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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어도 둘째는 안 낳을거야
언니하고 오빠가 있죠
엄마는 저를 33에 낳으셨어요
언니는 결혼을 일찍 어요.
선봐서 아주 부잣집에 시집갔죠.
언니는 그냥 저냥 하고 있는데 돈이 많은 집 놓치는게 아까와서 엄마가 밀어 부치셨어요
덕분에 언니는 돈고생은 안하고 사는데 형부가 좀 속을 썩히긴 해요.
전 늦게 결혼했어요
엄마가 반대하는 돈없는 샐러리맨하고.
언니는 결혼할때 시댁이 부잣집이니까 엄마가 정말 있는거 없는거 바리바리해주셨어요
그때는 집에 여유도 많아서 엄마도 신이나서 좋은것만 최고로만 하셨죠.
그리고 결혼후에도 형부에게 옷이며 반지며 가지가지 다 좋은것만 사주셨어요
언니가 애를 낳고 산후조리를 친정에서 했죠
그때 전 학교를 느즈막히 다니고 있었는데 저녁마다 집에와서 애보라고
핸드폰이 울리고 바빠서 못간다고 하고 늦으면 집에가서 눈치가 장난이 아니었죠
넌 놀다 왔으니 이제부터 네가 애봐라 하고는
엄마랑 언니는 텔레비젼보고
저한테 얘를 떠맣겨 놓고는 울거나 보채면 나에게 책망하는...
그때 일하는 아줌마도 계셨지만 저녁엔 주무셨거든요.
제가 무슨 고시공부를 하거나 중요한 인물이 될 공부를 하거나 했던건 아니지만
그래도 학교 다니는 중이었는데..
참 그때는 그래도 나도 첫 조카가 넘 이쁘고 귀엽고 다들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 이해했어요.
언니는 그때 집이 친정에서 한시간정도 거리였는데 교통도 없어서 택시아니면 버스를 타고
택시타고 그렇게 가야하는 먼 거리였어요
그래도 엄마는 주구장창 가서 계시고 주무시기도 하고 안그러면 언니가 우리집에 와서
몇냘 몇일을 잠자고 가고 그랬죠
엄마가 첫 손주가 얼마나 이쁘셧겟어요
아이옷을 세일하는 곳에서 300만원 어치씩 사오고
모든지 이쁜거 수입물건 매일매일 사다 바치고 먹거리하나도 엄청 신경써서
오죽하면 만두를 만드는데 작게 만들어야 애가 먹기 편하다고
나한테 작게 만들라고 어찌나 잔소리에 구박을 해 대는지
암튼..
그렇게 첫 조카가 커서 지금 초등학생이구요 둘째를 언니가 또 낳아서 둘째는 유치원에 다니지요.
둘째 낳았을때도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했는데
그때도 전 아직 결혼을 안했을 때라서 집에 있었지요
근데 그때 제가 아파서 수술을 하고 집에 누워있을 때였어요
그런데도 언니는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더라구요
제가 배를 째는 좀 대수술을 해서 배가 땡기고 아픈데
애가 울어대면 어쩔수 없이 안아서 달래야하고 (가장 가까운데 있는 사람이 나 였으면)
그때 정말 서러웠어요
그때도 아줌마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모른척 할수는 없었어요.
가슴으로 잊지 못할 상처를 좀 입었죠
엄마가 너무 너무 서운했어요.. 정말 너무너무.
나한텐 신경도 안쓰고..언니네 애들만..
내가 워낙에 엄마한테 곰살맞게 못하고 엄마한테 효도한게 없으니까 그려려니..
엄마가 워낙에 갖난쟁이 애기를 좋아하니까 그려려니..했어요
제가 결혼할땐 집도 많이 경제 여건이 안좋아지고
(IMF도 지나갔고 경기가 예전같지 않잖아요..뭐든게
물가도 많이 오르고..)
엄마가 늙어서 힘들다고...
더구나 돈없는 집에 시집간다고 어찌나 구박이 심한지
말끝마다 '이렇게 좋은 쇼파 사면 뭐하냐 집은 게딱지 만한데'
'에어컨 클 필요 있겠어? 네가 언제 이사한번 제대로 큰집으로 가겠니? 평생 못살아보고 죽지'
'돈없이 살아봐라..어디한번'
'너라면 저런 아파트 준다해도 관리비나 내겠냐?'
저희 엄마가 원래 말이 심하세요.
전 또 그 말에 되게 상처받는 성격이고..
암튼 예단도 없는 집에는 적게 해가는 거라고 적게 해가고
넌 받는게 없으니 주는것도 적어야지 그래서 오빠한테 맘대로 뭐 사주지도 못했어요
시댁은 다행히 따지지 않는 분이라서 그냥 다 넘어가서
어찌어찌 결혼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애를 가졌네요.
