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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에게 눈병을 감염시키신 82님 자수하세요.

| 조회수 : 2,624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06-04 23:28:35

지난 주 토요일

사실은 금요일 나갈 택배를 목요일로 당겨 탁송하고

금요일 오전에 출발할 계획이었으나

금요일에도 택배물량이 많아

할 수 없이 토요일 아침일찍 출발하기도 했었습니다.

토요일 일찍 출발하려고

금요일 자정을 훨씬 넘겨 토요일 3시까지 준비를 하고서

토요일 아침 5시에 일어났는데

어~

비가 오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필이면 분당 2차 노점을 열러 출발하려는 날 첫새벽에 비가 오다니

에라!

모르겠다.

이왕 이렇게 된거 잠이나 자자.

다시 자리에 누워 잠을 자는데

아무래도 분당노점귀신이 씌웠는지 재차 일어난 시간이 아침 7시.

기상청 예보를 보니

분당도 비가 오락가락하겠다는 예보에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천막을 치더라도 한 번 가보자.

이제는 많이 가늘어진 빗줄기 속에

고구마박스가 젖지 않도롣 천맋포장을 준비하고

준비한 고구마박스를 싣기 시작했습니다.

농부네는 고구마저장시절이 없어

다른농가의 저온창고에 저장했는데

준비했던 고구마가 금요일 택배로 많이 빠지는 바람에

저장창고에 있는 고구마를 가져오려고 전화를 했더니

멀리 있어 올 수 없다기에 할 수 없이 준비한 고구마만 가지고 가기로 했습니다.

준비한 고구마박스를 다 싣었는데

준비한 고구마만 가지고는 이틀 장사할 물량이 모자랄 것 같아

농부네 고구마를 저장하고 있는 저온창고의 농가에

혹시 하고 전화를 했더니

마침 사람이 있어서

포장하지 않은 고구마 20kg 컨테이너 상자 30개를 더 싣고서

출발한 시간이 오전 11. 58분이었습니다.

이 때는 하늘이 농부를 도우심인지

비가 완전히 멈췄습니다.

해남 산이면에서 목포를 거쳐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눈이 가물가물 자꾸만 감겨지는 것이

이러다가 무슨 일 생기지...

간신히 고창휴계소에 도착해

농부이 졸음특효약 껌을 3통 사서

열심히 씹으면서 운전을 계속합니다.

시간이 늦으니 마음이 급해

가속페달을 힘주어 밟으면서 신나게 달리는데

1차로를 주행하던 승용차가 깜박깜박 빵빵빵 신호를 하더니

제 옆을 지나가면서

제 차에 실은 고구마박스가 도로에 떨어진다고 알려주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차를 갓길에 세우고 살펴보니

4kg짜리 2 박스가 가출을 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나름 다시 단속을 하고 출발해 군산후게소에서 쉬고 있는데

옆에 주차한 승용차 운전자분께서

도로에 고구마박스가 떨어져 있더라 알려주십니다.

아니 또야?

또 2 박스가 가출을 하다니

설마 농부가 싫어 투신을 하지는 않았겠지.

먼저 가출한 2박스와 합해 4박스면 40,000원인데

금쪽같은 농부의 돈 날아가네.

처음부터 단도리를 다시; 단단히 하고서

늦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달리는 애마에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새앵~

운전을 하면서 계속 고구마박스가 떨어지지 않나 살피며 가는데

이번에는 조금도 요동이 없습니다.

서해안에서 평택 - 안성간 고속도로를 갈아타고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해

오산까지는 막힘없이 잘 갔습니다.

그런데 호사면 다마라던가

오산부터 고속도로가 초저속도로로 변하더니

농부가 나가야할 수원,신갈까지

지렁이와 누가 천천히 가나 느림이 경주를 벌이며 기었습니다..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간신히 수원,신갈 요금소를 빠져나와

목적지인 분당 서현동 고가에 도착하니

오후 4시 32분입니다.

오늘 장사는 다 했구나.

서둘러 포장을 풀고 고구마박스를 내려 놓는데

가까운 곳에서 장사를 하는 전노련 지역을 맡은 반장이 다가와

그곳에 자리를 편다고 완장을 과시합니다.

여기서 고분고분하면 장사는 아예 생각을 말아야 합니다.

강하게 몆 마디 해주니

혼자서 뭐라 궁실거리면서 슬그머니 자기자리로 돌아갑니다.

