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반쪽이 음식점을 오픈했습니다.ㅠㅠ

meeya1999 조회수 : 3,876
작성일 : 2011-10-08 02:07:09

저는 30대 초반, 남편은 30대 중반입니다.

저희는 안암동 K대에서 CC로 만나서 오랜 열애 끝에 결혼을 했고, 저를 꼭 빼닮은 딸아이가 하나 있어요.

둘다 그냥저냥 대기업 근무를 하며, 부유하지는 않지만 모자름없이 알콩달콩 잘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남편은 직장생활이 참 힘들었나봐요.

저도 같은 직종에 종사해서, 얼마나 그 업무가 힘든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더욱 힘들었었나봐요.

 

예전부터 남편은 요리하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자신이 한 음식을 남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즐기곤 했어요.

그래서 항상 음식점을 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결국 남들이 모두 말리고 말리는데도, 음식점을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늦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하는 것보다, 일찍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전 말리지 않았어요.

혹시라도.. 만약에 혹시라도 실패를 하게되면, 다시 회사에 입사할 수도 있으니까요.

 

결국 올해 여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프랜차이즈 분식점을 알아보았어요.

일사천리로 많은것들이 결정이 되더군요.

모아놓은 돈에... 전세집을 줄여서.... 계약을 하고, 인테리어를 하고, 20대 젊은 청년들과 실습을 하러다니고...

저는 도와준게 하나도 없어요. 아이가 아직 너무 어리기도 했고, 지금 집에 다른 식구가 와 있어서

아무것도 도와줄수 없었답니다. 남편 혼자서 모든걸 알아서 했고, 그냥 믿고 맡겼어요.

오픈하는 날까지 한번도 가볼수 없었답니다.ㅠㅠ

 

시간은 흘러흘러 오픈날이 왔어요. 

남편은 오픈준비로 바빠서, 여동생부부와 함께 가 보았습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유니폼을 입고서 땀을 뻘뻘 흘리고 일하는 남편의 모습이 왤케 낯선지...

10년을 넘게 함께 지냈지만, 내가 알고 있던 남편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원하고 원하던 일을 하고있는 남편이 멋있기도 하지만, 참 마음이 먹먹해 왔습니다.

 

 

이젠 매일 매일 기다려지던, 주말의 달콤함도 없을 것이고.......

퇴근후, 지하철에서의 짧은 데이트도 없을 것이고........

시끌벅적하고, 즐거운 저녁식사도 없을 것 같아요......

 

당분간은 땀냄새 풀풀 풍기며, 늦은 저녁에 쓰러져 자는 남편 얼굴만 보겠네요.

 

 

코코는 소리를 들으니... 오늘도 참 고된 하루였나 봅니다. 

IP : 58.141.xxx.11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플럼스카페
    '11.10.8 2:18 AM (122.32.xxx.11)

    자영업하는 남편을 둔 아내들은 그런 심정 알아요...
    평범한 직장 생활하는 분들이 부럽기도 해요.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기타 연휴 등등...아이 키우며 조금 서운할 일도 많지만
    남편 자신이 바쁘게 살기에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새로 시작하신 일 잘 되시길 빕니다.^^

  • 2. meeya1999
    '11.10.8 2:27 AM (58.141.xxx.110)

    정말 아이키우며, 소소한 즐거움들을 같이 공유 못한다는 사실이 제일 아쉽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담담히 티 안내고, 그냥 맘속으로 지지를 해주려구요.
    감사합니다.

  • 3. 대박나세요..^^
    '11.10.8 7:18 AM (119.70.xxx.41)

    느낌에 꼭 성공 하실듯해요...

  • 4. 혹시
    '11.10.8 7:52 AM (218.155.xxx.22)

    프랜차이즈 떡볶이집 아닌가요 ?
    동네에 생겨서 가봤는데 분식이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4~5명이나 되는데
    장사 잘되고 손님 몰리는 시간은 자리도 없더라구요
    조금 매운 떡볶이와 튀김 오뎅을 먹어보니 손님이 몰리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그 프랜차이즈 떡볶이집의 시작이 안암동이라던데 ...

