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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시와 음악

무우꽃 조회수 : 894
작성일 : 2004-02-05 04:32:12
마음이 다친 분, 갑갑한 분, 조용히 쉬고싶은 분들께 드립니다.

모짤트 클라리넷 협주곡
http://mplay.donga.com/music/asx/classic/c_1170.asx


바람소리를 듣다

- 장만호

아버지는 늙어갈수록 더 깊은 강으로 나갔다 늙은 아버지의 삿대가 비단을 자르듯 저녁의 저 강, 저 저녁의 강으로 나아갈 때 아버지, 자라 한 마리만 잡아다 주세요 푸른 자라를 키우고 싶어요 그물을 펼치는 거미를 보면서 나는 자꾸 무언가를 키우고 싶었다 할머니의 밭은기침 소리를 들으며 늙은 아버지는 더 먼 강심으로 배를 저어갔지만 아버지의 그물에 걸릴 고기는 없었다 할머니, 기침소리가 너무 커요 아가, 속이 비어 있는 것들은 이렇게 소리를 낸단다

바람이 가는 길을 마음이 가네 저녁 한때의 바람을 가르는 대숲에서 아버지, 늙은 아버지가 살고 아버지 허물을 벗는 봄산의 기슭 아래서 뼈를 깎듯 갈라진 발굽을 벗겨내는 할머니와 오래 거기 살았네 할머니 자라는 어디로 갔을까요 배 고프지 아가, 소쩍새 소리를 들어라 그러나 새소리들은 낮고 어두운 집으로 들어와 마당을 떠다닐 뿐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네 푸른 소리들이 머무는 그곳에 늙은 아버지, 거기서 우리 갑골문처럼 오래 살았네

(제가 존경하는 후배의 시인데, 그의 시 가운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겁니다.)
IP : 210.111.xxx.1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hmom
    '04.2.5 8:02 AM (211.243.xxx.197)

    물안개 서린 맑은 호숫가를 걷는 느낌.
    춥지만 좋은 하루가 될것같은.....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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