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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데코

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할마시와의 전쟁^^

| 조회수 : 21,077 | 추천수 : 3
작성일 : 2018-06-19 04:03:39

엄니가 오랫만에 시골에 놀러가셨습니다. 뭐 한 달 있다가 온다고는 하셨으나 ㅎ

이 달말까지만 계셨다오셔주면 할렐루야인데 ㅋ

차로 모시다 드리고 돌아오면서 나는야 해방된 민족이라네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슬슬 움직여 봅니다.

제 눈에는 죄다 버릴 것들입니다. 엄마의 묵은 살림

으으으

엄마는 버리는 데 쾌감을 느끼는 딸년을 잘 알기때문에

내 방 건드리면 죽는다고 엄포를 놓고 갔습니다.

엄마방만 안 건드리면 되니 ㅎ

뒷베란다가 창고 그것도 묵은 짐으로 가득찬 창고입니다.

혼자 욕을 욕을 해가면서 10시간 넘게 끄집에 내고 버렸습니다.





위 사진은 100리터 봉다리 대여섯개 치운 후 입니다.

봉다리구신이 붙었는지 비닐봉다리만 50리터 한 봉다리


매실엑기스는 구석구석 페트병에, 간장도 족히 10년은 넘었을

씨간장도 아닌 것이  향도 맛이 간 걸 하수구에 붓고

통 씻으며 마구 또 욕하고 ㅎ


엄마처럼 안 살겠다고 10대 때부터 각오한 다짐이 50대에는

전쟁처럼 싸웁니다. 그래서 할마시 없을 때 마구 버려야 합니다.

경비아저씨가 웃습니다. 뭐 한 두번 이런 것도 아니니^^


겨우 하루만에 정리가 됐습니다.

속이 쎤합니다. 주방에 묵은 살림도 다 내어 쓸만한 건

아파트 경비실 앞에 장터처럼 열어놓으니 다 가져 갔습니다.

무려 곰솥이 두 개나 나오고 그릇도 딱 쓸만큼만 놔두고 다 내었습니다.


사는 데 솔직히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은데 왜 왜 왜

울엄니 오시면 이건 어디갔나 한참을 숨은그림찾기 하실 겁니다.

그때는 제가 잠시 나갔다 오면 됩니다. ㅎㅎㅎ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소년공원
    '18.6.19 5:30 AM

    오랜만에 해방의 기쁨을 누리시겠군요.
    어머님도 잠시나마 새로운 곳에서 콧바람 쐬시니 좋으시겠구요.

    집안팎이 깨끗해졌을 생각을 하니 제가 다 기분이 상쾌하고 좋아집니다 :-)

  • 2. 테디베어
    '18.6.19 8:03 AM

    오~~ 저도 저렇게 싹 치우는 거 좋아합니다.
    한번씩 우리집과 시댁을 싹쓸이 하러 가지요 ㅎ 묘한 쿄ㅐㄴ감이 느껴집니다.
    고고님 같은 동지애가 가득입니다.

  • 3. 셀러브리티
    '18.6.19 10:39 AM

    울 며느리가 내것도 좀 버렸으면 싶지만서두. ㅎㅎㅎ 좀 서운하긴 할거 같네요.
    저는 작품하는 사람이니 재료 소재니 좀 위험하지요.

    살림살이 못버리고 쟁여두고
    냉동실은 낙석주의 써붙여야 할 정돈데 울 시엄마랑 남편이 둘이 그래놔요.
    전 냉장고 안만진지 오래됬어요. 있는거나 꺼내먹고 냉장실은 한칸씩만 치우기 ㅎㅎㅎ
    이러고도 사네요.

  • 4. 초록하늘
    '18.6.19 12:23 PM

    사는건 기술
    버리는건 예술이네요.

    저도 2년동안 안 입던 괜찮은 옷들
    나눠주기도 하고 기부도 하고 그랬어요.

    그래도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ㅎㅎ

  • 5. 고고
    '18.6.19 1:36 PM

    반전, 울엄니가 오늘 아침에 오셨습니다.
    버스 타고
    으아악~~~^^
    아직 버린 것에 대해 말씀 안하십니다. 한 달 있다가 온다고 했다 3일만에 와서 ㅎ

  • 소년공원
    '18.6.19 10:02 PM

    아오, 어떡해요?
    ㅋㅋㅋ
    고고 님이 너무 열심히 버리고 정리하시니 어머님께서 텔레파시로 눈치채고 일찍 돌아오셨나봅니다 :-)

  • 6. 디자이노이드
    '18.6.19 4:45 PM

    어뜨케요ㄷㄷㄷ

  • 7. 고고
    '18.6.20 6:06 AM

    ㅎㅎㅎ
    5% 더 버리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만, 울엄니 아직까지는 암말없으세요.
    너무 깨끗하게 해놔서인지?
    아님 3일만에 귀향한 민망함인지 ㅎㅎㅎ

  • 뮤뮤
    '18.6.20 3:22 PM

    3일만의 귀환에 대한 민망하심 맞는거 같아요.
    치우신 후 집 에프터 사진 격하게 원합니다. ㅎㅎ

  • 8. 익명1
    '18.8.30 11:10 AM

    ㅎㅎㅎㅎㅎ 아.......

  • 9. Harmony
    '18.9.10 4:43 AM

    이전쟁 치루고
    지금은 독립하신거죠?^^

  • 10. 내일
    '18.9.11 2:11 PM

    왠지 제속이 후련하네요
    저도 곧...

  • 11. 또마띠또
    '18.10.30 2:36 AM

    봉다리 구신은 울엄마랑 시엄니만 그런게 아니군여.ㅜㅜ

  • 12. 지금해피&풍요
    '18.11.16 2:23 AM

    고생하십니다. 화이팅,,

  • 13. 따시시해
    '19.1.1 2:30 PM

    '할마시와의 전쟁편'.....
    어떤 무협지 보다 통쾌하네요.

    아휴~ 쒸원해라!!

  • 14. 따시시해
    '19.1.1 2:32 PM

    헐.. 날짜보니 이미 작년 6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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