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목석같다는 말

| 조회수 : 1,436 | 추천수 : 2
작성일 : 2019-07-29 06:16:56






목석같다는 말  
 
                        성미정
수백 년 된 나무들과
수백 년 전에 이름 붙여진
돌들이 있는 궁을 걷는다

작고 작은 제비꽃들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물이 흐르는 곳의 미나리꽝 얼마나 푸른지

나무와 돌의 힘을 빌려 이곳에 터를 정하고
천년만년 왕조를 꿈꾸던 이들은 보았을까

봄 햇살에 따사롭게 빛나던 석들의 미소
빗방울에 젖어들던 석들의 표정
아장아장 연두들이 피어나던
오래된 나무들과 한겨울 은빛 눈
포근하게 덮인 가지들은

언제나 그 그 자리에서
수백 년을 새로운 목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미동도 없이
꿋꿋한 석들이 이곳의
진정한 왕과 비임을 깨닫는

목석같다는 말 얼마나 든든한지

목의 투명과 석의 퉁명이 좋아서
그들을 바라보며 그저 고요히
걷다 보면 어느 날 나도 목석같은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

                                   성미정외, '시인동네' 2019년 7월호







요사이 내가 외는 말인데

목석같았으면 이라는 말은 


예전에는 몸이 마음을 배신하더니,

이제는 말마저 마음을 버린다지


언제나 내 마음은 

붉고 붉어서 붉으니 붉은 

저 꽃같아서

피를  보고야 만다


그러니, 목석은 꿈

그것도 한 여름밤의 꿈



* 맨위는 시인의 시

* 사진과 밑의 글은 쑥언니 사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올리버맘
    '19.7.30 11:31 PM

    그립다 말을 할까하니 그리워...

  • 쑥과마눌
    '19.8.1 6:34 AM

    미투...

  • 2. 테디베어
    '19.7.31 7:56 AM

    참 아름다운 목석입니다.
    이제 길거리 다니면서 보는 나무와 돌맹이들도 이쁘다하며 지나갈 것 같아요.
    저 아줌마 뭐지? 하면 책임지세욧!!
    쑥언니 붉은 꽃도 이쁩니다.^^

  • 쑥과마눌
    '19.8.1 6:34 AM

    zinnia라고 또 다른 백일홍이라지요.
    동네 중국인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사시는데, 저리 이쁘게 잘 가꿔 놓으셨더라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0797 이름 안 바꿔줄껴? 12 雲中月 2019.08.06 3,153 1
20796 울집 늦둥이...3 2 프리지아 2019.08.06 2,341 2
20795 우리 뚱이.. 8 복남이네 2019.08.03 2,335 1
20794 맥스 15 원원 2019.08.01 1,812 2
20793 감자 놀러왔어요 19 온살 2019.07.31 2,822 1
20792 마루 오랜만에 왔어요 10 우유 2019.07.30 1,798 1
20791 제라늄 웨딩피코티 4 복남이네 2019.07.29 1,391 1
20790 목석같다는 말 4 쑥과마눌 2019.07.29 1,436 2
20789 검은눈의 수잔 4 복남이네 2019.07.27 1,737 2
20788 아기 길냥이와 일주일 11 느슨하게 2019.07.26 2,666 3
20787 떠돌이 생활은 그만~ 이제 가족! 새끼강아지 사진도 올려요. 12 초보주부_ 2019.07.26 3,403 0
20786 스티커 배송합니다. 10 인천자수정 2019.07.25 1,147 3
20785 제라늄 밀필드로즈 4 복남이네 2019.07.24 1,862 0
20784 두부 22 수니모 2019.07.24 2,711 0
20783 지평선의 석양 도도/道導 2019.07.24 625 0
20782 시계초들 8 복남이네 2019.07.22 1,084 0
20781 아기 길냥이 사진올려요 12 느슨하게 2019.07.20 2,696 0
20780 제라늄 비트로젠 7 복남이네 2019.07.18 2,351 0
20779 출국 기다리는 리트리버와 믹스견 사진 없네요 1 봄가을 2019.07.18 1,552 0
20778 No Japan 대구 릴레이 1인 시위용 3 지로 2019.07.17 1,103 2
20777 한 시절의 나를 보내주어야 할 때 2 쑥과마눌 2019.07.17 1,652 0
20776 remember... 도도/道導 2019.07.17 854 0
20775 일본산 불매 스티커와 뺏지 신청 받아요. 24 인천자수정 2019.07.16 2,330 7
20774 일본산 불매 스티커 최종 시안입니다. 7 인천자수정 2019.07.16 1,711 0
20773 하얀 밥공기 찾고 있어요 2 무념무상 2019.07.16 1,74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