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한미국대사관의 전문에 따르면 정 최고위원은 2006년 3월 17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지난 53년간은 상호방위조약이 양자관계의 중요한 기둥이었다. 일단 FTA가 완성되면 향후 50년간 관계를 지탱시켜줄 두 번째 중요한 기둥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했답니다.
그해 10월 30일 대선후보 농업정책 토론회에서도 “개방 파고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왔고, 머리띠 두르고 반대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면 수세적으로 임할 게 아니라 공격적으로 개방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고 했군요.
당시 FTA에 대한 지지 여론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2007년에 노무현 정부가 FTA를 체결하자마자 보수진영도 노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냈고, 30%대에 머물던 대통령 지지율이 50% 중반까지 육박하기도 했죠.
정동영 의원이 이제 와서 김종훈 본부장한테 ‘매국노’ 운운하면서 FTA를 반대하는 건, FTA 인기가 좋던 2006년과 2007년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에 편승하기 위해서 이를 이용해 먹다가 이제 와서 맹목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반대하기 위해서 이러는 걸로밖에 안보이는데요?
재협상을 했기 때문에 그때와 FTA가 달라졌다는 얘기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재협상해서 달라진 건 축산물과 자동차 분야뿐입니다. 축산물은 우리가 더 이득을 봤고, 자동차는 양보를 했죠. 그런데 자동차의 경우는 당사자인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업계에서 ‘그래도 좋으니 FTA 비준을 해달라. 비준 안하고 이대로 수출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합니다. 재협상으로 인해 피해를 본 당사자들은 그래도 좋다고 하는데 왜 민주당이 나서서 훼방을 놓는지 이유를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