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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특한 자의 고해성사...

익명으로 조회수 : 5,643
작성일 : 2003-11-26 20:24:11
일밥에 나오는 대로 어묵조림을 했다.

두반장과 굴소스와 간장과 설탕을 정성스레 저어가며...

양파도 얌전하니 또박또박 썰었었지...

어묵..... 10월말경에 샀던 기억이 아물거린다.

유통기한이 11월 6일로 되어있다...

그래.... 그간 조려도 먹고 국으로도 먹고 떡복이에도 넣었건만

아직까지도 그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남아있던 불쌍한 것들...

유통기한이 무슨 상관이랴.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여기저기 피어있는 하얀 곰팡이들...

너의 한이 피워낸 꽃으로 치부하고 말없이 도려내고

너또한 얌전히 썰어 끓고있는 양념장 속에 넣었구나.

조글조글 참 맛있게도 끓고있는 널 외면한채

난 참 사악하게도 양파로만 간을 봤다.

좀 있다 퇴근해 돌아올 남편이 좋아라 하며 먹으면

너또한 섭섭한 마음은 좀 가시지 앟겠니...

하루정도 경과를 보아 남편이 배탈이나 식중독 증상을 안보이면

나도 먹어줄 요량이 있단다.

대장금의 정상궁은 "어찌 음식을 만드는 자가 사특한 생각을

담을 수가 있느냐"고 했지만

나는 월급날이 지나도록 얼급봉투를 안가져오는 남편에게

사악한 맘이 들어 너를 이용하고야 마는구나....

그러나 어찌하겠느냐.... 반찬값 떨어지고 냉장고 재료는

홀홀단신 너와 양파밖에 남지 않았거늘....

"자기가 해주는 건 뭐든 짱이야!"하며 웃는

남편의 천진무구한 미소가 떠오르니 내 양심이

익명으로나마 게시판에 고해성사를 하게끔 하는구나....



ps: 설마 죽지는 않게죠...? -_-;;;

      뒷 경과가 궁금하시다면 다시 익명으로 글 올릴 생각 있슴마.
IP : 210.117.xxx.16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oon
    '03.11.26 8:32 PM (211.224.xxx.139)

    ㅎㅎㅎ
    경과 보고 꼭 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생각할 겁니다. ㅡ,.ㅡ

  • 2. 김소영
    '03.11.26 8:42 PM (211.229.xxx.34)

    경과보고는 좋으나...
    혹시 82cook 키친토크에 유통기한 지난 식재료조리법이란 게
    자주 올라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노파의 잔걱정)이...

  • 3. 김혜경
    '03.11.26 8:44 PM (211.178.xxx.66)

    에구, 왜 그러셨어요? 걱정이 태산.

  • 4. 같이찔리는 자
    '03.11.26 8:47 PM (211.217.xxx.167)

    저도 작년 겨울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야채호빵을 휴일 오후 출출하다는 남편에게 쪄주었지요.
    그런데..저 또한 껍데기만 먹고 속은 전부 남편에게로........ㅠㅠ
    저희 남편 말짷하답니다. 흐흐흐...

  • 5. 김소영
    '03.11.26 8:49 PM (211.229.xxx.34)

    제가 이래서 노파의 잔걱정이란 얘길 했습니다요.

  • 6. 꽃게
    '03.11.26 8:54 PM (61.43.xxx.144)

    ㅋㅋㅋㅋㅋ
    우린 사과 같이 깎아먹었는데 안씻은 것이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저랑 아들은 속이 메스껍고 어지럽고 농약중독현상이 나타나서 혼났는데 남편은 말짱하더구만요.
    남편들은 좀 강한지....

    어묵은 상하면 금방 물컹해져요.
    하실때 별다른 이상없었으면 괜찮을거예요.
    별일 없겠죠.

