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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결혼식부터 해서 다 비슷비슷해요. 공장에서 찍어낸거 같은 인생 ㅎㅎㅎ

조회수 : 4,971
작성일 : 2011-10-12 11:38:38

제가 대학 졸업사진을 찍을때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단체사진 찍은 과 친구가 있었어요.

다들 까만 정장 입고 학교 앞에서 머리하고 속눈썹 붙인 화장까지 받고 찍는데 혼자 안경에 청바지에 티셔츠.

졸업앨범을 볼때 누군지 알아볼수도 없는거 싫다고 평소 모습으로 찍고 싶다고 그랬죠.

 

저는... 그런 용기도 없고 늘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서 한거 같아요.

학교 게시판에서 어디가 화장이 싸고 좋다 해서 예약하고 혼자 너무 멋내면 나중에 촌스러우니 기본 검은색 정장-- 그땐 진짜 아르마니도 아닌 아르마니풍 정장을 입으라고들 ㅋㅋㅋ -- 입으라고 해서 사고,

 

근데 주변을 봐도 그렇고 대략 비슷비슷하게 개성없이 하는거 같아요.

 

결혼식도 제 주변에서는 아주 특급호텔도 아니고 동네 웨딩홀도 아닌 중간급,

청첩장은 한동안 리본이 달린거가 유행, 그 문제의 샤넬백 ㅋㅋㅋㅋ

신혼집에 가보면 구조나 인테리어도 비슷비슷,

어 걔네 집에 있던 침대가 칼라만 바꿔서 얘네 집에도 있고 장롱 대신 옷방 만드는 것도 유행...

 

임신하면 더욱 심해져서 아기용품은 뭐뭐뭐, 유모차는 이거 아니면 저거, 만삭사진과 태교여행, 백일파티는 배너와 기저귀케익을, 백일 사진도 찍어야 하고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해야 하고.

아이 있는 집에 놀러가보면 다 비슷해요.

거실에 매트 깔려있고 알록달록 쏘서니 탑승완구니 강경숙칠판이니 프뢰벨이니 모두 비슷.

 

화제의 돌잔치도 소위 한국식 "프로포즈 이벤트"도 만삭사진도 아이들 교육도 뭔가 하나가 유행하면 몇몇 창의적인 사람만 빼면 그냥 다 공장에서 찍어낸 것처럼 획일적이 되는거 같아요. 나중에 보면 촌스럽고 왜 저걸 했을까 해도 그냥 그때는 원래 이런건가봐 하면서 업체에 돈을 내고 다 똑같이 하는...

 

 

IP : 121.162.xxx.48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1.10.12 11:40 AM (124.52.xxx.147)

    맞아요. 다들 뇌가 없는지. 결국 돈 많은 순으로 달라지는 것 같아요. 창의성이 전혀 발휘되지 않은 사회같아요. 튀면 튄다고 싫어하겠죠.

  • 2. 이상한 사회...
    '11.10.12 11:42 AM (182.213.xxx.33)

    튀는 사람이 무서운가 봐요.
    노예처럼 시키면 시키는대로 안 살아서.

  • 3. 추억만이
    '11.10.12 11:42 AM (220.72.xxx.215)

    스튜디오도 안했고, 돌잔치도 안할거구..
    백일파티없이 케익 사서 사진 한장 찍고
    백일 사진은 공짜로 주위 아는 분이 찍어주셨고,
    돌 사진도 그럴 예정이고,
    애 옷은 주위에 받고, 장난감도 다 받고
    소써도 없고
    프뢰벨 인지 뭔지 잘 모르는 책도 누구한테 받고..

    뭐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

  • 흠...
    '11.10.12 12:02 PM (121.182.xxx.68)

    추억만이님 돌잔치 하시면 열일 제쳐두고 가려고 했는데 ....
    휘릭=3=3=3=3=3=3

  • 4. ..
    '11.10.12 11:46 AM (175.202.xxx.27)

    그냥 자기들만 그러면 모르겠는데
    거기서 벗어난 사람을 막 뒤에서 숙덕거리거나..
    대놓고 불쌍해해요;;;;;
    도대체 왜들 그러나 모르겠네요..
    저도 졸업앨범 정장입고 안찍었는데 집에 무슨 문제있냐는 소리도 들었어요 ㅎㅎㅎ
    그리고 프로포즈안받고 결혼했다 하니까 엄청 불쌍하게 보구요
    애기용품 소모품같은거 외엔 거진 다 주변에서 얻어다 쓴다 하고
    모모브랜드 유모차 모ㅁ브랜드 카시트 우주복 기타등등..
    이런거 모르면 넌 어쩜 그런것도 모르니 하고..
    돈없어서 저러는구나 또 불쌍하게 생각하구..
    어느정도의 선에서 벗어나도 좀 짜증나요

  • 5. 추억
    '11.10.12 11:46 AM (125.140.xxx.49)

    그래도 그게 다 추억이겠지요,,,

  • 6. ...
    '11.10.12 11:50 AM (203.218.xxx.37)

    어딜 가도 그래요. 미국가면 형광등 안쓰듯이 동네끼리 비슷한 거죠.
    대부분 본인만 다르고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남들은 몰라봐요.

