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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감사드리는 마음

| 조회수 : 2,121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4-12-08 15:55:41
엊그제 청국장 배달가면서 수빈이가 중학교때 다니던 영어학원 선생님을
찿아 뵈었습니다. 지금은 부원장님이 되어계시지요.
중 2 때인가 학교에서 외고지원을 하려면 학교공부 가지곤 안된다시면서
학원에서 준비를 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힘들지만 주말만 가는 영어학원을 등록을 했었더랬지요.
3개월 조금 다니다가 그 해 겨울에 우리 공장에 불이 나서 모두 전소가 되었었습니다.
그러면서 수빈이가 영어학원을 접게 되었었지요. 가뜩이나 밀려가면서 내던 원비라
더 이상은 안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두 주를 쉬었어요.
물론 학원에 말도 없이 말이지요. 전화해서 우리집 상황이 지금 이러고 저러고 말 할 상황이 아니였기에...

어느날 담당이셨던 선생님께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수빈이가 왜 안나오나요? 이번에는 나오려나 하다 전화드립니다~."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집안에 일어난 상황을 쭈욱~말씀드렸습니다.
알았다고 하시면서 일단을 전화를 끊으시더군요. 한숨을 쉬시면서.......

그리고 얼마 후에 또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 수빈이 학원에 다시 보내세요. 원비는 걱정마시구요. 공부는 할 때 해야합니다.
아이 마음다치지 않도록 다시 보내주세요." 하시는 거였어요.
전 깜짝놀랐었지요.
학교도 아닌 개인학원에서 그것도 무료로 보내라 하니 말이지요.

나중에 사연을 들어보니 이 담당선생님이  이틀 밤을 뒤척이고 고민하면서 생각을 했더랍니다.
수빈이를 이쁘게 잘 보셨는지 수빈이 이야기를 원장님께 그대로 말씀 드리고
할 수만 있다면 잘 할수 있는 아이니 만큼 도와주고 싶다고 말입니다.
저 이 대목에서 울 뻔 알았어요. 아무런 관계도 아닌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니 말입니다.
되거나 말거나 일단 말을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말을 꺼냈는데...
아~그런데 원장님이 너무 쉽게 "그럽시다..그러세요. 뭐 어렵나요? "했더래요..
그래서 그 선생님이 너무 놀라웠고 원장님이 다시 보이더라는 겁니다.
쉽게 대답해 주신 원장님이 너무 감사했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수빈이는 그렇게 1년 동안 학원을 다니게 되었어요..
그리고 외고에도 들어갔습니다. 뭐 그리 잘하지는 않지만 노력하는 수빈이가 이쁩니다.
나중에 들리는 말로는 학원에서 그 선생님과 수빈이가 뭔? 친척이냐고 물었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감사한지 정말 고마웠습니다. 수빈이도 고맙고요..이쁘게 보여줘서 말이죠.
언제나 감사하지만 제가 따로 인사드릴 만한게 뭐 있었나요?
그냥 김장때 김치 한통 담아서 가져다 드리고 여름에 검은 비닐봉지에 야채좀 가져다 드렸을 뿐인데...

저와 아주 가끔 통화를 하게되면 김치이야기를 꼭 하시고
수빈이를 만나도 그 김치 이야기를 자주 자주 하시나봅니다. 그렇게 맛있었다고...감사하다고...
사실은 제가 더 감사한것인데 말입니다.
외국에서 부인과 아들 둘 이렇게  네 가족이 살다 오셨는데 아무래도 김치 맛보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쌈장 한 접시 드린것도  두고 두고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세상에서 그렇게 맛난 쌈장 못 먹어봤다고 하시구요..^^*

그래서 김치 조금 싸가지고 가서 인사드리고 왔답니다.
"선생님 김장했어요~그냥 맛이나 보세요~!" 하구요...
좋아하시는 선생님을 뵈니 더 좋았습니다.오히려 더 쑥쓰러워 하십니다.
언제나 수빈이에게 상담자가 되어주시겠데요...
울 수빈이 행복한 아이입니다.

이렇게 우리집 김장김치 한 통이 그 선생님 식탁으로 갔습니다.
아무도 못 먹게 하시고 혼자드실 꺼라는 애교섞인 말씀도 하시네요..^^*

그리고 수빈이 아빠가 운동하는 곳에 젊은 친구가 있는데 어머님이 안계시고
아버지와 둘이 사는 젊은 친구가 있대요.
그래서 또 한통의 김치가 새벽에 그 친구네 식탁으로 갔답니다..
맛나다고 아버지가 그렇게 좋아하더라네요.....

이래저래 김치로 감사와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구미
    '04.12.8 4:02 PM

    경빈마마님..
    김치로 사랑을 나누시는군요.
    넉넉한 마음이 있으시기에..
    엄청난 김치를 하시더니 이렇게 사랑을 전하시려고 많이 하셨나봐요.^^
    그래서 힘이 나시나봐요.
    마마님 더욱더 힘내시구요.
    복 많이 받으셔요~~~.

