯......
점심드시고 가시래도 막무가내로 가시겠대요.
그래서 터미널까지 모셔다 드린댔더니 혼자 가신다고 박박 우기셔서 겨우겨우 모셔다 드리기로 했어요.
몰래 가방 앞주머니에 차비를 조금 넣어드리고서 차에서 내리는 아버지에게 앞주머니에 차비 넣었다니까 바로 빼서 주시려기에 쏜살같이 집으로 와버렸어요.
청소를 하다가 문득 칠판을 보았죠.
사랑하는 재의,재완 잘먹고 잘 자고
아빠엄마 말씀 잘 듣고 잘 놀아요
할아버지 또 올께 . 안녕
갑자기 쏟아지는 눈물............
아버지가 오래오래 사셔야 할텐데.....
너무나 저려오는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줄줄 흘렸답니다.
겨우 마음을 수습해서 유치원에서 오는 큰아이를 데리고 왔어요.
큰애한테 할아버지가 편지 남기셨더라 그랬더니
들어오자말자 칠판으로 달려가더군요.
편지를 읽고는 울 큰딸 하는말......
" 엄마......눈물날려고 해.....마음이 아파 "
.................................
그러면서 빨개진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흐르더군요.
나두 또 눈물이 나오려해서
"재의야.......엄마두 눈물나려고 하는데.....우리딸 엄마랑 똑같은 마음이구나" 하면서 우리 모녀는 부둥켜 안고 눈물을 쓸었답니다.
아버지~~~~
아버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해요........
아버지 말씀처럼 재의 시집갈때까지요~
한번도 아버지에게 직접 말한적 없답니다.
하지만 " 아버지~ 사랑해요~~~~~~ "
1. 저도울고갑니다.
'05.3.14 9:03 PM (211.191.xxx.24)돌아가신 우리 친정 엄마 생각에 눈물 납니다..
가슴이 미어지네요..
첫 손녀인 5살된 딸을 마지막으로 본게 4살도 안되었을때였네요.
둘째 낳치 말고 우아하게 살라시던 우리 엄마는 돌아가시자마자 우리 부부에게 귀여운 아들을 선물 주고 가셨답니다.
돌아가신 그 다음주 삼오제 지나고 지금 5개월된 우리 아들래미가 생겼거든요.
살아계실때 보셧으면 너무 예뻐 하셧을텐데..
너무도 그립고 너무도 사랑하는 존재들인데..
그것을 결혼하고 아이를 키워봐야 부모님의 마음을 알겠더군요.
안타깝습니다..
부디 부디 친정 아버님께서 건강하시고 무병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2. 어여쁜
'05.3.14 9:06 PM (222.96.xxx.55)눈물 뚝뚝...ㅠㅠ
3. 복숭아
'05.3.14 9:14 PM (221.146.xxx.141)저도 이해가 갑니다....
저희 아버지
까다로운 성격이시죠.
저도 아버지랑 비슷한지라
저희집에선 저만
감히 아버지와
'박박 싸운' 고얀 딸입니다만
우리 아버지
복숭아 철마다 복숭아 사다가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 주셨습니다.
저 어려서 복숭아 알레르기 있었거든요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껍질을 못만졌어요
지금은 그렇지도 않고
저사는 서울이 더 흔하겠건만서도
첫 복숭아 보시면
바로 상자째 실어
손수 씻어 넣어 주고 가셨답니다ㅠㅠㅠㅠㅠ4. ㅠ.ㅠ
'05.3.14 9:22 PM (220.81.xxx.113)친정 아버지 보고싶어..눈물이 찡하네요
우리 애들도 못보고 돌아가셨고..
살아계실적..엄청 우릴 고생시켜..애먹이시더니..
그렇게 일찍 돌아가실줄....
많이 행복하세요..^^5. yuni
'05.3.14 9:32 PM (211.178.xxx.57)ㅠ.ㅠ 저도 눈물이나요.
제 아버지는 병상에 오래 계셔 이젠 글씨도 쓰실 수 없답니다.
우리 아버지 글씨 참 예뻤는데...6. 해달별
'05.3.14 9:46 PM (61.99.xxx.250)저도 아빠 생각이 나네요..
아빠 보고 싶어요.7. 사랑해아가야
'05.3.14 9:50 PM (61.78.xxx.221)저희 친정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8. 팔불출엄마
'05.3.14 10:01 PM (222.109.xxx.72)찡합니다.
저도 건강하실 때 잘해드려야 할 거 같네요.9. 경연맘
'05.3.14 10:01 PM (221.166.xxx.22)친정생각하면 왜 이렇게 눈물부터 나는건지...
10. 사랑공주
'05.3.14 10:15 PM (219.241.xxx.205)정말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11. 민이맘
'05.3.14 10:35 PM (211.212.xxx.250)에잉..왜 울리고 그러세요..아빠 보고싶네요..
12. 첨밀밀
'05.3.15 1:42 AM (81.71.xxx.198)어휴.. 눈물나라...
정말 가슴 먹먹해지네요.
외국에 나와 있으니 더 간절해지는거 같아요.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요..
낼은 전화한통 꼭 해야지..13. 뽀로리~
'05.3.15 1:49 AM (65.96.xxx.1)훌쩍~ 아이... 아침부터 눈물나려해요... ㅠ.ㅜ
14. 미네르바
'05.3.15 8:26 AM (218.146.xxx.137)^0^
저도 커면서 아빠 소리 못하고 아버지라는 말만 했습니다.
마음이 여린 분이라도 경상도 장남이라서 권위의식 같은것 많았거든요.
그 시절 다른 아버지들보다 많이 나았지만....
그 아버지께서 저 시집보내고 어찌나 우시던지...
저는 그때 새삼 아버지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자라면서 저 하고 싶은 것 안 시켜준다고 많이 삐지고 했거든요.
ㅠ.ㅠ15. 최은주
'05.3.15 9:21 AM (218.152.xxx.139)결혼하고도 항상 제 주변에서 늘 저와
우리 아이들을 말없이 챙겨주시는 엄마,아빠
늘 같이 있어서 고맙고 감사한지 모르고
지날칠때가 많아요. 님 글읽고 새삼
죄송하고 부모님께 감사함을 느끼네요.16. 창원댁
'05.3.15 10:16 AM (211.187.xxx.124)울 아버지 생각나네요
일욜에 찾아뵐려다 감기땜에 안갔는데....17. 그린
'05.3.15 12:36 PM (219.241.xxx.167)아~~ 어떻해요...
저의 아버진 오늘 서울 다녀가시면서
오히려 제게 기름값하라고 용돈 주고 가셨는데...
눈물나요....ㅜ.ㅜ18. 현수
'05.3.15 1:18 PM (211.179.xxx.202)저 밥먹는 중인데....(죄송)
눈물이 왈칵하네요.
저희 아버지도 일흔셋이십니다.
점심하셨는지... 전화넣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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