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어머니, 홀로 되신지 15년, 아들 둘 대학생일 시절 남편을 여의시고 자식 둘 공부시켜서
장가 보내셨습니다.
저희 아주버님, 그러니까 첫째 아들, 대학원 공부하고 직장 취직하고 강남에 25평사셔서 올수리 해서 살림 시작.
저희 남편, 둘째 아들, 고시 공부하여 전문직으로 직장생활 시작, 그리고 형님보다 못한 곳이지만 아무튼 서울에 25평 아파트에서 살림시작...
그래서 둘이 효도하고 행복하게 살았다라고 하면 거기서 끝이겠습니다만...
처음 결혼 시작한 큰아들, 과소비에 흥청망청 써서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카드빚 1000만원 지고 집 전세 주고 어머님 집에 얹혀 살기 시작, 어머님, 자식 생활비 다 대가시며 25평 아파트 34평으로 전세를 끼시고 늘려주심.
그러다가 카드빚 다 갚고 분가했다가 작은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자 혼자계신 어머니와 다시 살림을 합치셨음. 신도시의 큰 평수로 이사를 가시고 아들 내외에게 부식비로 30만원을 받으신 뒤 어머님의 돈으로 생활비를 모두 내심. 둘째 손자가 태어나 간간히 아이도 봐주시며 생활을 하심.
둘째 아들, 그러니까 저희 남편, 남들이 그렇듯 가는 코스로 사회생활 시작하다 돌연 독립적인 일을 하겠다고 선언하여 무척 애먹음. 1년간 생활비 못 갔다주는 달이 많아 와이프인 저, 찢어진 내복입고 난방비 아껴가며 생활을 함.
왜냐하면 시어머니께서 그 시절, 저희에게 "너희는 너희끼리 알아서 살아라, 난 너희까지 신경 못쓴다."라고 하셨기 때문에 자존심도 상하고 오기도 나서 아무런 소리도 안하고 시댁에 할 도리 다해가면서 지냈음. 그리고 그 당시 생활비 한 푼이라고 아낀다고 더운 날씨에 버스도 안타고 걸어다니다가 임신 7개월무렵 조산하여 아이를 잃음. 그 당시 저희 시어머니, 남자에게 한번 이혼은 흉도 아니다, 라고 저희 남편에게 이야기를 함.
그리고 저, 아이잃고 몇개월 되지 않아 시댁 둘째 조카 돌잔치에 가서 사돈 어른(그러니깐 형님 친정) 계시는 앞에서 죽은 아이 생각하며 주그리 장창 설겆이만 함... 저희 형님, 울먹이는 저한테 수고했어, 라는 말 한마디도 안함. 정말 아이 못 낳은 죄인이라고 피눈물 흘렸음...
그러다가 1년 후, 저도 아이를 임신해 아이를 낳았고 남편의 일도 기반을 잡아서 집평수도 늘리고... 살았습니다. 효자인 저희 남편, 어머님 환갑에 천만원 써가면서 저희 시댁 식구모두 해외 여행 가자고 했을때도 저 태클 한 번 안 걸었습니다. 형님내외, 조카들에게도 항상 넉넉한 인심으로 대했습니다,
아무리 얹혀산다고 하지만 시어머니랑 사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에, 항상 남편이 시댁에 잘하자고 했을 때 그냥 순순히 다 따랐습니다.
그러다가 아주버님이 회사를 그만두시고, 지방 소도시에 회사 대리점 형식의 사업을 시작하지면서 지방소도시에 가시고 주말부부 형식으로 서울에 오시다가... 한번은 어머니와 다툼이 있으신 후에 애들과 와이프를 모두 이끌고 독립을 하겠다고 선언을 하셨습니다, 혼자서는 외로워서 도저히 못있겠다는 이야기를 한 후에... 저희 어머니, 자식 사업자금에 한밑천 떼어주시고, 지방에서 집 얻는데 돈 없다고 돈 빌려주시고 어찌어찌해서 저희 아주버님, 이번에도 어머님의 도움을 받아서 분가를 하셨습니다.
한달 생활비 30만원만 내고 5년을 생활을 했는데, 저희 형님네, 돈이 없답니다. 월급도 받고 보너스도 받고 그리고 퇴직금도 받았을텐데... 그 돈은 어쩌고 어머니한테 손벌려서 독립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시어머니, 당장 돌려놓을 수 있는 돈이 없다고 하셔서 저희 돈 2천만원도 빌려드렸고... 어찌됐든 큰아들에게 모두 퍼주시고 분가를 시키셨습니다, 그러고 그 크신 집엔 덩그라니 혼자 남으셨습니다.
저희 남편, 저에게는 지금 당장 모시자는 이야기는 안하더라구요, 대신 자주찾아가서 뵙자고 이야기를 해서 저희 주말마다 가서 효도잔치해드리고 산해진미 다 사드리고 어머님 차에 기름값 모두 대가면서 그렇게 지냈습니다.
저희 형님은 한달은 주말마다 오더니 점점 뜸해져서 한달에 한번도 안 올라오십니다. 올라오시더라도 애들이랑 영화관이다, 에버랜드다, 아쿠아리움이다, 친정이다, 돌아다니시면서 한시간정도 시댁에 머물다가 내려갑니다.... 그래도 시어머니, 애들 안됐다고 내려가실때면 고기다, 김치다 바리바리 싸주시며 내려보내십니다. 물론 저희한텐 그렇게 안하시거든요...