  • 2. lyu
    '04.12.8 4:13 PM

    가슴이 꽉 차 옵니다.
    저 잠시 울랍니다......

  • 3. 코코샤넬
    '04.12.8 4:16 PM

    세상엔 좋은 분이 참 많아요. 그쵸?
    경빈마마님 새해엔 돈 많이 버셔서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부자 되세요^^

  • 4. blue violet
    '04.12.8 4:19 PM

    따뜻하고 고운 마음 간직한 경빈마마님.
    새해엔 좋은일만 가득하길 기원할게요.

  • 5. 엘리사벳
    '04.12.8 4:21 PM

    앗, 저랑 비슷한 면이 있는 경빈 마마님!!!

    저도 김장 150포기 해놓고 여러사람에게
    인사 했거든요.

  • 6. summer
    '04.12.8 5:01 PM

    모두가 사랑이네요 * ^ ^ *

  • 7. 민서맘
    '04.12.8 5:20 PM

    빨간 단풍나무가 너무 예쁘게 보이지만
    경빈마마님 마음이 더 예쁘게 느껴집니다.
    요즘같이 너나없이 어려울때 김치 한통 나누는것도 쉽지 않을텐데...
    그 마음이 전염되는것 같아요. 저도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 8. 이론의 여왕
    '04.12.8 5:31 PM

    경빈마마님 글을 읽으면 항상 눈에 이슬이 맺힙니다.
    오늘도 역시, 크나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 9. duddnd
    '04.12.8 5:51 PM

    늘 몸 이 열개라도 모자랄것같으신데
    어쩜 하시는일이 그리도 많으신지 대단하십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10. 잘하고파
    '04.12.8 5:59 PM

    청국장 주문할때 너무나 친절하셔서 정말 맘이 푸근해 지더라구요...^^
    맘이 푸근하시니
    이리 복 받으신거 같습니다...
    더욱 하시는일 번창하시고 수빈이도
    훌륭하게 자라리라 믿습니다...^^*

  • 11. 헤르미온느
    '04.12.8 6:52 PM

    마마님네 김장 보면서, 절반은 다 남주고, 남은 절반도 남이 다 먹겠군...했답니다..
    역시 퍼주시면서 사시는군요...^^

  • 12. 비비아나2
    '04.12.8 7:02 PM

    경빈마마님 미워요
    눈물 나잖아요.
    그렇게 이쁜 수빈이가 있으니 든든하시죠?
    힘든 시간이 지나고 옛날얘기 하시는 좋은날이
    반드시 올꺼예요. 그쵸?

  • 13. 달래언니
    '04.12.8 7:37 PM

    정말로 좋으신 선생님.
    열심히 공부한 예쁜 수빈이..
    이름만 들어도 반가운,,,마음이 넉넉하신 경빈마마님...
    건강하시고 복 많이 많이 받으실 겁니다.

  • 14. 어중간한와이푸
    '04.12.8 7:41 PM

    세상에... 울컥해서 목이 싸~아 하네요.
    수빈이라고요... 너무 기특하고,
    진정한 가르침을 실천하신 선생님도 고맙고,
    계산하지 않는 용기를 지닌 원장님도 대단하고,
    마마님이 고운심성을 지니셔셔 복 받으시나 봅니다.

  • 15. 한번쯤
    '04.12.8 8:00 PM

    경빈마마....미워요...너무 감동적이라 글 읽을때마다 목이 메이구 눈시울이 뜨겁구,콧끝이 시끈해지구요
    역시 아름다운 사회예요.수빈이두 행복한 사람이구요.더불어 경빈마마님두요..학원관계자분들도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너무 행복해요...아름다운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고있자니...행복하세요..

  • 16. 짱구맘
    '04.12.8 8:27 PM

    이런 글읽으면,
    제가 이사이트에 가입해서 얼굴은 알지 못하지만,많은 사람들의 따뜻한 사연을 알게 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요...그래서 길을 가다 보게되는 이들이 어쩌면 여기에 자신의 마음을 보여줬던 82의 친구들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세상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짓게되는 나를 발견합니다...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저녁입니다...

  • 17. amelia
    '04.12.8 10:29 PM

    마마님도....선생님도 ....모두모두...멋져요.....정말 멋져요.....
    글 읽다가..눈물이 글썽....했어요...
    흑~~~

  • 18. 레아맘
    '04.12.8 10:35 PM

    경빈마마님 글을 읽는 것만큼 좋은 태교가 또 있을까요? ^^
    감사하며 나누어주는 그 마마님의 마음이 수빈이에게 또는 다른 가족들에게 복으로 돌아간게 아닌가 싶어요.
    세상에는 아직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많아서 넘 좋아요...

  • 19. m
    '04.12.8 10:38 PM

    요즘 세상 힘들고 험하다고 말들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이런분들때문에 살만한세상이 아닌가 합니다.좋은일 많이 있기를.......

