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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김현희....빈라덴...그리고 히틀러.

작성일 : 2011-05-04 14:59:21
제 미국 친구가 있어요. 우리 둘다 50 전후의 나이입니다.

일본 지진이 나고 한국서 일본을 위한 성금을 공중파에서 모금한다는 기사를 읽고 제게 메일을 보냈어요.
한국인들 대단하다고요.

그러면서 물었지요. 김현희를 용서했냐고.....자신이 느끼기엔 그런것 같다고.
아마도 한국인의 정서를 그렇게 본것 같아요.

그 당시 성금 모금하는것에 대해 제가 심히 반감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이 문제에 대한 토론을 나중에 꼭 해보자 했어요.

제가 우선 미국에서 가능하다면 밀양이란 영화를 먼저 본후 내게 연락하라고 했더니
어제 다시 메일이 왔습니다.
무척 충격을 받았더군요.

자신이 본 영화 중 가장 고통스런 것이었다구요.
그간 내게 몇 번씩이나 용서에 대한 나의 심중을 물어왔었는데  밀양을 본후에 나의 복잡한 심경을
이해 하는것 같았어요.

빈라덴의 사살에 대해 , 그는 제거 되어야  마땅 한다는 견해와 함께 주변의 축제 분위기에 대해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이 상황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더군요.

이 문제 역시  선과 악의 관점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라는게 제 사견입니다.
뭐 역사적, 정치적, 민족적인 문제는 너무 장황해 지니 패스 하고,

그가 제게 질문한 내용입니다.
제게 마치 한편의 논문을 요구하는 듯한 기세입니다.

그와 토론을 하기에 앞서
다시 한번 영화를 봐야 할것 같아  dvd 를 찾고 있는 중에  출중한 82 회원님들의 주옥같은  의견들이
궁금해서 여기 한번 올려 봅니다.

그냥 평소에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 갖고 계셨다면  짧게 라도  한마디씩 보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저는  살인자가 구원 받았노라고  평화롭고 행복한 표정으로 말할때  말로 할수 없는  무력감에
빠졌었습니다.

살면서  어찌 할수 없는 상황에 농락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때 느꼈던 증오심과 패배감....분명 내가 느껴야 할 몫이 아닌데도  내가 끌어 안고  몸부림쳐야할
고통들...

내가  수많은 번민 끝에 용서해주겠노라  해도 상대방은  나의 용서 따위 안중에도 없는 비참함.
단죄하거나 복수할 방법도 용기도 없는 나약함, 비굴함...

모든 밑바닥 감정들이 끓어 올라 정말 괴로웠습니다.

저는 아직도 , 신에게  먼저 구원받는것 수긍 할수 없습니다.
희생자의 용서가 먼저 라는 생각 변함 없습니다.

아울러,
용서할수는 없어도  인간의 힘으로 단죄하는것 또한  반대합니다.
빈라덴의 사살이 과연  어떤 정의의 이름으로 평가 받을수 있는것인지 그에게 물어 보려 합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지만, 제 친구가 조목 조목 제게 질문한것 그대로 한번 올려 볼게요.
(제 나름데로  번역했지만 많이 벗어난 의미는 아닐거에요.)

질문의 내용이 다소 산만한것 같긴 한데 아마도 복잡한 충격과 심정속에 메일을 보낸것 같네요.

관심 있는 분들 고견 나눠 주세요.


1. 그녀가 구원을 얻고자 찾은 교회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들이 진정한 구원을 줄수 있었나.

2. 그녀가 처음에 찾았던 구원은 왜 지속되지 못했나.

3. 그 구원은 실패한 것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자기 스스로를 기만한것인가.

4. 상처받은 영혼은 자기 스스로를 기만하지 않고서는 교회로부터 진정한 평화를 얻을수 없는가.
    ( 3.4 번은 , 과연 이 여자가 진심으로 자신의 고통이 종교로부터 치유될수 있는지 믿었을까...
       라는 뉘앙스인것 같아요. )

5. 그녀는 왜 자신의 평화를 잃었는가.
   (면회후에....)

6. 그 교만한 살인자 역시 거짓말을 한것인가.

7. 왜 그녀는 살인자의 거짓에 어떠한 충고도 하지 않았나.
  
8. 왜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그가  억제하게 두었나

   ( 면회장면에서, 그녀가 그의 말에 와르르 무너지고 만 상황에 대해 말하는거에요.
     6.7.8 은 아마도  자신이 교회를 통해서 구원받았고,  이제는 자신이 용서를 할차례라고
     굳게 믿었다면 왜 그 상황에서 어떠한 항변도 하지 않았느냐....라는 의미인듯 해요. )

9. 왜 그녀는 살인자가 스스로 용서했다는 그 상황에 대해 아무말도 못한채 나왔나

10. 그녀의 삶을 파괴한것은 그녀 자신인가, 살인자인가.

11. 그녀에게 있어서 용서하는 것과 비통함속에 사는것중 어는것이 더 나은가

12. 김현희와 빈 라덴 그리고 히틀러의 경우는 완전히 다른 경우인가

13. 세사람 모두 살인자들인데, 누가 그들의 행동과 철학에 대한 책임, 영향력을 가지고 있나.
IP : 125.132.xxx.21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왙
    '11.5.4 3:03 PM (175.215.xxx.73)

    전 다른건 모르겠고, 첨 빈라덴이 미군의 총에 죽었다는 보도 듣고 웃겼어요. 자기들이 뭔데 빈라덴을 죽이고 말고 하는지.. 자기들이 심판관인가? 다음날 보도에 비무장 상태에서 총맞았다길래.. 더 웃겼어요.. 미군은 평양가서 그냥 김일성 총쏴죽이면 되는건가요?

