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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샴푸 치약 냄새를 사랑하는 고양이..

불출산정상에서다 조회수 : 1,111
작성일 : 2011-05-05 12:03:20
울 집엔.. 쌍둥이처럼 닮은(쌍둥이는 쌍둥이죠. 이란성.. ㅎㅎ) 업둥이 남매가 있어요.
어미젖을 한 두 번 밖에 못 물었을성 싶을 정도로 어릴 때 구조된 아이들이지요.

(그보다 오래전에... 태어난 그 날로 박스에 담겨 버려진 아꼬 네 마리를 주웠던 적도 있었지만..
쌀쌀한 날씨 속 밖에 너무 오래 방치된 탓에;; 구조한 그 날로 한 마리가 떴었고;;;;;;
나머지 셋... 병원에 이틀 입원 시킨 후 데려와 고작 일주일을 보살폈을 뿐일 때..
혈변을 봐서 다시 병원 데려갔더니.. 고양이 에이즈라고;;; (면역결핍의 기전은 같지만, 사람의 에이즈와는 다릅니다)
뾰족한 수도 없이 차례로... 병원에서 고생들 하다 떠났었네요;;;)

얘네들... 처음엔 두 시간 간격으로 수유 하느라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분유 타서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 30분, 먹이는 데 30분 이상...
한 시간 간격으로나마 선잠을 자면 많이 자는 거였죠.
물론... 사람과는 달리 빠른 성장을 하는 아이들이라, 힘든 건 처음 보름 정도였지만...
그 보름만으로도, 이러다 내가 죽는 거 아냐..싶을 정도로의 한계를 느끼게 해 준 아이들이라고나.

그나마 숫냥인 젖병을 잘 물었지만.. 암냥이는 죽어라 안물곤 이에에에엥~ 짜증내며 손으로 젖병을 마구 쳐내서;;
정말 울면서 분유를 먹였었어요.
잠은 부족해 피곤하고 그것만으로도 짜증이 치밀었는데...
그 작은 아꼬가. 안먹으면 죽는데.. 먹으려 들질 않으니;; 화라락~ 폭발할 것 같은 심정에 눈물이 왈칵... -_-;;;

다만 한 방울이라도 더 먹이려 사투를 벌였지만.. 먹성은 영 좋아지질 않고...
일주일여 지났을 때 부터.. 잘 받아 먹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한 눈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체격차이가 났고...
그래서 더더욱.. 큰 일 치루는 거 아냐 싶은 조마조마한 가운데에서도,
그래도 잘 견뎌줬고, 잘 자라줬네요.

저 녀석들... 아직 일어서지도 못하고 기어다닐 때 부터..
제 옆에 두면 절 타고 오르곤 했었습니다.
기를 쓰고 기어서기어서 얼굴까지.
한 동안... 제 몸에 달린 브로치려니. 애들을 달고 지냈었지요. -_-;;;

이 아이들... 유별나게 비누 샴푸 치약 냄새를 좋아합니다.
그 중 가장 좋아하는 건 치약이예요. 치약 냄새만 맡으면, 마따다비 저리 가라의 반응을 보입니다.
양치질 할 땐 늘 옆에 와서 구경하고...
양치질 한 후엔 입을 가져 가 하아~해 주지 않으면 타고 오를 기세. -_-;;;;
손수건이나 양말에 치약을 살짝 묻혀 돌돌 말아 굴려 주면 아주 좋아라 합니다.
치약을 묻힌 칫솔을 디밀면, 얼른 코 갖다 대곤 순간 놀라 움찔 뒤로 피했다가
다시 슬금슬금 천천히 다가와 킁킁 대다 심지어 핥기도 합니다.

보통...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코를 강렬하게 자극하는 치약냄새를 싫어하는데. 참 별난 녀석들입니다.

치약과 비누와 샴푸. 이 세 가지 삼종세트가 구비된 샤워 직후.
젖은 머릴 닦기 위해 앉기 무섭게.
암냥이는 바스가운 위로 어깨에 폴짝~ 뛰어 올라.. 제 옆머리에 연신 머리를 부벼대며 갸르르르르르르릉~
숫냥이는 숙여진 머리 앞에 서서, 양손으로 제 머리통을 부여 잡곤 일단 콱~깨문 다음에 킁킁대다 그루밍을 해대지요.
전 5분에서 10분... 그래, 맘껏 즐겨라~함서 머리도 닦지 못하고 기다려 주곤 하고요.

(글수정으로 덧붙이는데... 머리카락 그루밍은 못 하도록 매 번 말립니다. 혹여 먹을까 싶어서요.
핥으려 들면 말리고 말리고.. 녀석은 계속 핥으려 들고, 전 냄새만 맡으라 하고.. 둘 다 바쁩니다. ㅎㅎ)

이 녀석들. 올해 3살입니다. 무려 3년을 지치지도 않고 계속 그래요.

