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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배려 받았던 기억

난 이제 끝났지만 조회수 : 1,317
작성일 : 2011-07-29 13:03:54
임산부, 아이를 왜 배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지금까지 살아온 짧고도 긴 34년 동안 기억나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려 받았던 기억이 나서요.

그 중 정말 기억이 많이 나는 건..

우선 바람 많이 부는 겨울인 것 같은데, 엄마랑 5살 저, 3살 남동생..이렇게 택시를 타려고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추웠어요..

저희 앞에 서 있던 2명의 젊은 아저씨 두 분이 정말 오래 기다리다가 택시가 왔는데 저희에게 택시를 양보해 주셨어요.

아직도 기억나요. 버버리 입고..아이 춥다..하면서도 먼저 타고 가시라고 해주시던 모습.

어른이 된 지금 저도 유사한 상황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젊은 엄마들에게 양보합니다. 혹시 그 아저씨들의 딸/며느리일 수도 있어서 ^^

그리고 첫 애 임신하고서 몇 정거장 타고 다니지 않아서 그냥 버스에 앉을 생각도 없었는데, 한 30대 여성분이 눈이 마주치자 벌떡 일어나서 자리 양보해주셨어요..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편안히 갔어요.

둘째 임신하고 나서 퇴근길 지하철 1호선에 저랑 어떤 아저씨 둘만 서 있었는데 누가 내리면서 자리가 났어요. 아저씨가 앉으려다 저를 힐끗 보고서 깜짝 놀라 양보해 주셨어요. 다행히 몇 정거장 뒤에 내려서 그 분이 다시 앉으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약자석 지나갈 때 어서 여기 앉으라고 붙잡던 할머니, 아주머니들도 너무 감사했고, 가장 최근은 35개월 아이 데리고 지하철을 탔는데 중학생 정도 여학생이 자리를 양보해 주더군요. 미안해서 괜찮다고 했는데도 양보해 줘서 무척 고마웠네요..

배려와 양보를 해줬는데도 고맙다고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말 예의가 없고 잘못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의 배려와 양보에 많이 감사하고 저처럼 그 기억을 가지고 다시 선행(?)을 베풀기도 하지요.

저는 왜 임산부/아이에게 배려와 양보를 해야 하냐고 묻는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은 못하겠지만, 배려와 양보를 해주는 분들이 너무 감사하고 우리 아이도 그 분들처럼 잘 자라서 본인보다 육체적/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합니다.


IP : 168.154.xxx.18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배려..
    '11.7.29 1:08 PM (114.200.xxx.81)

    배려 받은 분이 고맙다고 해주면 그 다음에도 또 양보하고 배려하게 되어요.
    그러지 않으니까 그 담에는 하기 싫은 거죠. 그래도 해야겠지만 사람인지라.

  • 2. 저도
    '11.7.29 1:08 PM (220.79.xxx.203)

    원글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배려란,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것이고 그렇기에 배려를 받는 사람은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던지 서로 배려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것도 맞구요.
    하지만 그 배려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앉아 있는 사람을 쿡 찌르며 임산부인거 안보이냐고, 일어나라고 하는 사람은
    자신이 반대 입장일때 결코 다른 사람을 배려할것 같지 않아요.

  • 3. ...
    '11.7.29 1:12 PM (211.211.xxx.112)

    저는 둘째 임신 중기때 큰아이 데리고 신라호텔 결혼식 참석차 3호선 타고 한강 건너다가 픽 쓰러졌네요.
    제가 문 앞에 있었거든요.
    정신차리고 보니 저는 쓰러져있었고 큰 아이는 당황한 얼굴로 저 쳐다보고..
    어떤분이 일으켜 세워주셨던 것 같고
    부랴부랴 이사람 저사람 이리 앉으라고 엉덩이 들고 있고...
    정신없는 와중에 어느 자리엔가 앉았는데
    때마침 결혼식장에서 만나기로 한 남편에게 전화가 왔는데
    왜 그렇게 서럽던지..그냥 울어댔습니다.
    뭐때문에 울음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런 기억이 있음에도
    임산부라고 해서 당연히 자리 양보를 바라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냥 배려해주는 분이 계시면 고마운거고 아니면 말고...^^

  • 4. 저두
    '11.7.29 1:14 PM (180.66.xxx.48)

    업동이였던 울아이가....잘 올렸어요.
    버스타고 가는데 올리는지라..그 자리서 일어나 낼려고 섰는데...
    다들 아이 냄새야..뭔데뭔데.라는 식으로 한마디씩하더군요.

