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모임에 갔다 와서

[분당 아줌마]

오늘 큰아이 친구 엄마 모임에 갔다 왔어요.
그런데 아침부터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선물 교환하기로 해서 선물을 사러 나가는데 저희 집 앞길에서 좌회전을 하고 보니 온 동네 렉카차가 다 모여 있고 불자동차에 경찰차에  미국 영화에서 보는 장면이 펼쳐져 있더라구요.(분당 파크타운과 한솔마을 사이 길에) 내려서 인파 사이에 보니 승용차가 납짝하게 되어 있고 버스도 상당히 부서져 있더라구요. 그래서 차를 돌리려는 순간 다른 렉카차가 제 차를 막고 있어서 나갈 수가 없는 거예요. 렉카차 기사는 차 안에 없고. 한참 있다 경찰이 와서 정리를 할 때 까지 우두커니 차 안에서 김기덕아저씨 목소리를 듣고 있었죠.
집에 와서 남편이랑 작은 아이 밥을 차리고 나가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동생이 온 거예요. 팔이 너무 아파서 침을 맞으려고 왔는데 아기 좀 봐 달라고. 그러더니 5시가 다 되어서 온 거예요. 그 때부터 식구들 저녁하고 선물을 사러 나가려고 하니 도저히 시간이 안 되어서 집에 있는 주유 상품권이랑 루즈를 포장해서 모임에 갔어요. 그런데 다른 이들이 가져온 선물은 어찌나 정성이 가득한 지.향수에 쿠키를 구워 오지 않나 한지로 예쁘게 포장을 하지 않나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 가고 싶었어요.
다들 좋은 분들이고 제가 너무나도 존경하는 분들인데 너무나 죄송했죠.
목욕용품을 주신 재성이 어머님 감사하고 부족한 선물 기쁘게 받아주신 형길이 어머님 죄송해요.
여기에다라도 말하고 나니 미안한 마음이 좀 가시네요.
그나저나 내일 아들이 세 과목 시험보고 스쿨버스 타고 집에 오면 몇 시나 될런지? 하필이면 금요일날 세 과목이나 본다네요. 밥만 차려놓고 나가자니 요사이 하도 나가 돌아다녀서 제가 괜스리 눈치가 보이네요.
내일 꼭 가고 싶은데.
모임에 몸이 녹아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