첫줄에... 이 아이들이 마치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았다. 썼는 데...
생긴게 아니라 하는 짓이나 성격 등이 그렇습니다.
심지어 목소리도 똑같고.. (정말 구분이 안갈 정도로 똑같아요! 신기해라~)

성장과정에 있어 하는 짓도 똑같았는 데... 뭐든, 덩치는 더 작았어도 암냥이가 하루 더 빠른 성장을 보이긴 했었네요.
둘 모두 쭉쭉이를 했었는 데... 이것도 암냥이가 하루 일찍.
일어서는 것도 암냥이가 하루 더 빨랐고.. 걷는 것도 하루 더 빨랐고 등등.

................................................
................................................

오늘이 어린이날이네요.

저도 저 어린이들을 데리고 야외로 놀러 가고 싶은데...
언제쯤 시골로 이사가, 저것들에게 자연이란 은혜를 경험하게 해 줄 수 있을런지?

참... 인간이 죄가 많습니다. 저 불쌍한 것들에게.. 정말 미안하네요.
IP : 124.28.xxx.6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5.5 12:11 PM (125.186.xxx.168)

    완전 귀엽네요 ㅎㅎㅎ. 냥이들은 꼬리꼬리한 생선냄새만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 2. ...
    '11.5.5 12:15 PM (125.130.xxx.156)

    즈집 막내냥이도 이닦을때 세면대에 올라와 제 입을 쑤십니다 ;;;;; 치약냄새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이녀석도 한겨울에 핏덩이로 구조되서 생고생을 해서 살려놨네요 ^^

  • 3. 불출산정상에서다
    '11.5.5 12:22 PM (124.28.xxx.69)

    비누나 샴푸 냄새 좋아하는 냥이들은 꽤 많아요...
    그런데 치약냄새를 좋아하는 냥이들은 많지 않죠.마는 그렇다고 아주 드문 것도 아닌듯? ㅎㅎ

    ...님. 저는 <입쑤심>은 안 당해 봤지만... 양치 하다 불꽃 싸다구를 맞은 적은 헤아릴 수가. 어흑..

  • 4. 엔젤호야
    '11.5.5 12:23 PM (121.139.xxx.226)

    울집은 락스냄새에 환장을 합니다. 화장실 청소하느라 문열어두면 3놈이 문앞에서 들어왔다 나갔다 아주 죽을 지경입니다. 그래서 꼭 닫고 청소하는데 괴롭더군요.
    젖도 떼지않은 애들 보살피다니 대단하네요. 저는 지금 델꼬 있는 애들 어미가 4마릴 우리집에서
    낳았는데 젖이 부족해서 보조수유한것만으로 죽겠던데요.
    그넘들이 벌써 나이를 10개 넘게 주워드셨네요.
    세월 참 빠릅니다 저에게는 아직도 아깽이 같은 녀석들인데.ㅋ

  • 5. ㅋㅋ
    '11.5.5 12:24 PM (111.118.xxx.51)

    완전 웃기네요... 님이 머리 숙이고 한놈은 어깨에서 ,,한놈은 머리 잡고 열혈 그루밍 ㅋㅋㅋ 상상만 해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저도 냥이 두마리(아들놈들) 키우지만 요것들이 소소하게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질 몰라요... 그 행복만큼 한놈이라도 아프거나 밥이라도 잘 안먹을라치면 어찌나 걱정되는지 .. 그리고 눈에 밟혀서 어디 멀리 여행가서 하룻밤이라도 자고 오는거 꿈도 못꿔요..

  • 6. .
    '11.5.5 12:29 PM (211.209.xxx.138)

    저희집 일곱 살 먹은 고냥이도 치약냄새 정말 좋아해요! 요녀석 델고온지 얼마 안 되었을때 벌 줄 셈으로 치약뚜껑 열고 냄새 맡게 했더니 외려 좋아서 환장하길래 어이없어 했던 기억이 나요. 요새도 제가 양치질하려고 욕실에 가면 치약냄새 맡아볼거라고 냉큼 따라들어옵니다 ㅋㅋ 치약냄새랑 비스므리한?? 민트향도 정말 좋아하네요 ㅎㅎ

    원글님이랑 비슷한 과정을 겪은 건 아니지만, 저 역시도 고냥이를 기르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던지라 어쩐지 동병상련의 짠함을 느낀달까요.

