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 졸업사진을 찍을때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단체사진 찍은 과 친구가 있었어요.
다들 까만 정장 입고 학교 앞에서 머리하고 속눈썹 붙인 화장까지 받고 찍는데 혼자 안경에 청바지에 티셔츠.
졸업앨범을 볼때 누군지 알아볼수도 없는거 싫다고 평소 모습으로 찍고 싶다고 그랬죠.
저는... 그런 용기도 없고 늘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서 한거 같아요.
학교 게시판에서 어디가 화장이 싸고 좋다 해서 예약하고 혼자 너무 멋내면 나중에 촌스러우니 기본 검은색 정장-- 그땐 진짜 아르마니도 아닌 아르마니풍 정장을 입으라고들 ㅋㅋㅋ -- 입으라고 해서 사고,
근데 주변을 봐도 그렇고 대략 비슷비슷하게 개성없이 하는거 같아요.
결혼식도 제 주변에서는 아주 특급호텔도 아니고 동네 웨딩홀도 아닌 중간급,
청첩장은 한동안 리본이 달린거가 유행, 그 문제의 샤넬백 ㅋㅋㅋㅋ
신혼집에 가보면 구조나 인테리어도 비슷비슷,
어 걔네 집에 있던 침대가 칼라만 바꿔서 얘네 집에도 있고 장롱 대신 옷방 만드는 것도 유행...
임신하면 더욱 심해져서 아기용품은 뭐뭐뭐, 유모차는 이거 아니면 저거, 만삭사진과 태교여행, 백일파티는 배너와 기저귀케익을, 백일 사진도 찍어야 하고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해야 하고.
아이 있는 집에 놀러가보면 다 비슷해요.
거실에 매트 깔려있고 알록달록 쏘서니 탑승완구니 강경숙칠판이니 프뢰벨이니 모두 비슷.
화제의 돌잔치도 소위 한국식 "프로포즈 이벤트"도 만삭사진도 아이들 교육도 뭔가 하나가 유행하면 몇몇 창의적인 사람만 빼면 그냥 다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획일적이 되는거 같아요. 나중에 보면 촌스럽고 왜 저걸 했을까 해도 그냥 그때는 원래 이런건가봐 하면서 업체에 돈을 내고 다 똑같이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