임신 3개월이요.
근데 엄마가 저는 친정에서 산후조리 할 생각 하지 말라고 하세요.
요즘은 집으로 와서 전문적으로 산후조리해주는 도우미가 있으니
그 도우미 쓰는게 낫겠다고..
엄마가 이제는 몸이 힘들어서 못 하시겠대요.
늙어서 하기 힘드시데요.
더구나 언니네 애들을 요즘 자주 봐 주시는데
그 애들도 계속 봐 주셔야 하니까 전 못해주신데요.
전 정말 둘째는 안 낳을 거에요
늙고 돈 없어지고 힘들어져서 둘째한테 소흘하게 대하느니
안낳고 말거에요..
전 정말 둘째는 안 낳을 거에요....
1. ...
'04.3.30 1:20 AM (68.162.xxx.7)저랑 비슷하시네요. 그저 상황이..
저도 언니 한명 있는데, 무지 부잣집에 시집가고,
저는 돈 없는 평범한 사람에게 시집을 갔지요.
언니는 아이가 두명이고, 전 한명...
언니 산후조리에 허리를 다치신 엄마, 산후조리원에 들어가라 난 못한다하고,
3주 있다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임신3주라고 하시니까 말씀드리고 싶으데,
그 산후조리라는것이 엄청나요. 힘들고, 고됩니다. 더구나 갓 태어난 아기를 본다는것이
저는 일종의 고문이라고 생각들만큼 힘들었습니다.
친정엄마, 나이 드시면
정말 힘들어서 잘못하면 골병드십니다. 한살이라도 젊은것이 어딘데,
나이들어서 산후조리, 전 친정엄마에게 더더구나 하게하고싶지 않습니다.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언니때는 그래도 아이를 보시더니, 저때는 아이를 업고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엎어질듯한 자세로 아이 업고 있는 엄마 본뒤로, 전 아이 안 맡겼습니다.
님의 언니네 애들들 자주 봐 주신다고요. 그애들을 다 컸잖아요. 그건 봐주는것이 아니고,
그저 밥 먹이는일일 뿐이겠지요. 님의 애기는 간난쟁이.. 비교가 될수 없습니다..
아기, 낳아서 길러보세요.
세상 보는 눈도 달라집니다.
병원에서 아기 낳으면, 아마 친정엄마가 제일 생각날거예요.
엄마가 나를 이렇게 아프게 낳았나... 진짜예요..2. 승연맘
'04.3.30 1:21 AM (211.204.xxx.108)많이 섭섭하셨나봅니다. 하지만 친정어머님도 언젠가는 님이 귀한 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날이 올겁니다. 언니하고도 잘 지내시고 어머니하고도 서운한 건 있어도
잘 해드리세요. 그러면 언젠가는 깨닫고 예전에 못 해준 걸 안쓰러워하실겁니다.
단지, 마음에 너무 맺힌 게 있으면 꼭꼭 담아두질 말고 기회가 닿는 대로 조심스레
얘기를 꺼내보세요. 하고 싶은 말 못해서 병 되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제 얘긴 하기 그렇지만 작게 시작한 살림이라 늘 불만이 있었는데 때가 되니까 친구도
언니하고도 별 차이가 없이 되더라구요. 경제적인 건요, 처음부터 아주 많이 갖고 시작
한 게 아니라면 나중엔 다 비슷해집니다.
아이 가지셨으니까 좋은 생각만 하시고 즐거운 태교 하세요.
태교할 때처럼 정성 들이고 그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키우면 세상에 문제아는
없을거라는 게 제 주장입니다. ^^;3. 현석마미
'04.3.30 1:35 AM (132.194.xxx.207)저도 산후 조리 때 생각나네요...
저랑 언니네 애기랑 25일 차이거든요...
전 엄마가 방학 하기전에 애를 낳는 바람에 산후조리는 물론이고 애기 낳을 때 엄마도 없었어요....그것도 주말에 잠깐 다녀가시고...ㅜ.ㅜ
그런데 언니네 애기는 방학하고 연수도 끝나실 무렵 태어나서 엄마가 조카 낳을 때 까지 있었던거 있죠..
그 후에도 언니가 좀 아푸면 아빠라도 부랴부랴 상경하시구...
전 거리가 넘 멀어서 오시라는 말도 못드렸죠...
첨엔 그게 많이 서운하고 그랬었는데...애 키우면서 딸이 애 낳을 때 가보지도 못한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니 서운한게 없어지더라구요..
그리고 만약에 전 둘째 낳더라도 엄마에게 산후조리 해 달라고 안 하실꺼예요.
그거 하고나면 엄마가 팍~ 늙을 것 같아서요..
