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펌)숙희씨의 일기장4~6

| 조회수 : 9,146 | 추천수 : 0
작성일 : 2021-08-01 15:01:08






숙희씨의 일기 #4, 5, 6

결혼반지 없는 결혼식과 내 집 마련
그렇게 매일 만나 데이트를 즐기던 어느 날, 슬슬 결혼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어요. 부모님께 인사도 드렸고 11월 쯤으로 날짜를 잡았더랬죠. 

그런데 이낙연씨가 조심스럽게 저에게 묻더라구요. 

​“숙희씨, 우리 결혼을 앞당기면 어떨까요?”

​“왜요?” 

​“매일 만나다보니 돈이 떨어졌어요.”

​의외의 대답에 놀랐지만 저도 망설임 없이 “그렇게 해요!” 라고 대답했어요. 돈이 떨어졌다니, 그런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게 좋았거든요. 그 말을 어떻게 꺼내나 고민했을 그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고요. 

​바로 결혼식 준비를 시작했어요. 둘 다 돈이 없으니까 결혼식에 들어가는 경비를 최대한 줄여야 했죠. 장소는 기자에게 할인해주는 신문회관, 프레스센터로 정했고 신혼집은 이낙연씨가 친구에게 돈을 빌려 마련했어요. 



그렇게 우리는 8월 한여름에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결혼반지는 제가 하지 말자고 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는데 반지를 받아서 무엇하나 싶었지요. 그 뒤로 우연히 둘이 명동 거리를 지나다가 14K 커플링을 맞췄어요. 반지 안쪽에는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새겼죠. 그게 우리의 커플링 겸 결혼반지가 되었답니다. 

 

작은 단칸방에서 결혼반지도 없이 시작한 신혼생활이었지만 ‘둘이 사니까 이렇게 좋구나’ 하면서 살았어요. 그게 아마 신혼의 단꿈이었을까요?

호칭도 ‘여보’ ‘당신’으로 정해서 부르기로 하고 금새 익숙해졌어요. 

​그 해 가을과 겨울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빠르게 지나갔어요. 

​우리의 신혼집은 봉천동 언덕빼기에 있는 전셋집이었어요. 그 뒤로 수차례 이삿짐을 싸고 풀고 반복하다가 겨우 신반포에 있는 아파트를 융자를 끼고 살 수 있었어요. 그 시절에 아들 동한이가 태어났지요.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할만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를 낳고 내 집이 생겼던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5326 사랑니 통증 어떻게 견디시나요 2 클래식 2024.03.25 103 0
35325 젊게 사는 것은 나이가 아닙니다. 해남사는 농부 2024.03.17 563 0
35324 전기주전자 이거 마셔도 될까요...? 2 야옹냐옹 2024.03.13 624 0
35323 올 봄 심으려고 주문한 채소 씨앗을 오늘 일부 받았습니다. 해남사는 농부 2024.03.12 330 0
35322 농촌에서 창업하기 3 해남사는 농부 2024.03.01 859 0
35321 남도살이 초대 해남사는 농부 2024.02.27 753 0
35320 넷플릭스 피클플러스로 쓰는 법 좀 알려주세요. 짜잉 2024.02.20 620 0
35319 큰 형수 2 해남사는 농부 2024.02.11 1,879 0
35318 드디어 기다리던 시집이 완성되었습니다. 3 해남사는 농부 2024.02.08 1,035 0
35317 10원 한 장 없어도 살 수 있는 곳이 농촌입니다. 3 해남사는 농부 2024.02.02 2,365 0
35316 옥돔 뚱뚱한 애마 2024.01.31 817 0
35315 식탁문의 드립니다. 버터토피 2024.01.31 692 0
35314 시집을 작업 중입니다. 2 해남사는 농부 2024.01.07 1,320 1
35313 소규모 자영업 하시는 분들 중에 토종참깨. 검정들깨 필요하시면 해남사는 농부 2024.01.04 1,218 0
35312 아이가 사온 성심당 빵 1 ll 2024.01.04 3,380 1
35311 장애인 자활 어렵지 않습니다. 해남사는 농부 2024.01.04 1,197 0
35310 푸바오 굿즈는 종류가 참 많네요^^ 1 분홍씨 2023.12.27 1,397 0
35309 때 늦은 후회 - 아무리 소중한 보물도 가치를 모르면 1 해남사는 농부 2023.12.21 2,143 0
35308 혹시 마음 편하게 쉬실 곳이 필요하시면? 해남사는 농부 2023.12.20 1,822 0
35307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1 해남사는 농부 2023.12.09 2,957 0
35306 부산에 괜찮은 포장 이사 업체 있나요? 1 너무슬퍼요 2023.11.30 885 0
35305 영어원서 함께읽어요(24년 책목록추가) 큐라 2023.11.29 1,628 0
35304 네오플램 빈티지 냄비 사용법 안녕물고기 2023.11.09 1,362 0
35303 서울 여의도로 출퇴근 가까운곳 알고싶어요. 7 라리타 2023.11.08 2,137 0
35302 한국 투명교정장치비용 3 dainnkim 2023.10.23 1,975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