늦은 시간이어선지

아니면 오늘따라인지 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오늘은 날씨도 여름인데 장사도 되지 않고

아무래도 내일장사나 해야겠구나.

5시가 지나고 6시가 되면서

사람들이 늘고

고구마도 팔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토요일 매상은 750,000원에 그쳤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좋았습니다.

10시까지 자리를 펴고 있다가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줄고

가로등도 약하게 변하면서 자리를 걷었습니다.

자리를 걷었는데

이제 잠자리가 문제입니다.

동생이

제수씨께서 모시고 오라셨다며 함께 가자는 것을

제수씨께 수고를 끼치고 

동생네 가정에 불편을 주느 것도 그렇지만

제가 불편해서 사양했습니다.

가까운 찜질방을 갈까?

그나 저나 피곤하니 우선 한 잠 자고나서 보자.

의자를 뒤로 밀어 최대한 젖히고서 스르르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1톤 차의 운전석 의자에서 잠을 자기가 참 불편합니다.

다리를 길게 벋을 수도 없고

상체를 깊이 뉠 수도 없습니다.

다리를 쭉 뻗고

창체도 깊이 뉘어야 편하게 잘 수 있는데

다리를 뻗지도 못하고

상체도 깊이 뉘지 못하니

김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거리기만 합니다.

그런 중에도 배는 고파

자정이 넘은 시간에

혹시 아직 문을 연 음식점이 있을까 가까운 상가를 돌아보는데

불을 켜고 문을 연 음식점이 있어 가봤더니

마감을 해서 음식은 없고 핫바만 있다네요.

아~

뜨거운 국물이 먹고 싶은데...

사실은 아직 점심을 먹지 못했더든요.

한신아파트 입구 사거리 상가 쿠너에 있는 편의점에서

라면과 생우동 컵면을 사서

뜨거운 물을 부어 차로 가지고 왔습니다.

우선 라면부터 먹고

이어서 생우동면을 먹으려고 했는데

라면을 먹고나니 생우몽면을 먹을 생각이 없어

한쪽에 두고서 밀려오는 잠을 청합니다.

차안이 잠을 자기에 불편한 것도 불편함이지만

새벽이 되니 날씨는 어찌 쌀쌀한지

콜록이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불편하게 차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날이 밝습니다.

오늘은 지난 주에 했던 한신.삼성아파트 입구로 자리를 옮겨볼까?

새벽 5시에 자리를 옮기고서는

전날 팔고 없는 꿀고구마 4kg박스를 준비하기 위해

인도가에 포장을 펴고

컨테이너상자를 내려 고구마  선별을 시작합니다.

길에 생생한 고구마를 무더기로 쏟아놓고서 손질하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입니다.

가지고 간 박스작업을 마치고 밤고구마와 호박고구마박스를 내려 진열하지

사람들이 하나 둘 고구마를 사 가십니다.

가까이 사신다는 분께 고구마 한 박스를 쪄다 주면

한박스를 드리겠다고 하니

댁이 가까우니 그렇게 하시겟다 하십니다.

다른분께도 고구마 쪄 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먼저 가까운 아파트에 사신다는 분께서는

1/10 박스 분량이나 될까말까한 적은 양을 쪄오셨습니다.

그러시고서는 약속한 고구마 한 박스를 달라 하십니다.

너무 어이와 어처구니 없었지만 그냥 한박스를 드렸습니다.

두 번째 분은 사신다는 고구마를 그냥 드시라 드렸었는데

가져가신 고구마를 전량 쪄 오셨습니다.

쪄오신 고구마를 시식용으로 내놓자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면서

고구마를 쪄오신 아주머니께

약속한 고구마를 드리기도 전에

아주머니께서 가버리셔서

고구마를 드리지도 못하고

고구마를 쪄오신 그릇도 들려드리지 못한 채 

해남까지 가지고 왔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에 3차 노점을 하러 가면

약속한 고구마도 드리고

그릇도 돌려 드릴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애경플라자에 근무하시는 분께서

10kg짜리 한 박스의 반를 쪄다 주셨습니다.

제법 양이 많았는데

내놓기가 바쁘게 맛이 좋다시는 분들에 의해

이내 동이 나버렸습니다.

덕분에 고구마는 불티가 나게 팔려

일요일 매상은 2,280,000원을 올렸습니다.

동생이 도와주고

동생 친구까지 도왔지만

사람들이 어찌 많이 몰리든지

난장이 따로 없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82님들 몆 분이 찾아주셨습니다.

