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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저의 엄마...

조회수 : 456
작성일 : 2011-06-27 21:46:10
책 얘기 보니까 생각나네요.

저는 정말, 대학교 가기 전까지 우리엄마가 책을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어릴 때 생각해보면, 엄마가 책 읽는 모습이 많았고,
집에 책도 많았고...

그런데 한 고등학생쯤 됐나. 엄마가 책을 별로 안 읽는 것 같은 거예요.
그땐 고등학생이고 좀 사춘기이기도 했고 공부하느라 바빠서 그냥 넘어갔죠.

대학교에 갔는데... 엄마가 그때부터
가끔은 저녁 늦게까지 안 들어오실 정도로...
놀러다니시는 거예요 -_-
책은 물론 전혀 보지도 않고요.

그때도 그냥... 그런가? 아 우리 엄마 이제 좀 놀으시려나?
했어요.

그리고 나서 대학 졸업 후... 좀 철이 들고 나서
퍼뜩 생각나서 물어봤어요.

"근데 엄마... 요즘은 왜 책을 안읽어? 엄마 원래 책 좋아했잖아."
그랬더니 우리 엄마 웃으시면서

"어머~ 난 원래 책 싫어해... 고등학교 때도 학교에 책가방만 들고 다녔단다~~~ 너희 어릴 땐~~~ 책 많이 읽게 하려고 그랬지~~~ 안보면서 보는 척 하고~~~ 낮잠 잘 땐 일부러 책을 얼굴 위에 덮어놓고 자고~~~"

띠용~~~




네... 쩝... 효과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저 책 무지 좋아했구요(타고난 것도 있어요)
제 동생... 저처럼 좋아하진 않았지만
자기 좋아하는 역사책 같은 건 잘 읽었구요
그 결과 저나 제 동생 대학 괜찮게 갔어요...
마침 수능으로 팍 바뀌어서~~~ 둘 다 내신은 꽝이었는데
수능은 공부한 거에 비해 잘 나와 주시더군요...



저희 엄마 일화를 하나 더 추가하자면 -_-
평소엔 공부해라 이런 소리 잘 안하셨는데
매의 눈으로 노리고 있다가
앗! 이 과목이 부족해! 하면 그 과목에서 가장 유명하고 잘 한다는 사교육을 몇 달간 처방하셨다는...

제가 중학교 때 잘하다가... 중3되니까 수학이 어렵더라고요
50점 맞아갔는데
저희 엄마...
아무 말 없이 시험지를 노려보시더니
"수학... 너도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끄덕끄덕...
"너... 학원 가서 배우지 않을래? 잘하는 학원이 있대..."
끄덕끄덕...
바로 엄마 손 잡고 끌려간 학원은...
숙제를 안 하면 당장 매맞고
시험 쳐서 80점 이하 나와도 매맞고
1주일에 한 번씩 시험치던 수학 전문 학원이었습니다...

정말 무서워서 ㅠㅠ 공부를 할 수밖에 없던 ㅠㅠ

이런 식으로 제 동생 영어 못할 땐 영어 학원에 집어넣고
저 과학 못할 땐 단과 학원 집어넣고 그러셨더라는.



뭐... 그러니...
엄마 아빠가 책 보는 게 효과는 있는 것 같아요...
뭐 그러는 척이라도 -_-
저희 엄마 지금은 정말 책 한 자도 안 읽으심;

IP : 211.196.xxx.174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6.27 10:02 PM (112.151.xxx.37)

    ㅎㅎㅎ..현명한 어머니네요.
    막상..아이를 정말 공부 잘 하게 키우고 싶다면
    아이 앞에선 부모가 tv 안 보고 컴 안하고
    책보는 모습 보여야한다는걸 알면서도
    그걸 실행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은 드물어요.
    그냥 입으로 애만 잡지..^^...
    그런 면에서 어머니는 강한 어머니셨네요.

  • 2. ..
    '11.6.27 10:04 PM (183.98.xxx.184)

    ㅎㅎ
    유쾌한 어머니시네요.
    저희는 제가 책을 엄청 좋아해서 거의 매일 달고(?)사는데
    남편이 아이한테 엄마처럼 책 읽으라고 했더니
    저희 애가 그건 불가능하다고 자기는 싫다고;;;
    참 일관성 있는 녀석이죠, 소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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