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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짜리 노트북을 50만원 주고 샀어요....^^

줄리엣신랑 조회수 : 1,952
작성일 : 2011-06-01 00:45:07

아까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요. 식당을 하시는데 자주 오는 손님이 노트북을 하나 들고 오셨더래요.

그걸 중고로 팔고 싶은데 어디가서 팔아야 하는지 몰라서 사람 많은데 와봤다고... 물어보러...

엄마가 그 노트북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아 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중고가 얼마나 하는지 그런거 잘 모르니 인터넷 검색해서 대충 이정도면 되겠다 말씀 드렸죠. 중고나라에서 한 20만원 정도 하더라구요...

업자한테 팔면 10만원 받을 수도 있으니 인터넷에서 판매 하라고도 얘기 했는데 그런거 할 줄 모르는 분이라고 하시네요...

엄마가 그거 새거가 얼마냐고 물어 보길래 지금은 안나오는 모델이고 그때는 한 70만원 정도 했겠다 얘기 했죠.

그랬더니 엄마가 느닷없이 그걸 저보고 50만원에 사라는 거에요 ㅎㅎ  엄마는 쓸 줄도 모르니 저보고 사다 쓰라고 ㅜㅜ



하지만....


저는 아무 군소리 안하고 그 20만원 정도 하는 중고 노트북을 50만원에 샀습니다.





찡한 사정이 있었고 듣고 나니 사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아저씨가 나이가 좀 있으시고 아이가 하나 있는데 초등학교 4학년 이래요.

저는 엄마한테 다 듣긴 했지만 남의집 얘기 다 할 수는 없구요...




가난 하기도 가난 하지만 ...

아니 가난해 진거더군요... 아주 갑작스럽고 딱하게...



저녁에 집에 들어가니 아이가 진짜로 간장 하나만 놓고 밥을 먹고 있더래요...

밥도 아이 스스로 했는데 잘 못해서 아주 질게 되어 있는 것을 뜨거운데 후후 불면서 먹고 있는것을 보셨답니다.  아이가 아빠를 보더니 " 아빠 내가 밥했어 " 하면서 웃더랍니다.

그걸 본 아저씨가 너무 미칠 듯이 울음이 나와서 얼른 뛰어 들어가서 컴퓨터 바꿔줄께 하시고는 눈에 보이는 노트북을 들고 나오신 거에요. 급하게 나오느라 어뎁터도 안가지고 그냥 나오신 모양 이더라구요.

너무 복받치는 것을 급하게 꾹꾹 눌러서 참으니 딸꾹질이 나오고 목 아래가 그렇게 아프더래요.


그 얘기 들으니 아이 밥 먹는 모습이 눈에 선한게 저도 맘이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엄마가 사라는 걸 그대로 받아 드렸어요.

집사람한테도 말하니 망설이지도 않고 그런거는 해줘도 돼 하구요...

  


노트북 값 친 것은 엄마가 먼저 그 자리에서 바로 주셨구요...

이제 제가 엄마한테 줘야 하는데... 뭐... 엄마 아들 사이에.... 뭐.....  그쵸? ㅎㅎ



엄마가 아저씨 가실때 김치랑 반찬이랑 몇가지 전이랑 해서 좀 싸주셨데요.




그나저나 한참 컴퓨터 필요한 초등학교 아이 노트북을 들고 와버렸으니....

다시 잘 셋팅해서 가져다 줘도 아저씨가 안받을 것 같고...


다른 컴퓨터 적당히 만들어서 갖다 줄까봐요....

핑계거리가 아직은 딱히 생각은 안나네요....





  

  



IP : 183.100.xxx.203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니까
    '11.6.1 12:46 AM (112.154.xxx.193)

    그날 빈대떡은 드셨는지?
    밖에 비오니 그생각이 나네요...
    엄마와 아들 사이에 야박스럽게 하시지 않겠죠? ㅎㅎ

  • 2. ^^
    '11.6.1 12:48 AM (221.148.xxx.171)

    넘 따듯한 글이네요^^
    아이가 넘 맘이 아파요...