    근데 척보면 울아이가 한거 다 표나잖아요?
    냄새는 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버스자리에 흘린것도 아니고 단지 제옷에 우유 한스푼되는 정도의 자국이 난 경우인데..
    가방을 뒤져보니..늘 들어있던 가제수건도 없고 휴지도 없고...
    그게 있었다면 닦고 치우면 다들 한마디씩 안했을터인데..
    아이가 옷에 흘렸다그거지요.지저분하다 그거지요.그게 보이니 다들 한마디씩 하더군요.

    버스안에서 죄송합니다..아이가 멀미를 햇나봐요,,라고 하니 더 큰소리로 뭔냄새냐고...

    그때,,,어느 젊은이가 와서 손수건을 주시더군요.(20대후반아니면 30대초반의 남자분)
    전 얼굴도 똑바로 못봤습니다.이걸로 닦으세요.뭔지도 모르고 받아들고 다음정거장에 내렸는데
    휴지가 아닌 손수건이여서리 돌려드려야하는데 어쩌나?하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감사함에 고개 숙입니다.

    혹시나 같은 82분이시라면....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라고 전하고 싶네요.

  • 5. **
    '11.7.29 1:16 PM (111.118.xxx.181)

    얼마전에 저희 대학생아들애랑 지하철을 타러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어요
    할머니 한분이 (저희 친정엄마가 70대중반이신데 더 나이드신것같더라구요)
    한 손으로는 난간을 잡고 한 손으로는 마트에 가져가는 천덮은 카트를 들고 가시더군요
    너무 힘드신 것같아서 아들애보고 짐 계단아래까지 들어드리라고 했어요
    애가 뛰어가서 짐을 들어 아래 내려드리고 저는 할머니랑 같이 내려갔지요
    그 분이 너무 고마워하시면서 밝게 웃으시는데 참 기분이 좋더라구요
    좋은 일은 받는 사람도 고맙지만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참 기쁜일이잖아요?
    사회가 약자에게 양보와 배려도 기쁘게 하고
    또 양보받는 사람도 정말 감사하면서 고마움을 표시하고 그래야 된다고 생각해요
    어느 한 쪽이 희생하는 건 절대 오래 갈 수 없더라구요

  • 6. 양보와 인사라는
    '11.7.29 1:17 PM (147.46.xxx.47)

    말이 나와서..저같은 경우는 자리 양보가 아니고
    만원 지하철에 아이 입었던 옷이 벗겨져서 열차 바깥에 떨어져잇었나봐요.
    아이 옷이 벗겨진 줄도 몰랐는데...전 문하고도 한참 떨어져 안쪽까지 떠밀려와 있었는데..
    밖에서 무슨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고,사람들 손에 전달전달해서 떨어진 아이 옷이 왔어요.
    받자마자 감사하다..말하고 가만히 있는데...밖에서 웅성웅성... 줏어주신 아줌마가....젊은 애기엄마같은데....
    감사하다는 인사가 없다고...싸가지가 어떻고..지하철 안 인파에 파묻혀서 문 닫히기 전까지 계속 뭐라뭐라 그러시는데..
    (전 그분이 줏어주신줄도 몰랐어요!)
    문은 닫히는중이고 그제와서 감사하다고 소리칠수도 없고.. 참 난감했어요..
    줏어주신건 고마운데...제가 안쪽까지 밀려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셨는지...
    제 주변에 있는분들도 뻘쭘해하시고 ..좀 그랬네요.;;

  • 7. ==
    '11.7.29 1:33 PM (220.79.xxx.115)

    짤막하지만 따뜻한 기억들이시네요.
    저도 좋았던 기억도 있고 나빴던 기억도 있지만,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양보하려고 노력합니다.
    기왕이면 선순환을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요.

    양보해드리고 싶은 분들과 시선을 맞추는 게 제일 힘들어요.
    소리 내어 부르기에는 제가 좀 내성적이어서 ㅎㅎㅎ;;;;
    양보해드리고 싶은데, 다른 얌체가 차지하는 경우에 참 속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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