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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고찰...미스마플님 올려주신 얘기 땜에

익명 조회수 : 917
작성일 : 2005-01-04 13:35:00
*팔려서 익명님이 올린 글에 미스마플님이 달아주신 남의 나라 사람들 얘기를 읽다가...
갑자기 사랑에 대한 깊은 생각이 하고 싶어졌습니다.

미스마플님, 허락도 없이 답글을 복사해서 죄송해요.
내려달라고 하시면 금방 내릴께요.
아니면...보충 설명 달아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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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친한 미국여자친구 이야기 해드릴께요.
제친구 이름은 A입니다.

미국에선 동거가 흉이 안되는거 다들 아시죠?
그 친구에게 아주 잘생긴 남자친구 G가 있었어요.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아주 동거나 마찬가지로 서로 왔다갔다 하던 사이..
G가 아주 자상하고 멋졌어요.
자기 여자친구가 아끼는 친구라고 저한테도 엄청 잘해주고..
제 여자친구 발맛사지, 주방일도 잘하고..

그런데 그 남자가 대학때 사귀던 여자가 있었었요.
K라는 머릿말을 가진 여자..
이 남자랑 4년 가까이 사귀다가 막판에 다른 남자가 좋다고 G를 버리고 가서 결혼까지 했다네요.
그러고 세월이 쬐금 지나 G가 자신을 추스리고 제 친구 A를 만난거예요.
미국에서도 집안같은거 다들 많이 따지는데..
G의 미래에 A의 아빠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수도 있고.. 이래저래 좋은 상대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K가 자기 남편의 아이를 임신하고 이혼을 했답니다.
이혼한 이유는 저는 모르는데 하여튼 그 전남편의 아기를 임신한 상태로 K란 여자가 G를 찾아왔는데..
G가 미련없이 K와 결혼을 해서 아이를 호적에 넣어서 사생아가 안되게 하더라는 겁니다.
제 친구는 졸지에 버림받고 우세하고... 상처가 컸는데..
웃긴게.. 얘도 G를 못 잊고.. 그때가 1993년초였는데..

그리하여 세월이 흘러...
1997년 크리스마스마다 모이던 스키모임에..
제 친구 A 가 파트너로 델꼬 온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
전남편한테 다시 가버린 K때문에 가슴에 구멍이 뚤린 G 였답니다..

A가 걱정되는 오랜 친구들..
다 G를 인간처럼 보지도 않지만.. 그래도 어쩝니까?
A는 그 친구가 글케 좋다는데...
3년 넘게 수 많은 남자들을 만나 요란한 편력을 보여도..
늘 그 남자만 바라본 친구인데...

2005년 지금 현재.. 제 친구 A는 또 다시 혼자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가 이 이야기를 읽고...곰곰히 생각해 본 것은:

1. G는 A에게 두번이나 상처를 주었으니 비난받아야 마땅한 남자일까?
2. G에게 상처를 두번이나 준 K역시 비난받아야 할 여자일까?
3. G와 K 이 두 사람 때문에 두번이나 상처를 입은 A는 가장 불쌍한 희생자일까?

저의 잠정적 결론은:

1. 아니다.

G는 K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K가 없으면 영혼의 안식을 누리기 힘든 남자였을 것이다.
A를 두번째로 떠난 이유는 K가 두번이나 자기 곁을 떠났어도 결국 그녀를 잊지 못해서 힘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이유는 알길이 없으니 추측할 뿐입니다.)

2. 아니다.

K가 대학 4년이나 G와 사귀다가 막판에 G를 떠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것은 결혼상대자를 더 사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혼을 한 이유를 알 수는 없으나, 어쩌면 남편의 마음이 변해서 였을지도 모른다. 아이를 임신하고도 이혼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그리고 G와 결혼하고 난후 다시 전남편에게 가버린 것으로 보아...K에게는 전남편이 절대절명이었을지도 모른다.

3. 아니다.

G는 A에게 가해자이고 A는 피해자 일까?
마찬가지로 K는 G에게 가해자이고, G는 피해자일까?

A가 홀로 남겨져도...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결코 희생자가 아니다.
G라는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경험을 가진 여자일 뿐이다.
그녀에게 G와 같은 남자는 두번 다시 오지 않는 사랑일지 모른다.

만약 그녀가...다른 사람을 만나....같이 살아가게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G가 다시 나타나...손짓한다면...그래서 마음이 흔들린다면...
그녀를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 못차리는 여자라고 비난 할 것인가?

'로망스'라는 프랑스 작가의 소설을 보면...남자 주인공이 이런 의문을 제기하더군요.
서로 사랑하다가 한쪽이 마음이 변해서 다른 사람을 떠나는 것은...
그 사람을 '버리는' 부도덕하거나 무책임한 행동인가?

프랑스 바칼로레아 철학 시험에 만약 이런 문제가 나온다면...
프랑스 고등학생들은 뭐라고 답안을 작성할지 궁금합니다.

이 문제를 미혼/동거/결혼의 상황과 관련지어 생각하면 더 복잡해 지겠지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IP : 194.80.xxx.1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스마플
    '05.1.4 1:49 PM (66.167.xxx.105)

    제 친구 A는 단 한번도 G를 비난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K가 도움이 필요할때만 G를 이용한다는 사실에 분개하더군요.. A의 친구인 저도 같은 이유로 G를 비난할 뿐입니다..

    상대방에게 자기가 받는만큼 똑같은 감정을 돌려줄 필요는 없습니다. 사랑의 방식은 다 다르잖아요..
    그래도 똑같은 상처를 되돌려줄거란거..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알수 있잖아요. 방지할수 있는 아픔을 또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는거.. 그게 싫답니다.

    근데.. 전 K, G, A, 모두 사랑의 방법을 잘 모르고, 집착한단 생각을 더 합니다. 행복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이루워질수 없는 사랑만 택하는 사람들일수도 있고요.

  • 2. 유감
    '05.1.4 3:01 PM (194.80.xxx.10)

    최초의 원인제공자는 K의 남편이네요. G와 사귀던 K를 결혼으로 유인(?) 하고, 자기 아이를 임신한 K와 이혼하고, K가 재혼해서 잘 살고 있는데 다시 그 아내를 받아 들임으로써 G를 두번 물먹였고요. 애시당초 임자 있는 K에게 접근하지 않았다면 (K가 접근했을지도 모르지만) K와 G는 행복하게 결혼해서 잘 살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A도 G를 만날 일이 없었을 것이고.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서는 도저히 있을 법이나 하겠습니까. 아마 G 부모님이 K랑 결혼하겟다는 아들을 반대한다고 난리가 나겠지요. A가 자게판에 사연을 올리면 G는 두말할 것도 없이 나쁜*, K는 더 나쁜*, A에게는 별 호된 꼴을 다 겪었다고 위로하고 그런 놈은 하루 속히 잊고 더 좋은 남자 만나기를 바란다는 답글이 달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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