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딸이 중3입니다 학년이 바뀔때마다 자기를 좋아하는 남학생이
늘 한 두명 있었구요 그것땜에 별로 문제 된 적은 없었고 딸도
학원 안다니고 자기 공부 잘하는 편이라 믿고 지냈구요
이제 졸업고사 3주 앞둔 시기인데..
우연히 딸의 폰을 보게 되었어요 남학생이 문자를 했더라구요
호기심에 지금까지 주고 받은 문자 다 열어보니 처음엔 얘가 문자를 여러 차례 했었는데
딸이 무응답이었구요 약 1주일전부터는 딸도 답장을 하기 시작하더니
점점 문자 횟수가 늘어나고 친밀해 짐이 느껴지더군요
급기야 그 남학생이 주말에 만나자고 했고
딸은 안될거 같다라고 했더군요 작년에 같은 반 남학생인데
문자를 보니 자기는 수업시간에 자서 영어 빼고 시험 망쳤다고 했더군요
제 딸도 그렇지만 그 아이도 졸업고사 앞두고 서로 문자하며 시간 뺏기고, 그러다가
정들어서 본격적인 교제 할까봐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딸에게는 말 안하고 그 학생에게 문자로 앞으로는 문자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요 지금까지 문자 다 보았노라고,,,우리 **좋아하면 나중에 대딩되서
연락하라고 했구요 금방 알겠습니다 답장이 와서 고맙다고..우리**에게 비밀로 해 달라
했더니 또 알겠다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틀만인 오늘 그 애가 우리 딸에게 사실을 말했네요
딸이 집에 와서 울고불면서 자기에게 말 안하고 걔한테 문자해서 창피해 죽겠다며
소문날까봐 학교가기도 싫다고 하네요 자기가 사귄 것도 아니고 문자 좀 했다고
과잉보호 한다구요
저도 화가 나서 그랬어요 너는 뭐 부모에게 허락받고 걔랑 문자했냐고,
부모가 이 정도도 개입 못하냐고..그럼 본격적으로 사귀고 깊어지면 그때가서
손써야 하느냐고...매일 문자 주고 받는 것 부터가 벌써 사귀는 거라고..
중3인데 이성교제 하라고 놔두는 어리석은 부모가 어딨냐고 했네요
완전 혹 뗄려다가 혹 붙인 셈이 되어버렸는데...
그 아이에게 부탁한 제가 잘못이고 딸아이 잘못 키운 것도 제 잘못이네요
밥 안 먹고 이불쓰고 누워 있는데 그냥 가만히 둘까요?
제가 사과해야 하는 건가요?
진짜 앞으로 자기랑 똑같은 딸 키워보라는 말이 속에서 맴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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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대화를 했어요
제가 실수한 부분 인정하고 사과했구요
덧붙여 그랬어요 이성교제를 할려면 앞으로 사람보는 안목을 더 길러서 하라구요
학생으로 불성실하게 수업시간에 잠자고
시험앞두고 시도때도 없이 여학생에게 문자하고 만나자고 하는 애-
너에게 아무리 달콤한 말을 많이 해도 애초에 여지를 주지 말라고 햇어요
딸이 그러더군요
자기도 그 애가 자기에게 엄마문자 받은 거 폭로하는 순간 부끄럽기도 했지만
그 애한테서도 마음이 완전 돌아섰다구요
아무리 그래도 어른과의 약속도 약속인데 그걸 쉽게 어기고
자기에게 말해버리는 그 애가 신뢰가 안 간다고 하네요
그 남학생이 작년에도 다른 여학생과 사귀다가
자기가 먼저 차 버렸다는데 생각해보니 그 말도 믿을 수가 없다라고 하구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거 같아요
저녁먹고 곧바로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네요
노래까지 흥얼거리면서요
저 닮지 않고 단순한 아빠 닮아서 뒤끝 없이 감정정리 잘하는 딸아이가 고맙기만 하네요
딸과 평소에 대화도 많이하고, 깊은 유대관계를 맺어온 덕분인 거 같습니다
댓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