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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친구, 한없이 마음이 아프네요

. 조회수 : 7,469
작성일 : 2011-06-30 21:18:18
제 아이가 군대 가기전 친구들 몇명이 집에 놀러왔길래
소고기를 구워서 줬는데, 마침 늦게 온 친구가 정말 허겁지겁 먹길래 냉동실에 있던 돼지고기까지 꺼내 구워 주었어요
넉넉했던 고기며 밥까지, 이 녀석에게는 좀 모자란듯 싶었으나~
이제 더이상 꺼내놓을것이 없어서 그냥 보냈지요

나중에 아들에게 물어보니, 그 아이 부모가 이혼을 하고 경제적 여건이 안되는지 알바하면서 혼자 생활을 한다네요
형제도 없구요. 그래서 친구들이 그 아이와 만나면 절대로 돈을 내게 안한다구요.

며칠전 아들이 방학을 해서 집에 와 있길래, 그 아이 좀 데리고 와서 고기 좀 먹이자고 했어요. 제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한우마을에 가면 무척 쌉니다. 더구나 요즘 구제역 파동으로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에 팔길래 넉넉하게 사다 두었던 고기가 있었거든요

오늘 아들 친구가 왔습니다. 차돌박이 2근, 치마살 2근 꺼내 구워줬는데 한근쯤 남기고 다 먹었어요. 울 아들놈은 고기양이 많지않아 반근쯤 먹었을래나???

군대까지 다녀와서 복학을 했는데도 여전히 애 같고, 철이 언제 들까 싶은 내 아이와 아들놈 친구는 정말 다르네요
혼자 생활을 해서인지 주방일도 자꾸 돕겠다고 하고,말하는거며 마음쓰는 것이 너무 의젓해서 예쁘면서도 마음이 짠합니다. 세상이 너무 일찍 어른을 만들어 버린 느낌이 들었어요

외아들이고 혼자 지내서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하길래
자주 와라, 네가 온다고 하면 밥은 얼마든지 주마, 친구 없을때도 그냥 전화만 하고 오거라~ 하고 보냈어요

아직도 마음이 얼얼하네요. 남편이 울 와이프가 이제 철이 든다고 합니다.
IP : 14.55.xxx.168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짝짝
    '11.6.30 9:21 PM (121.176.xxx.82)

    좋은 일 하셨네요.
    그 복이 아들에게도 가리라 봅니다.

  • 2. 좋은분
    '11.6.30 9:22 PM (58.227.xxx.237)

    이시네요
    정말로............

  • 3. ...
    '11.6.30 9:23 PM (112.151.xxx.37)

    연락하고 찾아가면 밥을 주는 곳이 생겼네요.
    그 청년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지......
    아마 외롭고 힘든 시기 겪어본 사람은 알겁니다.
    원글님 정말 좋은 일 하셨어요.

  • 4. 그러게..
    '11.6.30 9:25 PM (114.205.xxx.13)

    밥 주는 게 정말 정이죠..

  • 5. 초등저학년
    '11.6.30 9:31 PM (14.61.xxx.32)

    아....정말 눈물납니다.
    아드님 친구는 안쓰럽고, 아드님과 다른 친구들 마음이 너무 예뻐서 더 눈물납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좋은 친구들도 있고 맘 넓은 친구 어머님도 계서서 든든하고 행복할거예요

  • 6. 새단추
    '11.6.30 9:36 PM (175.124.xxx.17)

    전요..좀 생각이 달라요..
    원글님 마음 충분히 아름다우시지만..
    그래서 그랬구나 라기보다

    그녀석..고기 엄청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시면..어떨까요???



    이혼도..편모도 편부도...
    아이의 선택은 아니잖아요.

    그냥 그렇게..
    인석 고기 엄청 좋아하는구나
    고기 먹고 싶으면 와라 내 구워줄께....



