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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후보가 한나라당 대변인 시절에 노무현 대통령의 봉하 사저 건축에 쏟아부은 표현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며 이런 생각들이 듭니다.
사실 나경원 후보의 저 발언들은 태반이 사실이 아닙니다. 당장 경호시설 부지매입비만 봐도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2억 6천만 원인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42억 8천만 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는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와 20여 배 정도 차이가 난다는 얘기보다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비용의 경호시설 부지매입비가 들었던 김영삼 대통령의 9억 5천만 원 보다도 4배 정도 많은 액수죠. 꼭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사저 문제가 아니더라도 역대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관련 자료만 대충 훑어 봤어도 결코 할 수 없는 발언들이었습니다.
더불어 2008년 1월 28일에 나온 “최소한의 도덕도 없는 대통령”이란 나경원 당시 대변인의 브리핑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당시는 이미 대통령 선거도 이명박 후보의 대승으로 마무리되었고 노무현 대통령은 퇴임을 코앞에 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꼭 나경원 후보만 그랬던 건 아니고 아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에서는 특별감사까지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시절입니다. ( 새정부 봉하마을 특감검토 - 한국경제 2008.02.03 ) 언론들의 융단폭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고요.
그렇기는 해도 나경원 후보와 한나라당의 대응은 참 유별나기는 정말 유별났습니다. 2007년 9월 9일자 대변인 발표야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조금이라도 유리할 목적이라고 쳐도 2008년 1월 28일의 논평과 2008년 2월 3일의 특별감사 검토 발표는 무슨 정치적 이득이 있다고 그런 건지…. 결국 4년도 안 되어서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올 일들인데….
그리고 당장 저 특별감사를 검토하고 있었다는 기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했던 전임자에 대한 특별감사 검토를 분명히 후임 대통령 당선자도 할 거라는 사실 입니다.
나경원 후보를 포함한 모든 정치인들에게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우린 분명히 4년 뒤에 자신의 모습을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모저모 따져보면 언행을 선택할 수는 없죠. 결국 상식에 맞고 진실에 가까운 언행을 하며 될 수 있으면 실수를 줄이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제발 말 좀 가려서 하라는 경구가 도덕적인 경구만이 아닌 겁니다. 정치인의 정치생명을 갉아먹는 독충인 셈인 걸요.
더불어 4년 전에 한나라당과 언론에 정신줄을 빼앗겼던 많은 시민들께도 4년 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들을 시작해 보기를 권합니다. 단순히 국개론이나 민중의 선택은 역사 속에서 언제나 옳았다는 식의 상투적 변명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죠. 여전히 똑같은 언론인과 정치인들로 둘러싸여 있는 상황이라면 말입니다.
병역문제 트리오라 불렸던 이명박, 정운찬, 안상수를 배출한 한나라당이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의 병역문제를 가지고 공격하는 걸 보며, 또한 당시에는 이들 병역문제 트리오에게 침묵하던 보수언론이 맹렬한 기세로 이 문제를 제기하는 걸 보면서… 더불어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모습을 보며… 많이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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