  • 7. 불출산정상에서다
    '11.5.5 12:47 PM (124.28.xxx.69)

    그쵸... ㅋㅋ님. 저도 여행 정말 좋아라 했던 사람인데..
    지금 집에 묘구수가 아홉.
    마지막으로 바람 쐬고 온 게 무려 2년전입니다.
    ㅠ_ㅠ

    그나마... 2년전. 일주일여 집을 비웠다 돌아오니.. 본문의 암냥이녀석. 스트레스로 방광염이 와서;;;
    한동안 병원을 다녀야 했었다죠;;;;;;;;;;;;;;;;;;;;;;;;;;;;;;;;;;;

    또, 당시 집을 비우는 동안... 울 엄마한테 애들을 맡겼었고,
    절대로 청소기 돌리지 마라~ 아깽이들 아직 청소기 적응 안됐다~ 신신당부를 했음에도
    저 없는 사이.. 청소기를 마구 돌리셔서. 어흑.

    이 남매 녀석들. 아직도 청소기 소리만 나면 완전 패닉 상태. ㅠ_ㅠ
    다른 애들은 안그런데... 요 두 녀석들만, 청소기 꺼내기 무섭게 미친듯 질주하며 쿵쿵 부딪혀 가며 구석을 찾아 도망가 숨고..
    청소기 꺼지고도 30여분이 지나야 겨우 나온다는;;;;

    어무이~ 저 없는 사이 무슨 일을 벌이셨던 겁니까아아???!!
    그 탓에 전... 청소기도 맘껏 못 돌리고 빗자루질을...
    ㅠ_ㅠ



    치약 냄새 좋아하는 냥이들 생각외로 많네요? 여기에만 벌써 저 포함 세 집.
    우리집은, 역사상 이 녀석들이 처음이고...
    제 주변에도 없었는 데?

    맞아요. 치약 좋아하는 애들은 같은 민트계열은 뭐든 다 좋아 하는 것 같아요?

  • 8. 매리야~
    '11.5.5 1:22 PM (118.36.xxx.178)

    어머. 새로운 걸 알았습니다.ㅎㅎ
    냥이가 치약냄새를 좋아한다는 사실...ㅎㅎ

    정말 신기합니다.

  • 9. 코코몽
    '11.5.5 1:59 PM (119.149.xxx.156)

    고양이 키우고싶어요 ㅠㅠ

  • 10. 그래서
    '11.5.5 2:21 PM (58.239.xxx.161)

    울 집 냥이가 이빨닦고 호해주면 좋아서 난리가 나는군요. ㅋㅋ~ 저희집에도 눈도 못뜬 놈 구조해서 냥이꼴 나는 놈 한마리 있어요.^^ 작년 가을에 요기 82에도 울고불고 도와달라고 난리쳤는데.. 지금은 없으면 못살것 같아요. 경과 한번 올린다고 해놓고선 게으른 주인인지라 안드로메다로~ 갔네요. 근데 저희집 냥이는 생선을 안먹네요..ㅠㅠ

  • 11. 어머!
    '11.5.5 2:44 PM (218.41.xxx.178)

    우리 둘째야옹이도 치약냄새를 매우 좋아한답니다! 제가 이를 닦기 시작하면 어디서든 토토토토 달려와서 일단 칫솔의 치약냄새를 맡고 찡! 한 표정으로 눈을 찡그린 다음에, 제가 거품을 내기 시작하면 입술을 막 핥으려고 해요. 처음엔, 설마 먹기야 하겠노 하고 그냥 두었더니 막 핥아먹길래 다음부턴 그냥 향기만 맡게 하고 있어요.

    저는 인공수유 한마리만으로도 참말 체력의 한계를 맛보았는데(겁쟁이 큰야옹이가 있어서 더 조심하고 신경쓰느라 그랬기도 하지만)불출산정상에서다님은 두마리를 동시에 인공수유를 하셨다니 대단하세요.

  • 12. ^^
    '11.5.5 2:45 PM (175.118.xxx.82)

    글로만 봐도 너무 귀여워요. 고녀석들 사진도 너무너무 보고 싶다는.. ^^

  • 13. 불출산정상에서다
    '11.5.5 9:39 PM (124.28.xxx.69)

    치약 좋아하는 냥이들 정말 많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인공수유 필요한 업둥이 키우신 분들도 많고!!!


    위에 어머!님... 한 마리나 두 마리나?? 별 차이 없지 않을까요??
    인공수유 중 가장 귀찮았던 건!!
    물 끓여 분유 타내고 젖병 소독하는 거 였음!!
    먹이는 거 자체는... 안 먹어서 괴로웠던 거 말곤....... 젖병을 쪽쪽~빠는 거 보면 내 배가 다 불러서 기분 좋기만~
    ㅎㅎㅎㅎㅎㅎㅎㅎ


    그쵸~ 화장품! 그거 좋아하는 냥이들도 많죠!!
    울 집에도 로션 좋아하는 애들 몇 있어요~
    도대체 무슨 맛이기에 그리 좋아하는 걸까?? 궁금해서 저도 맛 본 로션 많다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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