저희요, 두 집 차 기름값 대느라고 저는 지금도 어지간한 거리는 대중교통이용하고 다닙니다. 시어머님, 저희에게 온갖 비싸고 맛있는 거 얻어드시고 시어머님 자동차 기름값도 저희가 결제하시는데 눈하나 깜짝안하십니다, 대신 큰 아들은 불쌍하고 안되어서 아주버님이 식사를 사시게 되면 싼 것부터 찾으십니다.. 손주도 그집 손주만 이뻐라, 하시고...
물론 다 이해합니다. 5년간 모시고 살면서 얼마나 저희 형님 힘들었을까, 그래서 이제는 너희가 어머님 봐라, 이런 심리도 백번 헤아려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5년간 생활비 30만원으로 살았으면서, 둘째아이 다섯살 될때까지 도움 받았으면서, 지금도 첫째가 기반잡고 서울에 올라오면 그 집 주고 자신은 작은 평수로 옮긴다는 시어머니 보면....
정말 열받습니다. 물론 저희도 시작할때 도움을 받긴했지만 아주버님께 하시는 걸 보면, 퍼주어도 퍼주어도 계속 퍼주시고 저희에게 의무만 바라시는 시어머님....
지금은 시어머님, 저희 남편의 고모할머니랑 살고 계시거든요.(그러니까 본인의 시고모)
고모할머님, 젊은시절 소박맞고 혼자 살다가 저희 돌아가신 시아버지, 대학까지 공부시키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 돌아가신 후에도 시어머니 명의의 아파트에 살다가
아파트가 재개발이 들어가는 바람에 같이 사시게 되셨습니다.
저희 시어머니, 당연히 할머니, 자신의 집에 들어온 더부살이라고 생각을 하셔서 자유로이 사셨고
저희 고모 할머니, 그 큰 평수 청소 혼자하시며 지내시고 시어머니 여행가고 모임가고 안계실 땐
혼자 밥해 드시고 그러시다가,
지난 주말 드디어 터지셨습니다, 술 한병먹으시고 소리를 고래고래...
시어머니한테 뭐라고 하시다가, 그러면 나가시라, 시어머니 응수하시고
저희 남편에게 이야기 하니 뭐라고 말대답하니까
애꿎은 저에게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더라구요, 배운데가 없다는 둥, 대학은 나왔나!!! 라고 소리를 지르는데...
정말, 저 황당했습니다.. 아무소리 안하고 자리를 피하는데 눈물이 질질...
혼자계신 노인네 불쌍해서 아프면 전복죽 쑤어다 드리고
명절때면 용돈 꼬박꼬박 챙겨드리고
추우셨던 한 계절, 동대문에서 코트도 사다드리고
저요, 일곱살까지 저 키워주신 외할머니한텐 용돈 제대로 드린 적 없습니다, 어렸을 적 제 똥기저귀 갈아주시며 저 키워주신 외할머니한테는요...
근데 아무상관도 없는 고모할머니가, 시어머니도 아니고 저한테 아무 의무도 없는 고모할머니가
저한테 그러시면 되는 겁니까....
정말 시댁 식구들 얼굴도 보기 싫습니다, 사업하다 급전 필요하면 저희 신랑한테 손벌리는 시아주버님, (직장다닐 때 벌은 돈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시댁에 잘하는 건 항상 당연한 시어머님, 받는 것에만 익숙한 저희 형님, 그리고 아무 상관도 없는 손주조카며느리가 잘한 건 기억안하고 소리 버럭버럭 지르는 고모할머니..
정말 보기 싫습니다, 제가 나쁜 며느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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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이야기
속상한 익명 조회수 : 1,234
작성일 : 2004-12-29 23:13:48
IP : 221.149.xxx.13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4.12.29 11:22 PM (194.80.xxx.10)휴...읽었는데 얘기가 좀 복잡하군요.
저라도 보기 싫겠어요.
여자도 이혼 한번은 흉이 안되는 세상을 꿈꾸며...!
도대체 요리도 처음 하면 실수하기 쉽고 두번째 부터 더 잘하기 마련인데
왜 결혼은 난생 처음 한번 하면 엉망진창이라도 빼도 박도 못하는지...2. ..
'04.12.30 1:17 AM (211.177.xxx.141)너무 심하게 착한 며느리예요.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남편하고 상의해서 시댁이랑 거리를 좀 두시는게 어떨까요?
인연을 끊으라는건 아니구요.
어머니께 속마음 터놓고 하소연해봤자 이해하실 분도 아닌 것 같고...
다들 자기자신만 생각하고 사는데 님도 님 생각하셔야죠.
마음에 자꾸 상처와 미움만 생기면 나중에 진짜 크게 터지거든요.
그 전에 미리 예방한다 생각하시고 찾아뵙는 횟수를 줄여보심이...3. 하늘아래
'04.12.30 1:51 PM (211.206.xxx.19)아.....이런얘기 들을때마다 결심결심 또 결심합니다
맏며느리인 내가 많이 참고 많이 주고 많이 사랑해줘야겠구나 라고...동서들한테....
왜냐면 저의 행동 맘가짐 하나하나가 집안을 흥할수도 망할수도 있을거라고 느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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