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제가 제일 처집니다. 넘어지기도 하고....
그 산사모에서 왕따당하지 않기 위해 지난 토욜 집에서 가까운 산에 다녀왔습니다.
쫄쫄거리며 내려오는 약수도 마시고
햇빛 받아 반짝이는 잎새도 구경하고
둘이 노는 청솔모도 만나고 하는 바람에
앞서 가다 멈춰서기를 반복하던 신랑에게 왕따당할 뻔했습니다.
하산길에 고즈녁한 산사에 들렀는데
예쁜 절집 문을 찍는 마눌 땜에 신랑의 짜증이 극에 달한 듯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다 됐는데 그리 여유 부릴 때가 아니란 거지요.
그래서 내가,
그럼 먼저 가서 아이랑 놀아라, 난 예서 살겠다 했더니
예쁜 낙엽을 하나 내밀면서,
이거 줄께 빨리 가자, 하대요.
못 이기는 척, 따라서 집에 왔지요.
사십 넘은 마눌, 건드려 봤자라는 걸 이미 터득했네요, 신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