  • 2. ...
    '11.5.4 3:11 PM (119.64.xxx.151)

    저도 윗님 의견에 동감...

    그렇게 사적으로 보복하는 게 용인된다면 세상에 법이 왜 존재합니까?
    다른 사람, 다른 나라는 다 법을 지켜야 하지만 미국만 치외법권인가요?
    생포해서 재판받는 과정에서의 위험이 두렵다고 그렇게 자기 멋대로 해치우면 그만인가요?
    그런 식으로 하면 우리나라도 진작에 일본 전범들을 다 암살해도 되는 거였나요?

    그리고 용서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성철스님이 그러셨던가요?
    불교에는 용서라는 단어가 없다고...
    용서는 좀 더 우월적 존재가 더 못한 존재에게 내가 너의 죄를 사하노라 하는 것이지만
    불교에서는 모두가 평등한데 누가 누구를 용서하느냐고...
    그냥 자기가 지은 죄 자기가 받는 것인데... 인과응보니까...

    저는 밀양 보면서...
    그 살인자가 자기도 하나님께 구원받았다고 용서받았다고 하는데 그 말이 웃겼어요.
    그렇게 용서받고 구원받으면 자신이 저지른 죄갚음도 끝나는 건가요?
    저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인과응보니까...

    죄는 지은 대로 댓가를 받을 겁니다.
    내가 용서를 하건 안 하건...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평화를 잃을 일은 없을 거 같아요.

    그 약사 부부는 전도연이 이사오자마자 전도를 시작하지요.
    전도연은 비웃었지만...
    전도연이 아들을 잃은 후에 약사 부부는 또 습관처럼 전도를 하는데 그것에 전도연은 감동하지요.
    그만큼 그런 식의 눈에 뻔히 보이는 전도도 그리울 만큼 외로웠겠지요.
    그 외로움에 미쳐서 그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서 비정상적으로 종교에 몰두했고
    일상과 괴리된 신앙은 결국 끝을 보게 마련이지요.

  • 3. .
    '11.5.4 5:50 PM (125.177.xxx.79)

    밀양을 보고나서
    한동안 신, 구원 이런 개념에 대해 멍하니 떠올리곤 했지요

    전 모태신앙으로 40여년을 ..그러다 모든 신은 하나이거나 혹은 신이라고 불리워지는 이름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무교로 지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너무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생겼을때
    머리속이 하예지고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할 지경이었을 때
    내가 한 일은 무엇이었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도 모르게 무의식 속에서 그저 이름 모를 신에게 도와달라고 기도를 하지않았나 싶어요
    그다음엔..
    욥이 생각났지요
    성경 구약에 보면 욥기서가 나와요
    욥이라는 인물이 퍼뜩 떠오르더군요
    주위사람들이 욥에게 니가 뭔가 죄를 지었기에 신의 벌을 받는 것이니
    어서 회개를 하고 용서를 구하면 죄를 용서해주실거라고 ...
    가족들이 죽거나 떠나고 모든 부와 명예가 거품처럼 사그러들고..
    괴로움 속에서 욥이 신에게 묻고 또 묻습니다
    내가 이제껏 얼마나 신께 봉사하고 선하게 살아오지않았냐고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벌을 내리시냐고
    ...
    그 앞뒤문맥은 너무 종교적으로 도식화 된 듯하여서
    그저 이부분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곤 하였지요

    전도연이 구원받고싶어하던 신은 아마도
    인간이라면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위급한 순간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부르짓게되는 그런 하느님..이 아니었을까
    그 살인자가 회개를 받은 신은 중세시대에 남발하던 면죄부와 같은 위험한? 하느님이 될 수도..
    돈 주고 사고팔던..
    악랄함으로 소름끼치는 고문경찰도 회개함으로 목사가 되었고
    어느 종교 단체를가나 혹은 종교단체가 아니더래도
    간증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구원과 용서가 사람들의 욕망을 들끓케하고있는 것일까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은 예수의 오른편?에 섰던 바라바라는 강도 또한 그 자리에서 바로..네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노라..라고 예수가 말했지요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신에게 무조건 용서를 빌고난 후에 조건 없이 구원을 받는 것
    신에게 내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대들다 대들다 결국엔 스스로 자신을 구원하는 것
    그리고..
    구원이란 것이 과연 있을까
    이런 말 또한 그저 종교적인 시스템 속의 하나의 구실일 뿐일까
    ..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은
    위에 적은..제 개인적인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절절히 느낀 것은..
    나처럼 아니 나보다 가슴 아픈 사람들에게
    뭐라도 작은것 하나 보탬이 되는 선한 일을 조금씩 하고 살아야겠다..는..
    물론 말 뿐이지 특별히 하는 건 없지만서도..

    신 이라는 고정된 명사보다도
    이시대에 정말로 필요한 것은
    돕다, 베풀다, 서로 함께 하는, 힘을 모아 하나의 선을 이루는,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등의 동사 형용사 부사..등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미국에 그 쌍둥이 빌딩 폭파 되었던 당시..다큐필름에서 언뜻 보았던..
    그 빌딩에서 손에 손을 잡고 한계단 한계단 서로 의지하면서 내려오던 사람들이 서로 한마음 한뜻으로 하나가 되었을 그 당시 바로 하느님을 느꼈다..던 어느 미국인의 말이 생각나네요.

  • 4. 원글이...
    '11.5.4 8:47 PM (125.132.xxx.210)

    정성스런 답글 주신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도 일 끝내고 다시 생각을 시작하려 합니다.
    논문 써야 할것 같아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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