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까지 그냥 따 와서 죄송합니다...
위로겸 , 반성겸 제가 느꼈던 것을 말씀 드리려고 하다보니 제목을 그대로 썼네요.
저도 얼마전 비슷한 일로 무척 맘 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어른들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셔서 자식들이 돌봐 드려야만 했었어요.
자식 둘에 저희가 차남인데 형님은 그냥 데면데면 최소한의 도리만 하고
나중엔 잘 오지도 않았습니다. 저희는 주말마다 가며 치닥거리를 다 했죠.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저희가 주말에 안가면 다음주 두분이 식사 챙기기가 어려운 상황이셨기에..(편찮으셔서 거동이 불편
하셨죠.) 형님네는 한달이나 한달 반에 한번 정도 와서 식사만 하고 가더라구요(반찬은 들고옴)
거의 어머니 집안 살림엔 관심없고 얼굴만 비추고 간 셈이였죠.
그렇게 하기를 3년여가 되자, 몸이 힘든것도 힘든것이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지더라구요.
왜 형님네는 안 할까 , 우리가 안하면 두분 살림 할 사람 없는것 알텐데..
우리랑 번갈아만 와도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들텐데...
그러던 어느날 아버님이 형님과 저를 부르시더니 봉투를 하나씩 주시더라구요.
그동안 수고했다며 각 십만원씩 들어있는 봉투를 주셨습니다. 그 십만원에 부모님의 맘이
들어있는것 알고 있었지만 전 갑자기 화가 나더라구요.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 나만 죽어라고
하고 있는데, 형님이 안와서 짜증나고 미치겠는데 부모님은 "똑같이" 생각하신다느것...
형님이랑 나랑 똑같이 수고했다고 생각하신다는게 정말 화가나더라구요.
제 글을 읽고 그래 그럴수도 있다며 그때의 제 감정에 공감하는 분도 계실 것이고,
뭐 속 좁게 그런것 가지고 그러냐, 다 자기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지 댓가를 바라고 했던 거냐? 형님도
할수있는만큼 했을 거다. 아예 안 한것 아니지 않느냐?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시겠죠.
그 당시 전 참 힘들었습니다. 정말로 금액은 문제가 아니었어요. 백만원이든 오만원이든, 누가 더 부모님께 자식 노릇을
하든, 똑같이 생각하신다는게 힘들었습니다. 흥 이젠 나도 안한다. 하나 안하나 똑같은데 뭐하러 하냐? 란 생각도
들었었죠. ㅜㅜ
그렇게 자꾸 되뇌이며 저를 괴롭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내 자식들에게 어떻게 할까?
첫째가 잘하면 첫째만 사랑해주고, 둘째가 더 잘하면 둘째에게 더 관심을 줄까?
안그렇겠더라구요. 더 힘들어보이는 자식에게 더 사랑 줄것 같더라구요. 그러면 제 자식들도 엄마는 왜
차별해? 항상 똑같이 해줘야지!! 라며 항의할 수도 있겠죠. 항의를 하든 이해를 하든 제 자식은 다 제자식이며
사랑하는 맘이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시어른들도 그러셨을것 같아요. 잘하든 못하든 자식이니까, 자식들이 부모를 위해 노력하니까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그냥 고맙고 이쁘셨나봅니다.
그 이후 맘이 편해졌어요. 지금도 매주 갑니다만 예전만큼 맘이 괴롭지 않아요. 부모님이 힘드시니까 자식으로서
해드리는것이다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원 원글님께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 길어지네요.
전 자식들이 하는것이 다른데도 똑같이 대해주신 데 대해서 화가 났던 거고, 원 원글님은 자식은 똑같은데
차별을 했다 생각하셔거 배신감을 느끼셨던 거죠? 그게 그냥 부모님 맘은 그런거더라구요. 그게 세상 이치에 ,정의에
딱 맞지 않을수도 있어요. 저도 제 자식들을 대하면서 지금도, 앞으로도 항상 공평하게 할 자신은 없어요. 님도 그러실
거예요. 애들이 크면서 엄마는 왜 언니만 이거이거 해줘? 왜 동생만 많이 봐줘? 하고 항의할 일이 많을 거예요.
그러니 그냥 나이드신 부모님의 맘이다 생각하고 이해하시면 , 저처럼 맘의 평화를 가지실 수 있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