  • 3. a
    '11.6.1 12:51 AM (114.204.xxx.131)

    글쓴님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시네요.
    어머니도 그러시구요 ^^*

  • 4. 123
    '11.6.1 12:52 AM (116.123.xxx.70)

    원글님 복 받으실거에요

  • 5. ^^...
    '11.6.1 12:52 AM (58.143.xxx.68)

    나도 사는게 여유롭진 않다.팍팍하다 그러면 안될꺼 같다..내 맘은 팍팍하다고 한다
    그런데 가끔 이렇게 줄리엣 신랑님이 올려주시는 글을 보면
    여유롭지 않다는 말도 사치라는 생각이 들어서 슬그머니 줄리엣신랑님한테 화가난다.
    그러면서도 꼭!! 글은 챙겨서 읽는다.
    울집 컴도 바꿔야 하면 꼭 이분한테서 바꿀꺼라고 다짐한다.
    지금도 본체를 손을 보긴 해야 하는데 간단한 걸로 오시라고 할순 없어서 참고 쓴다.
    줄리엣신랑님~ 행복하소서~~

  • 6. 줄리엣신랑
    '11.6.1 12:54 AM (183.100.xxx.203)

    그날 빈대떡 사러 갔는데 문 닫고 있더라구요. 아주 싹 비워서 청소 하고 있던데요 ㅎㅎ 한장도 남김 없이... 전 그런데는 밤새 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누가 전화해서 문 닫기 전에 3장 포장 해간다고 해서 싸논게 있는데 아직도 안오고 있다고 저보고 만원에 가져가래요.

    얼른 집어 왔죠 ㅎㅎ

  • 7. ..
    '11.6.1 12:54 AM (218.158.xxx.137)

    며칠전 할인마트 돈백원 댓글들이 생각나는 밤이에요

  • 8. 4학년
    '11.6.1 12:58 AM (183.98.xxx.112)

    맘 아파요..4 학년이면..울딸이랑 동갑...얼마나 먹고싶은게 많은때인데..
    ㅠㅠ

  • 9.
    '11.6.1 1:00 AM (219.254.xxx.135)

    어머니도 너무 훌륭하시네요. ㅎ

  • 10. a
    '11.6.1 1:01 AM (114.204.xxx.131)

    따스하고 보석같은 글들을 읽을때 82에 오는 재미를 느낀답니다.
    여유있게 배려하며 살고 싶어도 삶이 버거워 그렇지 못할때도 많습니다.
    원글님께 고맙습니다.

  • 11. 무아
    '11.6.1 1:05 AM (59.5.xxx.72)

    아~ 눈물난다.....
    어머님께 감사 말씀 전해주세요..

  • 12. 내일은
    '11.6.1 1:13 AM (118.44.xxx.17)

    네.. 4학년 이면 앞으로도 더욱 컴퓨터 꼭 필요할거에요. 꼭 컴퓨터로 돌려주셔요 ^^
    제 마음이 다 뿌듯합니다.

  • 13. ..
    '11.6.1 1:56 AM (210.121.xxx.149)

    아이는 잘 크고 있지요?? 왠지 반가운 친구 같다는... 동갑이라 더그래요..

    정말 정말 잘하셨어요.. 돈이 아니라도 열배 백배로 아이에게 돌아갈겁니다..

  • 14. 어머니
    '11.6.1 7:11 AM (110.10.xxx.23)

    마음이 보살 같으신 어머님을 두셨군요.

  • 15. 노트북값은
    '11.6.1 7:12 AM (110.10.xxx.23)

    어머니께 드리긴 할 거죠?
    일단은 50만원 드리세요,
    아마도 그 어머니가 그 돈을 다 받진 않으실 거에요.

  • 16. hmm
    '11.6.1 8:00 AM (70.57.xxx.60)

    가끔 올라오는 원글님글 좋아하는 사람이예요.
    위에, "따스하고 보석같은 글" 이란 말에 공감해요.
    따뜻한 마음은 유전인가 봐요..ㅎㅎ

  • 17. 찡~
    '11.6.1 8:44 AM (203.90.xxx.234)

    20마원짜리를 50에 사셨다면서 이모콘티가 웃어서 이상타 하면서 눌러 읽었네요

  • 18. 허엉
    '11.6.1 10:55 AM (113.199.xxx.31)

    저도 웃는 이모티콘이 있어서 뭐지 하고 들어왔는데.

    어머니도 훌륭하시고, 아드님이신 원글님도 훌륭하시고,
    원글님 부인도 훌륭하시고.
    모두모두 훌륭하세요.

  • 19. 아~~
    '11.6.1 11:11 AM (211.201.xxx.101)

    눈물 나는줄 알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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