  • 5. 어딘지 살짝
    '11.10.8 10:01 AM (122.42.xxx.21)

    공개하시면 가까운동네면 한번쯤 들릴수 있지 않을까요?
    맛에 대한 평가도 하고 ㅎㅎ

  • 6. meeya1999
    '11.10.8 12:17 PM (211.246.xxx.251)

    혹시님....
    정말 자리 펴셔야 겠어요. 완전 깜놀...
    인천이구요, k떡볶이 프랜차이즈예요.
    안암쪽은 J브랜드인듯..

  • 7. 저 가고싶어요.
    '11.10.8 2:18 PM (220.86.xxx.34)

    저희부부 또래시네용.. ^^ 히히~~공개해주세요.. 인천이면 시댁쪽이네용.. 신랑이랑 데이트겸 해서 가고싶어요. ㅋㅋㅋ오픈하면 손님들 많이 가야좋잖아요.

  • 8. 후배님
    '11.10.8 3:22 PM (125.188.xxx.25)

    대박을 기원합니다. 그 말밖엔...고대 캠퍼스가 너무 그립네요.

  • 9. meeya1999
    '11.10.8 6:39 PM (58.141.xxx.140)

    위치는 인하대 후문(쪽문?)에 위치한 K떡볶이 집이예요.
    그 중 젤 아저씨가 저희 남편이라는...ㅠㅠ

    혹시 가보시고, 평가해주셔도 됩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912 약전원에 대해 잘 아시는분들 좀....알려주세요.....^^ 1 고 3 맘 2011/10/18 3,349
24911 카시트 덕 톡톡히 봤어요. 11 교통사고 2011/10/18 2,885
24910 김미화 - 용역 방패에 시퍼렇게 멍든 할머니의 손 7 참맛 2011/10/18 1,677
24909 맛있는 잡곡 어디에서 구입하세요?? 4 밥이달다.... 2011/10/18 1,654
24908 이번선거에서 궁금한거요... 1 궁금궁금 2011/10/18 1,058
24907 18년된 아파트 리모델링을 해야하나 고민이 되네요,, 2 사는동안 2011/10/18 2,770
24906 소니에릭슨 스마트폰 쓰시는 분 계세요? 4 궁금해요. 2011/10/18 1,229
24905 임신중인데 매실액기스가 너무 먹고싶어요 10 매실이 2011/10/18 6,236
24904 18년 기르던 개가 죽었어요.ㅠ ㅠ 14 좋은데로.... 2011/10/18 4,860
24903 화장실 2개, 욕조. 빌트인,베란다 확장 선호하시나요? 19 궁금 2011/10/18 3,669
24902 금붙이 말고 악세사리류 좋아 하시는분들도..있으시죠? 7 누런금싫어 2011/10/18 1,915
24901 ‘나경원과 MB 미니홈피는 쌍둥이?’…비판 여론 못 견디고 폐가.. 1 비슷해 2011/10/18 1,545
24900 바탕화면이 좌우로 검은여백이 있어요 컴퓨터 잘 .. 2011/10/18 2,163
24899 생리끝난지 몇일 안 됬는데 아래가 생리통처럼 아파요. 2 생리끝난지 .. 2011/10/18 2,295
24898 5살 아이 오메가 3 추천해주세요 4 오메가 쓰리.. 2011/10/18 1,684
24897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님 유고(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해요).. 5 ..... 2011/10/18 2,888
24896 요즘 고딩들 여자친구 있는 경우, 흔한가요? 2 고딩 2011/10/18 1,698
24895 자식 수가 부부금실을 말해주나요? 15 말종 2011/10/18 3,826
24894 방송 3사 박원순 40프로 나경원 38프로 3 교돌이맘 2011/10/18 1,318
24893 박원순 후보 캠프를 찾아간 어버이 연합회 12 밝은태양 2011/10/18 1,680
24892 '살림돋보기'에 올라온 글 중 하나 찾아요. 도와주세요. 2 어딨지? 2011/10/18 1,350
24891 어린이 신문 뭐가 좋을까요? 초등3학년 2011/10/18 884
24890 업무태만 담임선생님... 1 고민맘 2011/10/18 1,744
24889 판금 도색 부위가 아주 미세하게 티가 나요 ㅠㅠ 1 고민 2011/10/18 1,618
24888 나 미쳤나봐요 ㅠㅠ 치킨 튀김레시피 하나 알아가지고 7 별일이네요^.. 2011/10/18 2,694