몰려드는 사람들로 한참 혼잡한 중에

"번쩍"

햇빛을 무색케 하는 섬광이 농부네 노점주위를 감싸

섬광으로 흐릿해 잘 보이지 않는 눈을 들어 둘러보니

"짜안~"

82님의 등장이셨습니다.

농부네 고구마를 사시려던 분들께서 고구마는 뒷전이고

등장하신 82님을 보시면서 쑤군거리십니다.

어~

웬 탈렌트가 여기까지???????????"

그런데 저 탈랜트 누구지?

농부네 고구마가 그렇게 맛이 좋고 유명하구나!

그렇게 한 님이 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님께서 휘황한 광채를 두르신 채 등장하셨다가 가시기를

몆 번 인가 반복하시니

덕분에 농부네 노점이 82님들을 보러 온 사람들로 호황을 누렸습니다.

찾아주신 덕분에 장사를 잘 하고

매상고를 기대 이상 올린 것도 다 좋은데요.

문제는 농부에게 심각한 눈병이 발병한 것입니다.

찾아주신 분들마다 어찌 그리 미인이시든지

하마터면 농부 시력을 잃고 소경이 될뻔 했다는 후문이

믿기지 않게 전설아닌 전설리 될 뻔 했습니다.

일요일 장사를 마치고 밤길을 도와 해남으로 돌아온 것 까지는 그렇다 하고

눈이 다시 없는 사치와 호강을 한 여파로

해남까지 오는 동안 수 차례 휴게소에 들려

한숨씩 때린 것 까지도 좋다 이겁니다. 

하지만 어제 오늘 고구마선별작업을 하는데

글쎄 손에 잡히는 고구마바다 모두

일요일 뵌 82님들의 밝고 환한 모습으로 보여 농부의 눈을 어지럽히지 뭡니까?

이것은 분명 눈병 치고는 치료를 할 수 없는 신종 불치의 눈병이 분명하니

농부에게 불치의 고질눈병을 앓게 만들어주신 82님들께서

솔직히 자수하시어

농부의 눈병치료를 도와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이고 내 누니야~ 

내 눈을 뜨여줄 착한 내 딸 청이는 어디 인니??????????????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야시맘
    '13.6.5 10:48 PM

    농부님 일요일 잘 내려가셨어요? 토요일 힘들게 오시는줄 모르고 언제 오시냐고 전화 드린거 죄송합니다
    근데 농부님 눈병 안겨 드린 사람 저 아니죠?
    배탈이 나셨다면 제가 드린 음료 때문이라 그럴수 있지만 ㅎㅎ
    아니죠?
    농부님 빨랑 저의 누명을 벗겨주시길...

  • 2. 배고파
    '13.6.5 11:04 PM

    농부님.. 글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 3. 해남사는 농부
    '13.6.6 4:57 AM

    옛말에
    "도둑이 제발 저린다"라는 말이 금언임을
    오늘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일단 한 분은 자수하셨으니
    형법상 형의 감경사유에 해당되어
    그 형을 감경해드리기로 하고
    다른 분들께서도 숨어 있지 말고
    자수하여 광명찾으실 것을 권합니다.

    야시맘님!
    그날
    사주신 음료 잘 마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왜 본문의 글이
    쭐 띄어 쓰기를 하고
    아무리 수정을 해도
    쭐 띄기가 안 되는가죠?

  • 4. winy
    '13.6.6 11:23 PM

    아.. 전 토요일 오후 4 시경에 들렀었는데 그 후에 오셨군요.. 일요일까지 계시는지 몰랐었네요.
    분당에 오신 김에 직접 뵙고 사고 싶었는데..
    여튼 이번엔 택배주문을 했는데 다음번엔 직접 뵐 기회가 있겠죠^^

  • 5. 자끄라깡
    '13.6.8 12:45 AM

    ㅋㅋ 재미있네요.

    꿀고구마 먹고 싶어 주문했는데 제건 안달아서 속상했어요.
    공산품이 아니니 할 수 없다 생각하고 먹는데
    가끔 너무너무 맛있다는 글을 볼 때마다 어찌나 부럽던지.

    식구들이 너무 안먹어 결국엔 몽땅 튀김으로 해서 다 먹었습니다.

    올 가을에는 맛있는 고구마가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 6. 동아마
    '13.6.8 11:10 AM

    바쁘신 와중에 진짜진짜 맛깔나게 글도 잘 쓰시네요.
    상상만으로도 저에게 눈병이 전염될거 같아요.
    얼른 도망가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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