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늦잠을 자는 바람에 점심 약속에 늦어 헐레벌떡 나갔다 왔답니다.
3시쯤 들어와서 컴을 켜 보니. 친구들이 다들 어버이날 이야기를 하데요.
뭐. 엄마랑은 매일매일 통화하고, 아빠랑은 자주는 안해도 엊그제도 통화해서 고민하다가
걍 전화해 보았지요.
우선 엄마.
올해는 동생이 떨어져 살아서 꽃을 못달아 드렸더니 서운하신가 봅니다.
게다가 동생이 어제 못온다고 전화왔대요.
뭐가 그리 바쁜지.
서울, 대전 그리 먼거리도 아닌데.
"엄마, 서운하겠다. 올핸 욱이가 꽃도 안달아 주고. "
"서운하기. 올해는 여기도 꽃 달고 있는 사람 하나도 없어."
"쳇. 그래도."
"다음에 두개 달아줘~"
"쳇. 그렇게 따지면 다섯개 달아줘야 하잖아!"
그리고 외할머니,
어릴적에 저와 제 동생을 키워 주셨어요.
매번 전화 할때마다 집에 안계서서 오늘은 그냥 핸드폰으로 하려다가 외할머니가 핸드폰으로 전화 드리면 전화를 빨리 끊으려 하시는 바람에 ㅡ_ㅡ;;; 걍 집으로 전화를 드렸죠.
"여보쇼"
"할머니, 나. 집에 있네?"
"아이구. 우리 젼이냐? 방금 들어 왔다. 아직 점심때 아닌데 우리 젼이 전화 올까봐. 들어오고 싶더만 어째 들어오자마자 딱 전화 왔다."
"잘 있었어? 어버이날인데 숙모들이 전화 했어?"
"응. 다들 전화 하더라."
"누구 온대?"
"오긴 누가 오냐."
"쳇, 다들 애들 데리고 놀러가나 부다."
"그러게."
"할머니 안아파? 둘째이모네 시할머니 쓰러지셨잖아."
"그러게. 네 이모는 원..."
둘째 이모의 걱정에 주절주절.
밥 꼭 챙겨 드시고. 약도 꼬박꼬박 드시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죠.
그리곤 둘째이모네.
남동생이 신세지고 있는 관계에 요즘 시어머니까지 쓰러지셔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전화는 사촌 여동생이 받네요.
내일 제주도로 수학여행간다며 방방 떠있더라구요.
전화를 끊고 생각해 보니 뭔가 허전...
아빠랑 통화를 안했더라구요.
아빠에게 전화를 해보니 어디 지하에 계시기라도 한지 통화 음질이영...
"아빠~"
"지현이야? 무슨일이야?"
"에이. 어버이날이잖아요. 어쩐대요,. 우기도 안왔다면서요."
"뭐 그렇지."
"어떻게해. 아빠 꽃도 못달아 드리고."
"이렇게 전화 해주는 거면 충분하지. 전화해 주는 것도 고맙지. 건강하지?"
전화 한 통만으로 고맙다 하시는 아빠 목소리에.
좋지 않은 전화 상태에 울컥 해버렸어요.
마지막으로 동생녀석에게 전화해서 어찌된 연고로 집에 안내려 갔나 꼬치꼬치 케물으니...
학교라네요.
오늘은 못가도 다음주 엄마 생신엔 수업 마치는 대로 내려간다 하니...
뭐 봐줘야죠.
다들 부모님께 전화라도 한통씩 넣어 드리셨겠죠?
별거 아닌거 같은데.
너무 감동 받으시는 거 같아서.
좀 많이 미안하네요.
진작 편지라도 한통 부칠껄 하는 후회를 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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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해주는 것도 고맙지."
june 조회수 : 1,179
작성일 : 2004-05-08 13:50:29
IP : 64.136.xxx.22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이론의 여왕
'04.5.8 3:18 PM (203.246.xxx.227)저두 저번에 비타민플라자 행사할 때 한 세트 보내드리고
어젯밤에 두 분께 e카드 보내드리고 땡입니다.
전화드리려 했는데 메신저에 안 계신 거 보니까 어디 나가셨나...
다행히 제 동생이 집에 가긴 갔거든요.
쭌님, 전화 두루두루 잘 하셨어요.
멀리서 그렇게 하시는 거, 부모님께선 대견하게 여시길 거예요.2. 김혜경
'04.5.8 7:37 PM (218.51.xxx.71)june님 잘 하셨네요...부모님들이 얼마나 기쁘셨을까 짐작이 갑니다.
3. La Cucina
'04.5.8 11:15 PM (172.141.xxx.13)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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