  • 7. 의외로
    '11.10.12 11:51 AM (211.207.xxx.10)

    개성적인 결혼식 하려면 주위의 저항도 심하고
    생각할 것도 많아요.
    큰틀은 매뉴얼대로 따라가는게 편하니까 그렇게 하나봐요.

    이탈리아나 우리처럼 반도나라들은 '대세'에 민감하대요.
    업체끼고 행사하려면 업체쪽은 돈 처바르는 거 위주로 권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때 이게 대세다, 이게 그중 우월하다, 이런 정보를 흘리는 거죠, 우린 거기 약하고.
    개성있게 하려면 의외로 용기가 필요해요.

  • '11.10.12 11:56 AM (121.162.xxx.48)

    용기도 필요하고 센스도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한데 이게 어렵죠.
    돌잔치 대신 사진전 이라든지 파티같은 심플 우아한 결혼식이라든지 그런 사람들 참 부러운데
    새로운걸 만들어내는건 저는 제 능력 밖이라고 이미 인정해요.
    그래서 차선책으로 이건 필요없는 한때의 유행이다 싶으면 쳐내야 하는데 그 판단을 하는것도 쉬운건 아니네요.

  • 8. 깍뚜기
    '11.10.12 11:52 AM (163.239.xxx.221)

    업체들의 부추김에 소비가 학습된 거지요.
    그걸 진짜 본인들이 원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넷세상이 되면서 개인은 익명화되지만, 익명의 개인들끼리의 획일화는 더욱 심해지는 거 같아요.

    인터넷 잉여로서 눈팅해 온 결과
    웨프, 무슨 무슨 맘이니 하는 커뮤니티 사이트,
    발기자들이 올려대는 연예인 결혼식 사진 (+업체 홍보)
    소위 스타 블로거, 럭셔리 블로거들의 소비 물품 보고...
    이런 것이 원흉이지 싶어요. 물론 좋은 정보를 적절히 활용하는 분들이야 늘 있겠지만,
    부회뇌동하여 소비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전 졸업식에 안경끼고 남방입고 찍었는데요,
    사진사 아저씨가 화장도 안 했다고 뭐라고 하긴 하대요. 외모도 안 되면서 무슨 똥배짱이냐는 식;;;;ㅋ
    스튜디오 촬영은 안 했지만, 웨딩드레스는 정말 안 입고 싶었는데... 엄마한테 뒤지게 욕 듣고 결국 굴복
    한 게 가장 아쉽네요. 그냥 그 날 하루 부모님 잔치했다고 자위했어요 ㅜㅜ

    어느 분 말씀따나 표준? 대세?에 맞지 않는다고 옆에서 뭐라고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 '11.10.12 12:03 PM (121.162.xxx.48)

    ㅎㅎㅎ 저희 친척언니 중에 얼마전에 82에도 올라온 개념있는 기자인 언니가 있는데
    그 언니 결혼할때 하얀 한복 입고 결혼식 했었어요.
    어린 제 눈에도 좀 굉장히 파격적이었는데 친척들은 아직도 그 얘기 해요. 하얀 소복 같았다느니 아니 근데 왜 드레스를 안 입은거냐느니 종교적인 이유가 있냐느니;;;

    익명의 개인들끼리의 획일화! 딱 적절한 표현인거 같아요.

  • 9. 샛별
    '11.10.12 12:06 PM (114.30.xxx.112)

    제 주변에 결혼식이며, 돐이며...
    본인의 아이디어로 기발하고 특별하게 하신 분들이 계신데요.
    이 분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듣는 소리가

    참 유별나다. 입니다.

    특별한걸 원하는 사람들 조차도 막상 그걸 행하는 사람들을 고깝게 보는 경향들이 있어요.
    열등감인지, 아니면 순수한 거부감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 그러게요
    '11.10.12 12:18 PM (211.207.xxx.10)

    창의성이 별건가요 ?
    책 속이 아닌 실제 일상에서 요리조리
    써 먹을 수 있어야 창의성이지요.

  • 10. 제 결혼식때
    '11.10.12 12:21 PM (222.111.xxx.78)

    주례없이 했거든요.
    신랑이랑 둘이 ppt만들어서..

    (지인들에게 받은 축하 메시지를 편집해서요. 지인들이 디자인 계열이라
    재미있는 파일을 많이 만들어줬어요~)

    드레스도 안입고 그냥 드레시해보이는 원피스입고하구요.

    뒤에선 험담했는지 모르겠으나.. ㅎㅎ 제 앞에선 다들 좋았다고 하던데.
    결혼식..너무 형식적인것에 돈 나가는거 너무 많더라구요..

    웨딩촬영, 드레스, 한복...
    이런것만 빼도 거의 천만원은 절약되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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