  • 7. 아프로디테
    '03.11.26 9:05 PM (211.41.xxx.12)

    호호호호...
    글 너무 잼있게 쓰셨어요..
    저 혼자 보고 키득키득 웃고 있으니깐, 신랑이 이상하게 쳐다봐서 읽어줬어요..^^
    읽어주면서도 저 너무 웃겨서, 제대로 읽지도 못하구...
    남편도 엄청 웃더군요...
    그러면서 저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쳐다보더군요...'혹시 쟤는 나한테...'그런 눈빛으로 말예요..
    홍홍..저도 찔리는거 있는데...헤헤..

  • 8. plus5
    '03.11.26 10:56 PM (218.150.xxx.90)

    울 신랑은 어데서 썩은생선으로 어묵 만드는걸 봤다구요, 이젠 절대절대 못먹게해요.
    추운날 애기랑 허름한 포장마차에 서서 꼬챙이에 꿰진 '오뎅'을 파 송송 띄운 간장에 폭 담궜다 먹으면 햐~ ...... 얼마나 맛있는데..... 아쉬워요. 울 애기는 아빠가 설명해준걸 다 듣고나서는 절대 않먹겠다궁..... 가끔 내가 한개만 먹고가자고 꼬셔도 "엄마, 뱃속에 세균 생겨. 무서워. 먹지말자"그러네요. --;;

  • 9. 나나언니
    '03.11.26 10:57 PM (221.149.xxx.86)

    글 쓰는 솜씨가 작가하셔도 되겠어요. 저도 익명님 글 읽으면서 양심의 가책이 드는건 저지른 과거가 있어서겠지요 ^^;

  • 10. 꾸득꾸득
    '03.11.26 11:14 PM (220.94.xxx.12)

    정말 오뎅이 그런가요? 하, 겨울엔 하나씩 먹으면 뜨끈하니 좋은데..
    그럼 마트에 파는 어묵도? 설마,,아니겠죠?

    글구 익명님,,, 올려주세요. 후일담,,왜 내가 식은땀 나지?--;

  • 11. jasmine
    '03.11.26 11:21 PM (211.204.xxx.10)

    빨리 밝히시오. 난, 왜 김새봄님 같지?....아니면 돌 던지시구.....

  • 12. yuni
    '03.11.27 2:03 AM (219.248.xxx.180)

    하하하... 이밤에 너무 웃겨 잠이 다 깹니다.
    그런데 어느분이실까 이런 사특한 일을 저지르신분이....
    후일담이 정~~~말 궁금하군요.
    기대기대... @", @"

  • 13. 김새봄
    '03.11.27 7:02 AM (211.206.xxx.171)

    자스민님~ 땡! 입니다..
    전 큰애 어렸을적에 엄마 아빠 칫솔로 인형 목욕놀이를 하고난후
    새 칫솔이 사다놓은게 한개밖에 없어서 내 칫솔만 새걸로 바꾸고
    남편껀 아주 흐리게 희석해 놓은 락스물에 담궜다 말린후 아이가 장난 안친것처럼
    위장해 놓은 전과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글은 안쓰셔도 저나 익명님과 비슷한 전과가 있으신 분들이
    꽤 있을줄 압니다..
    (특히 남편 미울때!! 친정어머니는 그럴수록 잘해주라고..
    미운놈 떡 하나 더 주는거라 하시지만 그게 말처럼 안되더군요)

  • 14. 부산댁
    '03.11.27 9:15 AM (211.39.xxx.2)

    크헉,, 도둑이 제발 저립니다..
    유통기한 지난거 종종 먹입니다.. 물론 저는 안 먹습니다. 헐~~
    그래도 말짱 하더군요..
    그래도 양심상 3일 이상 지난 건 안 먹입니다.. 저 착하죠??

  • 15. 열쩡
    '03.11.27 10:10 AM (220.118.xxx.8)

    앞으로는 냉동실에 넣어두심이...
    오뎅 냉동실에서 오~래 버팁니다

  • 16. 예술이
    '03.11.27 11:05 AM (61.109.xxx.17)

    그렇지 않아도 튀는 여학생들 볼 때마다 아들의 미래가 걱정스러웠는데
    으흐흑... 울아들 장가는 어케 보내라고 이런 만행들을 저지른단말이요.
    필히 자중들 하시기바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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