아주머니 쓰고 엄마는 그냥 옆에만 있어달라고....그러고 싶어요...^^
너무 맘상해 하시지 마시고...태교 잘 하셔서 이쁘고 건강한 애기 낳으세여...4. 용서를
'04.3.30 2:42 AM (68.163.xxx.38)많이 상처받으셨겠어요. 저두 막내라... 님과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었죠.
엄마도 사람인지라.. 흔히 말하는것처럼 골고루 똑같이 베풀기는 힘든가봐요.
그래도.. 이젠 결혼하셨고... 막내딸님만의 가정이 있으니까요...
이제 모두 용서를 하시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세요...
전 솔직히 제목보고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난 죽어도 둘째는 안 낳을거야" 라는 말이 막내딸로서 참 서운한 말이다.
이런 글이 아닐까 하고 상상하며 들어와봤답니다.
저는 막내라서.. 위로 오빠 둘이거든요. 어릴적에 그런 말씀을 들었어요.
남자애만 둘을 낳아서... 너는 안 낳으려고 했다. 또 남자일까봐..
참, 당연하고 평범한 말인데, 어린 마음이 그 말 역시 상처를 받았다죠.
갑자기... 난 원하지 않았던 아이였을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참 서운하고
서러웠어요.
나중일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이제 그만 너그럽게 용서를 해 주시고,
자신도 이제 그만 너그럽게 이런 기억에서 풀어주세요.
그리고, 혹시 정말 사랑스런 둘째가 님의 인생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
그런 말씀 마세요. 그 둘째가 들으면 또 평생 서운할지 모르잖아요. ^_^5. plumtea
'04.3.30 3:16 PM (211.37.xxx.57)말씀들으니 많이 서운하시겠어요. 그런데요, 아기 낳아보시면 그 서운함이 다는 아니어도 일부 사라질거구, 키워 보시면 더 많이 사라지실거에요. 엄마 말씀대로 정말 어른들 하루하루 몸이 다르데요. 저희 엄마 친구분들도 첫째 아들 손자는 봐 주었는데 둘째딸 손자는 못 봐준다고...솔직히 딸네 손자를 더 봐주고 싶으나 이제는 몸이 안 따라준다 하시더래요. 괜히 하시는 말씀은 아닐거에요. 그래도맘은 안 풀리시겠지만요...
6. genny
'04.3.30 3:57 PM (220.85.xxx.142)저는 엄마두 저를 늦게 나셨구 저두 결혼이 늦어서 아이를 늦게 낳는 바람에 산후조리를 도우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었습니다.
새언니는 엄마가 해주셨는데 하시는 것 보면서 저는 부탁하지 말아야지 결심을 했답니다.
물론 지금은 서운하시겠지만 아이 낳으시면 부모님에 대한 생각두 많이 달라집니다.
아이 가지셨으니까 좋은 생각 좋은 것만 보시구요, 이 글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네요.7. 내가그린그림
'04.3.30 7:01 PM (202.174.xxx.108)님은 나름다로 많이 힘드시고 서운하고 그러실텐데 저는 님이 더 부럽네요
부모님 두분 일찍 돌아가셨거든요
결혼도 혼자했고(친척분들 계셨지만 남같은 느낌이었구요) 아기도 남편이랑 둘이 낳았고, 산후조리도 혼자 했어요 ....혈육이라곤 결혼안한 남동생 뿐이라서요..
뭐...엄마가 이렇게 저렇게 도와주고 챙겨주고 이런거 부러울때도 가끔있지만
그냥 엄마가 있어만 준데도 우리아기 얼굴 보고 예쁘다 넌 어릴때 어땠는데 이런얘기 해줄수만 있데도 너무 좋을것 같아요
내가 어른이되어 결혼하고 이렇게 아이를 낳았는데 엄마에게 보여줄수 없다는게 얼마나 가슴 아픈지..
성인이고 부모에게 독립해야할 나인데 부모님께 바라지 마세요 일단 기대하는 마음이 생기면 못미칠때 서운함이 생기는거잖아요..
전 남겨주신 돈을 결혼하는데 보탰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결혼하는 분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분들 보면 제가 많이 부끄러워요 ...혼자일때 저축 많이 못한것..
언니분 생각하면 상대적 박탈감 느끼시겠죠..비교하지마세요
그냥 님의 상황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세요
단 하나 건강한 아이를 임신했다는것 많으로 얼마나 감사할일인지..
제가 너무 훈계조로 얘기한것 같이 느끼신다면 죄송합니다.
그냥 제가 보기엔 언니와 비교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행복할분 같은데 괜히 스트레스 받고 불행해 하시는것 같아서 그랬어요
안정된 가정에서 정해진 수순대로 교육받고 좋은남자 만나 결혼하고 임신하고 부모님 생존해 계시고.....저같은 사람은 참 부러운 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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