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펌] 어느 젊은이

한번쯤 조회수 : 892
작성일 : 2004-05-13 09:43:32
오늘은 야비군 훈련이 있었더랬죠...이 비에도 FM으로 합디다. 여하튼 피곤한 하루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야비군 특유의 껄렁껄렁한 옷차림으로 지하철에 올라탔는데 분위기가 이상했죠.

한 젊은이(대략 30대)가 취한 채로 노약자석 한 가운데에 앉아있었는데 한 할아버지의 우산을 잡고 할아버지에게 욕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육두문자를 섞어가면서 말이죠. 주변의 사람들은 일단 웅성거리며 왜 그런지 쳐다보고 있었죠. 저 역시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그 젊은이의 욕설이 점점 더 심해지고 듣다듣다 못한 옆의 또 다른 할아버지가 일어나서 우산으로 그 젊은이에게 삿대질을 했습니다. 그 남자는 자신을 공격하는 줄 알고 같이 우산을 휘둘렀고 결국 할아버지의 목에 깊은 상처를 내고 말았습니다. 목의 생채기에서 피가 흘러내리더군요...

이 정도되면 참기 힘들죠. 대한민국 2년차 예비역 육군 병장으로서 불의를 보고 나서려는 동시에 바로 옆에서 사태를 관망하던 젊은이 원투쓰리가 나섰습니다. 욕짓거리가 왔다갔다하고 서로 밀치고, 전 그 쪽으로 당당하고 힘차게 나섰던 발걸음이 민망스러워 휴지를 꺼내들고 할아버지의 목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드렸습니다.

결국 그 남자는 정의의 젊은이 원투쓰리와 공익요원의 손에 이끌려 군자역에서 끌려내려갔습니다. 그 남자는 그 동안에 핸드폰으로 자신의 친구들을 소집하고 있더군요. "야! 내가 다 잡아놨으니까 광나루로 얘들 다 모아놔 씨x"

사건 자체가 황당하고 어이없었지만, 무엇보다 나를 씁쓸하고 우울하게 만든건, 할아버지를 욕하면서 그 남자가 지껄인 말이었습니다.

"개새x들아 나이 좀 더 쳐먹었으면 다야? 니 얼마 벌어? 나 한 달에 500 번다구 새x야. 니가 나보다 나아, 잘났어?"


IP : 221.151.xxx.99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135 드뎌 셤이 끝났어요^^-미혼자 필독!! 6 도전자 2004/05/14 888
    19134 철없다구 욕해주세요.. 19 철없는 아내.. 2004/05/14 1,635
    19133 오늘 가입한 회원입니다. 6 깊은숲 2004/05/13 886
    19132 사귀기 전에 롤러코스터를 꼭 한번! 8 프림커피 2004/05/13 911
    19131 82 따라쟁이의 선물 11 달개비 2004/05/13 1,544
    19130 사진크기 줄여드렸습니다.. 1 polaro.. 2004/05/13 902
    19129 ELLE카시트 팔려구요... 3 naomi 2004/05/13 917
    19128 이럴땐 좀 서럽기도 합니다... 15 이럴땐 익명.. 2004/05/13 1,694
    19127 수면유형 자가진단...(kbs의 생로병사의 비밀에서)펌글~~ 5 미씨 2004/05/13 924
    19126 코스트코의 수출용 삼양라면은 ? 1 사발면 2004/05/13 1,079
    19125 담임 선생님 2 5 김흥임 2004/05/13 1,608
    19124 아이 담임선생님... 14 걱정맘 2004/05/13 1,633
    19123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 한개를 공짜로 8 조용필팬 2004/05/13 1,136
    19122 13개월 된 아이에게 홍삼을 5 초보엄마 2004/05/13 937
    19121 저 밑에 채식으로 살이찐다고 하기에 6 채식으로 2004/05/13 903
    19120 피아노 미국에선 비싼가요? 2 쿠키 2004/05/13 933
    19119 밀려오는 잠=.=;; 4 깜찍새댁 2004/05/13 898
    19118 어떤 아로마 오일 쓰세요? 1 웰빙족이 되.. 2004/05/13 916
    19117 김치찌개때문에 싸운 사연 6 푸른양 2004/05/13 917
    19116 꿈에 나타난 깜찌기 펭님... 4 김민지 2004/05/13 889
    19115 [펌] 어느 젊은이 한번쯤 2004/05/13 892
    19114 최고의 케잌 7 푸른나무 2004/05/13 1,194
    19113 전기압력밥솥 폭발 13 최은주 2004/05/13 1,515
    19112 새소리... 빗소리.... 맘소리 8 집이야기 2004/05/13 896
    19111 재혼했는데도 맘이 편치가 않네요... 11 재혼부부 2004/05/13 2,463
    19110 교복 입으셨나요? 33 jasmin.. 2004/05/12 1,958
    19109 코스트코에 다녀오다. 12 yuni 2004/05/12 2,012
    19108 '와인강좌' 첫 강의 날짜와 기타등등... 8 김새봄 2004/05/12 889
    19107 아이들 데리고 오세요.그리고 시음한 와인 구입문제.. 김새봄 2004/05/13 918
    19106 어찌 할줄을 모르겠어요. 어쩜 좋아요? 6 어찌하죠? 2004/05/12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