  • 20. 미지로
    '04.12.9 12:34 AM

    참 아름다운 마음이셔요

  • 21. 현서맘
    '04.12.9 12:41 AM

    그냥 제 마음이 참좋습니다..
    울아가도 이렇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키우고싶어요..
    작은거라도 나눌수 있는 마음..요즘 참 힘들죠..

  • 22. fish
    '04.12.9 1:56 AM

    지금 하시는거.... 다 수빈이한테 돌아갈꺼라 생각되네요.
    감사합니다. 아직은 님같은 분이 한분이라도 더 계셔서.....

  • 23. cinema
    '04.12.9 4:03 AM

    경빈마마님껜 제가 아무말도 못드릴것 같아요..
    오직 그 마음 배워야겠다는 생각만 들어요...
    세상은 살아볼만하다는..그말이 떠오르네요...
    그 따뜻한 마음지니고 살도록 저도 노력할꼐요...

  • 24. 지수맘
    '04.12.9 8:36 AM

    저희 지수도 수빈이 처럼 컸으면 좋겠습니다.

  • 25. 원두커피
    '04.12.9 10:04 AM

    사는데 돈이 다가 아니라고는 생각하면서도 자꾸 뭔가를 더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나를 발견하는데,, 경빈마마님 글 읽으면서 참 많이 깨우치고
    갑니다. 항상 많은걸 배웁니다...

  • 26. 안나돌리
    '04.12.9 11:57 AM

    저도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옛날 생각도 나구요~~
    IMF때 남편이 회사그만 두고
    시장으로 장사하러 나갔을 때....
    새로 시작한 일에 얘들 신경은 못 쓰고
    지내고 있는 데... 작은놈이 반장이 도었다구 해요.
    워낙 말수없는 녀석이라 그 소식도 같은 학교 친한엄마에게
    듣게 되었지요.. 그래서 담임선생님께 전화드려서
    많은 ㅘㄹ동은 못하구 기본적인 것ㅇㄴ 하겠다구 했죠!
    관례가 반장엄마가 학부모모임 대표 그런 것 하지 않으면
    선생님이 힘드시거든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안하셔도
    된다구하더라구요.. 괞챦습니다. 했더니 우리 녀석이
    반장선출이 되었는 데 선생님을 찾아와 엄마가 학교일 못할
    처지라고 반장을 안하겠다고하더랍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너는 그런 걱정말구 반장일만 열심히 해라 엄마 학교일안 하시도록
    한다고 우리 얘와 약속을 하셨다는군요...
    지금도 이 글을 쓰고 있쟎이 눈물이 마구 흐르네요..
    너무나 고마우신 선생님이시죠? 아이마음을 이렇게
    헤아려 주시고...근데 부모는 다 이런가봐요
    아이의 이런 일에 가슴아프고 그때도 가슴 짜안하니
    많이 울었는 데 경빈마마님 글읽으며 또 생각나 우네요...

    암튼 그녀석이 벌써 대학교 1학년이구 여전이 말수없이
    학교생활 열심히 하고 있네요.
    그 이후로도 꼬박 꼬박 반장 도합 10번했으니..
    저 자라할 만 한가요? ㅎㅎㅎ

  • 27. 행복이가득한집
    '04.12.9 1:15 PM

    역시 82쿡 입니다
    경빈 마마글 읽으면서 눈물이 앞을 가려........
    베풀고 살면 언젠가는 보답이와요 자식들한테라도......
    나이드신분들중에 덕이 없는분 보면 자식들이 거의잘못되거나 먼저 하늘나라가더라구요
    경빈마마님 주위를 돌아보며 사는게쉬운일은 아닌데 .... 복많이 많으세요

  • 28. 유경맘
    '04.12.9 1:19 PM

    님의글 읽구 저 지금 눈물 찌르륵 흘르구 있네여..
    어찌나 가슴이 뭉클한지..
    선생님맘두 마마님맘두 넘 이쁘네여..

  • 29. 환이맘
    '04.12.9 3:50 PM

    경빈 마마님
    존경 스럽네여...
    늘 행복하세여..건강 하시구여
    밝은 목소리 함 듣고 싶네여

  • 30. 토토로
    '04.12.9 5:01 PM

    경빈마마님의 글을 읽으면,
    항상 마음이 포근해 집니다.
    항상 행복하시고,행운이 함께하시길...............

  • 31. 건이현이
    '04.12.9 5:38 PM

    훌쩍! ㅜ.ㅠ

  • 32. 로라
    '04.12.9 7:17 PM

    아름다운 글이네요 마음이 행복해져요

  • 33. 메이지
    '04.12.9 10:26 PM

    세상이 아무리 험악해져가고 있어도 이런 분들이 있어서 아직은 살만한가봐요...
    눈물날라고 했답니다...

  • 34. 카푸치노
    '04.12.10 3:43 PM

    아..저도 존경스럽네요..
    저두 푹푹 퍼줄수 있는 사람이 되고프네요..
    흑흑..그러나 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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