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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식사 자리 피하고만 싶네요.

. 조회수 : 1,817
작성일 : 2011-05-08 16:39:43
전 30대 중반 미혼이예요.

어려서부터 계속되는 아버지의 주사와 폭력에 시달리며 살아왔어요.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면서 나까지 힘들어하면 엄마가 더 괴로울테니 괜찮은척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렇게 제 감정은 조절하며 언제나 엄마를 위로하며 지냈지요.

그렇지만 주사가 어느 순간 마술처럼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도 그런 생활이 반복되고 있지요.

3주 전에는 술에 잔뜩 취해 들어 온 아버지가 시집 못가고 있는 딸 때문에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다며

엄마에게 갖은 욕설과 더불어 폭력까지...

근무 시간에 너 시집 못간것 때문에 아버지에게 맞았다며 울먹이는 엄마의 전화를 받고 나서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고 죽고만 싶었어요.

한바탕 소동이 지나가고 또다시 몇 일동안은 아버지가 죽은 듯이 지내고 엄마에게 잘해 주고...

가족들은 그런 일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

결혼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아버지에 대한 미움,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왜 그렇게 사나하는 짜증까지...

머릿속이 아직까지도 복잡하고 마음을 못 잡고 있는 상태구요.

아까 낮에 오빠에게서 저녁에 가족들이랑 함께 식사하자는 연락이 왔네요.

마음이 내키지 않아 거절했더니 엄마에게 연락이 왔네요.

3주나 지났는데 아직까지 왜 마음에 담아두고 있냐면서 제가 이상하대요.

혼자 잘난척하며 가족들을 무시한다고 나 죽고 나서 후회해봤자 소용 없고,

너 오지 않아도 아무 문제 없다며 화를 내며 전화를 끊으시네요...

글로 다 쓰긴 어렵지만 평생 마음 속에 담아 둔 응어리가 이젠 잘 풀어지지가 않아요.

기분도 언제부터인가 우울해서 밤에는 많이 울기도 하구요.

제가 늦도록 결혼을 못해서 그런지 제 행동이 얼마나 이상한지도 잘 판단이 안 서네요.

가족 모두가 저를 비난하는만큼 제가 잘못하고 이상한걸까요?

거절은 했지만 막상 저녁에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

엄마에게 계속 연락이 오네요.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어요.

아버지를 너무 미워하지 말고 불쌍하게 생각하면 마음이 풀린다고...

3주 전에 맞은 것도 욕먹은 것도 니가 아닌 나인데 니가 왜 그렇게 화를 내고 마음을 닫아 버렸냐고 하시네요.

오늘도 엄마의 애처로운 애원에 또다시 마음이 약해지네요.

늘 전전긍긍, 가정을 지켜보겠다며 저렇게 딸내미에게 읍소를 하고... 에휴...

차라리 진작에 우리 가정이 깨져버렸다면 제 마음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텐데 말이예요.

아무리 자신들이 잘못해도 순순히 받아 주는 엄마로 인해 오늘도 아버지랑 오빠는 또 희희낙낙하겠죠.

그 모습을 보며 밥 먹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하네요... ㅠㅠ
IP : 58.140.xxx.6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876969
    '11.5.8 4:51 PM (112.152.xxx.194)

    저도 비슷한 심정이라 잘 알아요. 절대 님이 잘못하거나 이상한거 아닙니다.
    저도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고, 아예 함께 하고 싶지 않고 의절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내막을 잘 모르고,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하는것을 당연시하지만
    효도고 뭐고 안보고 살고 싶은 심정입니다.
    가장 중요한것은 나 자신이지요. 저는 보다 단호하게 부모님과 최대한 연락끊고 내마음 평화롭게 지내는것을 선택했습니다. 나쁜 딸이라는 비난에 초연해져야지요.

  • 2. ...
    '11.5.8 5:05 PM (220.86.xxx.73)

    제일 문제인건 어머니같네요
    뭐가 옳고 그른지 판단능력이 없는 분이고 가장 만만하고 자기 하소연을 퍼부을 수 있는
    대상으로 원글님같은 딸을 고른거겠죠.
    어머니의 감정을 받아주지 마시고 부모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보려고 노력해 보세요
    내가 내 인생을 꾸려가겠다고 마음 먹기 시작하면
    부모조차도 얼마나 큰 해악이 되는 존재인지
    사랑하고 아니고의 문제와는 별개로 정말 몰라서 큰 해악을 끼치는 부모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답니다

  • 3. 3
    '11.5.8 5:17 PM (49.63.xxx.208)

    3주가 아니라 3년인줄알았다가 깜짝 놀랐어요
    3주나 지났는데 아직도 못잊고 그러느냐니...

    저라면 안가요...

  • 4. ^^
    '11.5.8 5:23 PM (218.155.xxx.186)

    가지 마세요. 님 잘못 한 거 하나도 없어요!!!

  • 5. 절대
    '11.5.8 5:30 PM (125.183.xxx.77)

    첫번째 잘못은 님 아버지지만
    그에 못지않은 잘못도 님 어머니에게 있어요

    나이 어린 딸에게 본인 스트레스 풀면 안되구요
    본인 인생을 그처럼 꼬이게 만들었던 일을
    그렇게 없던 일같이 만들면 절대 안되지요

    님이 아직 결혼 못한거
    님 부모님때문인거 맞구요
    언제 어디서건 그런식으로 님 부모님이 이야기하면
    반드시 맞받아치셔야되요

    첨엔 뭐 그러냐 황당하다 식으로 말하겠지만
    본인들도 찔리는게 있을거에요

    그리고 가장 안좋은 모녀관계가
    엄마의 스트레스를 받아들일 나이가 안되는 딸에게 그대로 쏟아붓고는
    엄마는 그대로 ventilation함으로써 스트레스 해소가 되지만
    딸은 자라면서 그 모든 말들이 마음속에 남아있어서
    그 부모와 애증의 관계가 되는 거에요

    님은 어머니를 불쌍히 여기면서도 미워하고
    그런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불편해지고 본인을 자책하는 거거든요

    본인 스스로 깨고 빠져나와야 해요

    어머니가 또 님에게 하소연하면
    반드시 다 들어주지말고
    그런 말하려고 전화하려면 전화하지 말라고 해야해요
    절대로 들어주지 마세요

    님은 님 어머니의 스트레스 배출구가 아니에요

    님 어머니는 본인 인생의 선택을 잘못한 것을 님에게 전가해서는 안돼요

  • 6. ㄴㅁ
    '11.5.8 5:42 PM (115.126.xxx.146)

    이 나라의 그 망할넘의 효도병..
    부모가 개차반이어도....다 용서되는 받들어 모셔야 하는
    존재니...
    개차반 부모들은 반성을 모로죠..평생 자식 등골 뽑아먹는
    ...
    그냥 인연끊고 사세요

  • 7. ㅠㅠ
    '11.5.8 6:39 PM (112.168.xxx.65)

    저도 님하고 나이 비슷한데요..결혼 못한 중죄인이라..부모님..엄마가 저만 보면 정말 결혼 못해서 어떻게 하냐고..앓는소리..우는소리..한숨소리..미쳐버릴꺼 같아요 정말..
    지난번에는 진짜 인격적인 모독까지 주시더라고요
    저도 하고 싶은데 남자가 없는걸 어떻게 하냐고요
    진짜..이번엔 제가 엄마한테 정이 떨어져서..가족식사 난 빠지겠다고 말했어요
    결혼 못한게 왜 죄인이 되야 하는지..진짜..이젠 슬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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