    이렇게 댓글쓰는 저역시..
    그런 상황에 닥쳤다면
    원글님처럼 그리 안스럽게 생각했을게 뻔하지만..
    그냥 그래도..그래야 하는것이 아닐까 싶어서 말이지요...

  • 7. 제 남편...
    '11.6.30 9:38 PM (59.10.xxx.163)

    제 남편 같아요 그친구...
    어릴적 일찍 아버지 돌아가셔서 어머니 혼자 키우시구 장학금받고 과외해서 졸업하고...원글님 아드님같은 좋은 친구가 옆에있어서 많은 도움받고.....
    지금 40대인데요...그 좋은 친구도 아주 잘살고 남편도 자수성가해서 그 친구한테 가끔 술 사면서 아주 잘살아요...지금까지 얼마나 고마워하는데요^*^
    제가 다 고맙네요,,,,,원글님..

  • 8. .
    '11.6.30 9:43 PM (121.88.xxx.138)

    원글님이 아들친구의 상황에 대해 다 알고 있는데 그냥 고기 엄청 좋아하는구나 라고 만
    생각 할 수 있을까요?

    원글님 마음 정말 예쁘세요..

  • 9. 희망통신
    '11.6.30 10:07 PM (121.144.xxx.170)

    175.210 님 너무 슬퍼요...

    저도 비슷한 환경에 처했던적이 있어서 그 막막함 너무 잘알아요...

    진짜 글로만읽어도 짠하네요 ㅜㅜ

  • 10. 아이들
    '11.6.30 11:42 PM (180.66.xxx.37)

    추천도서에 홈리스 중학생 이라는 실화일본소설이 있어요.
    그 소설이 원글님의 글과 많이 닮아 있네요. 그래서 그런지 맘이 짠해요.
    그 글읽고 아이들 친구들에게 잘해주어야지...했어요. 적어도 밥인심은 후하게. 하자고..ㅋ
    그 주인공은 자신의 현실을 너무 코믹하고 아무렇지 않게 담담하게 써내려갔지만 그럴수록에 더 짠하고 진한 여운이 느껴지더군요 지금 한 30살도 안된 일본 개그맨 지망생의 실화 소설이라네요. 이런글 도 좀 많이 읽었으면 싶어도 청소년들..

  • 11. 부모..
    '11.7.1 8:09 AM (114.200.xxx.81)

    부모는 대체 아이 팽개치고 사라져버리면 그게 부모인지...

    내가 팽개친 내 아이를 누가 돌봐주나.. 이모가? 옆집 아줌마가?

  • 12. 좋은 분
    '11.7.1 8:50 AM (180.71.xxx.231)

    ㅜ.ㅜ... 복 받으실 거에요..마음 따뜻하시고 정말 정말 좋으신 분....

  • 13. 아침해
    '11.7.1 9:05 AM (175.117.xxx.62)

    님 정말 마음이 고우시네요. 제가 다 감사합니다^^

  • 14. 성내시장
    '11.7.1 10:55 AM (120.142.xxx.230)

    글 읽고 제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네요. 원글님도...원글님의 아드님도...아드님의 친구도...다 잘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드님이랑 다른 친구들도 멋지네요.

  • 15. 저도
    '11.7.1 2:52 PM (61.253.xxx.69)

    글 읽으면서 폭풍눈물에 감동이네요
    원글님께 배우고 갑니다...
    세상이 각박해지니
    저도 팍팍해져 가고 있었는데...

    원들님의 고운 맘에 눈물이 나고
    그 아이의 생활을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나네요

  • 16. 이 세상에
    '11.7.1 3:49 PM (211.187.xxx.150)

    제일 딱한사람이 엄마없는아이라는데 ..
    마음이 허전해서 먹어도 먹어도 배가고프대요
    원글님 감사합니다 목이 메이네요

  • 17. .
    '11.7.1 4:39 PM (180.229.xxx.46)

    잘하셨어요..
    그런데 한편으론.. 저 총각 어떻게 결혼할련지.. 그게 더 걱정이네여..ㅜㅜ
    그동안 힘들게 살았으니 좋은 여자 만나야 할텐데..

  • 18. 그러게요
    '11.7.1 4:58 PM (219.254.xxx.167)

    원글님 너무 좋은분이세요
    어머니 저 밥 좀 주세요 전화 올꺼 같아요

  • 19. 왕 감동
    '11.7.1 5:14 PM (123.143.xxx.170)

    감동의 물결
    감사합니다.

  • 20. ..
    '11.7.1 5:21 PM (119.69.xxx.51)

    다 끼리끼리 만난다고 하죠?
    원글님 아들분도 심성이 아주 착할것 같아요..
    분명 원글님 부부 닮았을테니깐요...^^
    건강하세요!!!

  • 21.
    '11.7.1 6:00 PM (110.10.xxx.82)

    저도 눈물이 핑 돌았어요.
    원글님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좋은 분이시네요.

  • 22. ㅎㅎ
    '11.7.1 6:09 PM (114.200.xxx.38)

    20대초반이면 참 어린나이인데....
    그친구한테 돈얘기 안하는거 보니 아들친구들도 참 괜찮은 놈들이군요
    그엄마의 그아들이겠죠....
    훈훈합니다..

  • 23. 아들친구
    '11.7.1 6:16 PM (121.133.xxx.155)

    저도 우리아들 친구가 생각나네요
    고1때 만났는데 ,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알바하면서 학교를 다녔어요
    집은 서울 고덕동 학교는 성남이었는데.
    처음엔 사정모르고 , 공부를 안한다는 이유로 못만나게 한적도 있었지요
    어느날 너무 어렵고 힘든 가정형편에 ,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파서 저 눈물 많이 흘렸어요
    지금은 군대도 다녀오고 , 성장했지만 형편은 나아지지않았어요
    그래도 볼때마다 여전히 마음이 아리고 , 잘해주고 싶어요
    원글님
    저도 이글읽으면서 공감합니다
    그마음이 어떨지...
    그따뜻한 마음으로 그 아이에게 잘해주셨으면합니다
    꼭 내자식만자식이아니라, 아들친구도 자식같은 마음으로
    대 해주시니 내가 더 고맙네요
    우리아들친구는 어제와서 자고
    일찍갔네요 아침도 안먹고.. 하루종일 마음에 걸리고 신경쓰입니다

  • 24. ㅠ.ㅠ
    '11.7.1 6:47 PM (58.151.xxx.172)

    그 아들 친구가 바로 우리 남편같군요,,,,,,
    울 신랑도 고 2때 친어머니 돌아가시고 친구네집에 많이 가서 밥도 얻어먹고 그랬죠....
    집에서는 밥 한끼도 재대로 못 차려먹다가 친구네집에 친구 어머님이 해준 다양한 반찬들
    한참 클때 배고팠을때 얼마나 맛있었겠어요.........
    원글님께 제가 다 감사하네요......울 신랑도 잊지 않고 있더군요.......
    지금 울 신랑 제 밥벌이 잘 하고 잘 살고 있어요........^^

  • 25. ..
    '11.7.1 8:03 PM (175.127.xxx.139)

    원글님의 따뜻한 한끼, 따뜻한 한마디가
    그 아들친구분의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원글님 마음이 참 좋으시네요.
    나이가 들수록 저도 마음이 좀 넉넉해져야 할텐데요.
    저는 아직 제 자식챙기기에 바빠서 이러 글들 보면 반성하게 된답니다.

  • 26. 오오
    '11.7.1 8:10 PM (180.67.xxx.11)

    오... 원글님 좋은 어머니시네요.

  • 27. 정말
    '11.7.1 8:29 PM (211.208.xxx.201)

    눈물나네요.
    다른 분들의 글도 너무 감동적이고...
    아직 우리 사회는 따뜻한 분들이 많은
    살기좋은 사회인게 분명해요.
    정말 훌륭하십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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